BEYOND EMOTION 감정의 너머

이주영展 / LEEJOOYOUNG / 李珠榮 / painting   2016_0321 ▶ 2016_0328

이주영_Beyond Forest_캔버스에 유채_162.2×260.3cm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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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30pm

숙명여자대학교 박물관 청파갤러리 SOOKMYUNG WOMEN'S UNIVERSITY MUSEUM, CHEONGPA GALLERY 서울 용산구 청파로 47길 100 르네상스 플라자 B1 제1전시실 Tel. +82.2.710.9134 museum.sookmyung.ac.kr

완성하지 않은 숲. 이주영작가의 그림을 보면서 받은 첫 인상이다.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된다. 그저 흔한 풍경화 속에 인물을 등장시켰을 뿐이라는 관점은 관성에 젖어버린 생각의 게으름 탓일 테고 어설픈 붓자욱을 따라다니다 보면 지루함의 함정에 매몰되어 버린다. 이주영작가의 '숲'은 그림전체를 무념(無念)으로 보아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공기를 느끼게 되고 작가가 인도하는 그 곳을 인지하게 된다. ● 이주영작가의 그림에서 멋지고 세련된 표현은 화면에 없다. 없다기보다는 작가가 그런(테크니컬한?)표현자체를 거부하고 있고 글이나 말로 표현되지 않는 자기정서를 드러내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감하게 화면을 비워버리거나 종이를 오려붙인 듯한 공간을 거스르는 기법과 서양화의 기본골격인 공간(空間)을 드러내는 등 평면과 입체가 화면에 혼재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정적이나 내용면에서 아주 혼란스럽다. 그러한 공간속에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인물이 등장한다. 작가와의 대화에서 그 '인물(人物)'은 자기일 수도 또는 타인일 수도... 여성과 남성의 성(性) 구분이 없는 자라고 표현했다. 단지 한 인물의 '힘 빠진' 모습을 드러냈다고 말이다. '숲'이라 명명(命名)된 화면은 실재하는 '숲'이 아니다. 작가는 가상의 '숲' 공간에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켜 알 수 없는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보았을 만한 공간에 자기 자신을 대입해보거나 화면에 존재하는 인물과 대비시켜 마치 거울에 굴절되듯 자신의 형상을 투영해보면서 잃어버린 혹은 존재하지 않았던 내면의 자아를 어루만지는 경험을 하게 한다.

이주영_Forest #01_캔버스에 혼합재료_91×116.8cm_2013
이주영_Forest #04_캔버스에 혼합재료_130.3×162.2cm_2014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만 같은 화면 속의 인물은 무엇일까. 필자의 눈에는 '현대인의 벌거벗은 모습'으로 다가온다. 물론 '나'일지도 모른다. 나 또한 동시대 사람이기 때문이다. 급속도로 변해가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저마다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잃어가며 살고 있는가. '사람다움'을 잃어가는 차가운 시대를 따스한 시대로 전환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작가는 이미 경험했고 그것을 이미지로 말하고 있다. ● 이주영작가의 그림의 첫 느낌이었던 '완성하지 않은 숲'은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나만의 숲'으로 의미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감지한다. 우리 내면의 세계는 화려하거나 가식적이지 않으며 그저 솔직한 풍경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스치고 내가 조금 더 나를 향해서 진솔해짐을 깨닫는다. ● 젊다. 하지만 깊고 넓다. 청년작가에게 이런 종류의 깨어짐을 느낀다는 것은 분명 흔치 않은 일일 것이다. 나이를 떠나서 내면의 깊이와 존재의 이해의 폭이 남다른 작가임이 분명하다. 이번 개인전에서 이주영작가의 그림은 보는 이들 각자에게 자기만의 '공간(空間)'을 선물하고 있다. 누구나 자기의 공간(내면의 공간?)이 있으며 지치고 힘든 육신의 굴레를 벗어나 차라리 '외로움'조차도 느낄 수 없는 자기만의 공간으로의 여행을 제안한다. 이주영작가의 '숲'이 강하게 '나'를 부르는 것 같은 날들이다. ■ 유지환

이주영_Blue Scenery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2015
이주영_Brown Scenery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2015

나의 작업은 유년기때 겪었던 특정한 상황을 시각적 언어로 풀어가는 것에서 시작한다. 나에게 가장 소중하고 가까운 이의 부재를 겪으면서, 그때의 일로 인하여 타인에게 항상 버려질 것만 같은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 '나'라는 자아를 숨기고 타인에게 맞춰가는 나의 모습에서 내 안에 내가 존재하는가에 대한 수많은 질문을 하게 되고, 더 나아 가 자아상실로 인한 '고독'과 결국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 같은 '공허함'과 '불안'을 느끼게 되었다. ● 이러한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방식은 작업이 되었으며, 그 형(形)이 자연 안에서 정글과 숲의 풍경으로 나타나게 된다. 생성과 소멸이 반복되는 두 자연의 형태는 소멸의 과 정을 통해 영원한 존재는 없으며 다시 생성함에 있어 절대적 고독은 없다는 점을 보이며 나의 부재상황에 대한 위로를 주었다. 근원적인 원시의 형태인 정글에서 나는 생성 에 대한 생명의 에너지를 보았으며, 인위성을 띄는 숲을 통해 나의 마음의 정리를 보았다. ● 결국 두 자연 모습을 통해 치유되는 나의 모습에서 '불안'이라는 감정이 결국은 그것을 치유했을 때의 안도감으로 나를 살아가게 하는 에너지가 됨을 보았다. 그들은 나에게 치유의 존재이며 곧 나를 투영하여 자아를 비추어봄으로써 현재 삶에서의 정서적 평안을 누릴 수 있게 해준다. ■ 이주영

이주영_Beyond Emotion_캔버스에 유채_91×233.6cm_2016

My work opens its chapter by visually unraveling specific events from my childhood. Experiencing the loss of the person I held most dear, the absence has left me insecure and installed fear of isolation. This fear had led me to hide my true personality, inwhich I found myself adjusting to other people. Endlessly looking back on myself and asking about my true ego, the loss of identity has led me to find myself in solitude, and eventually feeling emptiness and anxiety. ● The method of expressing these feelings became the foundation of my works and is expressed in jungles and forests. The nature's endless cycle of life and death in these pieces show that nothing lasts forever and as it continues to give new life, the endless cycle refutes the idea of absolute solitude which gave me consolation. I have seen the energy of life through the concept of "creation"depicted in the jungle; having the most primitive projection of nature. Also, through artificiality shown in the forests, I was able to see my mind arranged and sorted out. ● In the end, through these two different parts of nature, I have realized that the sense of relief gained through overcoming insecurity became the core engine of my life; providing energy for me to carry on. They are the cure, as it enabled me to reflect myself, and through the reflection it allowed me to enjoy emotional peace in my current life. ■

Vol.20160321f | 이주영展 / LEEJOOYOUNG / 李珠榮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