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인 Check in

2016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 777레지던스 기획展   2016_0310 ▶ 2016_0403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6_0310_목요일_04:00pm

참여작가 강상빈_강호성_나광호_박병일_신정희 안진국_이세준_이시내_이주형 이호영_장고운_조문희_조은주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 777레지던스 777 RESIDENCE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03-1 3층 Tel. +82.31.8082.4246,9 changucchin.yangju.go.kr

『체크인 Check in』展은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 777레지던스의 입주작가 13인이 참여하는 드로잉 전시입니다. 이번 전시에서 강상빈, 강호성, 나광호, 박병일, 신정희, 안진국, 이세준, 이시내, 이주형, 이호영, 장고운 조문희, 조은주는 올해 각자의 스튜디오에서 진행하고 개별 활동을 통해 선보일 작업에 대한 개요와 같은 드로잉 작품을 각자만의 자유분방한 형식으로 제시합니다. 작업을 진행하는 작가에게 이 전시는 새로운 작업의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한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전시를 보는 관객에게 이 전시는 777레지던스의 입주작가들이 한 해 동안 창작하고 보여줄 새로운 작업에 대한 밑그림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 '체크인'이라는 전시의 제목은 알다시피 숙박업소에 묵기 위해 프론트 데스크에서 신원과 투숙 기간 등을 밝히고 기록하는 행위를 일컫는 말입니다. 777레지던스의 건물은 레지던스로 사용되기 이전에 모텔이었습니다. 따라서 여행객이나 사랑을 나눌 공간이 필요한 연인들을 위한 체크인이 매일 같이 이곳에 있었을 것입니다. 체크인은 숙박을 위한 간단한 행정적 절차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지만, 때때로 이것이 하나의 공간에 들어가기 위한 어떤 의식과 같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연인의 손을 잡고 모텔에 들어갈 때를 생각해봅시다. 이 때 데스크 직원의 눈을 도무지 쳐다보기 어려운 것은 어쩌면 제사상의 조상님 영정을 마주바라보기 어려운 것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러므로 이 제목을 777레지던스의 입주작가들이 레지던스에서의 한 해 작업을 준비하기 위한 의례나 절차를 가리키는 말로 이해해도 좋습니다. 여행객의 잠과 연인의 사랑 그리고 예술인의 창작 행위 사이에는 모종의 공통점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 김시습

이세준_「아무런 교훈이 없는 이야기」를 위한 까마귀 도장_고무판_각 3~4cm, 가변설치_2016

이세준은 패러독스로 가득한 현실세계에 대한 유비로서 자신의 회화와 그것의 설치를 제시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금까지의 관심을 이어나가는 가운데 하나의 새로운 형식 실험을 보여준다. 그는 얼마 전의 제주도 여행 중에 보았던 까마귀 떼를 전시장에 재현한다. 이세준의 낯선 경험은 그의 손을 거친 다음 전시장이라는 새로운 맥락 위에서 또 다른 낯선 경험으로 전환되어 나타난다.

강호성_피노키오 신드롬_비단에 채색_120×75cm_2015

강호성은 기존의 작업에서 동양화의 재료를 가지고 동화의 일면을 재현해왔다. 이번에는 '증후군(신드롬, syndrome)'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기존의 관심을 변주한다. 증후군의 이름에 '피터팬 증후군', '신데렐라 증후군' 등 동화의 명칭이 붙는 것은 동화가 현실세계 인간의 보편적 심리를 상당부분 반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이전 작업이 동화를 차용하여 세계의 낙관적이고 환상적인 면을 그림 속에 담으려 했다면, 이제부터 시작하는 새로운 작업은 그 이면의 부정적인 면을 담는다. 그리하여 그의 그림은 치유의 기능을 상실한 오늘날의 사회를 은유한다.

장고운_타임 랩스 Time Lapse_영상

2014년 이래로 장고운은 창 틈 사이로 새어나와 방 안으로 드리운 빛과 그림자를 그린 회화 작품을 선보여 왔다. 우연이 만들어낸 사소하면서도 매혹적인 풍경이 사진을 거친 다음 다시 그녀의 손을 통해 그림으로 옮겨진다. 장고운의 올해 화두는 이러한 회화적 관심을 이어나가는 한편으로 그것을 확장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 첫 번째 시도로서 그녀는 영상 드로잉을 선택했다. 이번 전시에는 나중에 회화 작품으로 옮겨질 영상이 전시장의 한 구석을 채운다.

안진국_The Apple Bag,The Pear Bag_종이에 색연필_29.7×21cm×2_2012 안진국_A Coffin 1,2,3_종이에 색연필_21×39cm×3_2012 안진국_바지를 위한 심폐소생술_박스형 선풍기, 반바지_가변설치_2016

안진국은 '죽은 것들이여 부활하라'라는 제목 하에 일상적인 사물을 낯설게 바라보는 몇 점의 드로잉과 설치를 제시한다. 그는 스팸이나 핸드백, 반바지 등과 같은 오늘날 대중문화의 상품이 과거에는 생명을 가졌던 어떤 대상의 시체라는 상상을 한다. 가령 반바지의 재질을 이루는 아크릴 섬유는 석유 원료로 만들어졌으므로 고생대 어떤 생물이 죽고 부서져 응축된 결과물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유머러스하면서도 현실 세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이러한 상상을 바탕으로, 전시는 사물의 부활을 기념하는 혹은 소망하는 일종의 사이비 제의와 같은 것이 된다.

조은주_색의 연상 호텔 그레이 시리즈 1_장지에 채색_24×35cm_2015

조은주는 호텔 로비를 그린 소규모 작품 몇 점을 선보인다. 이는 올해 활동을 통해 보여줄 작품 세계에 대한 예고편과 같은 것으로, 주로 카페 풍경을 화재로 삼아 그렸던 지금까지의 작품 활동과 맥이 닿아있다. 기존 작품이 동양화 재료를 활용하여 카페의 풍경을 어딘가 공허한 모습으로 묘사해왔다면, 이번에는 호텔 로비로 시선을 옮긴다.

이주형_그림자를 먹는 것_캔버스에 유채_38×45cm_2015

이주형은 올해 '살균'이라는 단어를 키워드로 삼은 연작 회화를 구상 중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 구상 단계의 작업으로 햇빛과 연관된 풍경을 그린 소규모의 드로잉 작품을 글과 함께 전시한다.

박병일_Landscape_종이에 수묵_18.5×77.5cm_2015

박병일은 동양화 재료를 활용하여 도시의 풍경을 그려왔다. 기존의 작업이 전면에 도시를 담았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도시 속에 끼어있는 자연에 초점을 맞춘다. 전시되는 드로잉은 작가가 평소에 도시를 산책하면서 꾸준히 그려온 것으로 발표된 적은 없었던 것이다. 그의 작품 궤적을 좇는 관객과 작가 자신에게 이번 전시는 일종의 번외편과 같이 실험적인 시도가 될 것이다. 아니 어쩌면 앞으로 진행될 그의 작품 궤도를 바꿔놓을지도 모른다.

신정희_플레이하우스_C 프린트_147×183cm_2016

신정희와 이시내는 공통된 경험으로부터 출발하여 서로 다른 각자의 작품을 산출한다. 두 작가는 양주의 어떤 폐교를 함께 방문하여, 사진으로 공간을 기록하고 거기에 방치된 물건들을 수집했다. 두 작가에 의해 탐사된 폐교는 각 작가가 평소 작업에 활용하는 프로토콜을 거쳐 각기 다른 방식으로 공간 내에 구성된다. 신정희의 「밝고 폐쇄적인」은 폐교 내의 낡은 문을 촬영한 사진을 작가의 스튜디오에서 다시 가공하여 제작한 작품이다. 그녀는 자신의 기존 작품에서와 같이 촬영된 사진 위에 사물을 올려놓고 재촬영하여 버려진 사물에 새로운 맥락을 부여한다.

이시내_어느 건물_C 프린트_24.5×40cm_2016

이시내의 「어느 건물」은 그녀가 방문한 하나의 동일한 폐교를 촬영한 사진 여러 장을 포토샵으로 겹쳐지도록 편집하여 인화한 사진 작품이다. 그녀는 대 여섯 번 정도에 걸쳐 임의적인 시간에 폐교를 방문했으며, 방문할 때마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장소를 촬영했다. 나무와 함께 부유하는 듯 보이는 건물 이미지는 과거에 번영하다 지금은 쇠락한 그 공간의 슬픈 역사를 암시하는 것만 같다.

이호영_또 다른 너의 존재 시리즈 29_메탈 C 프린트_50×240cm_2009

이호영은 「또 다른 너의 존재」라는 사진 작품 한 점을 전시한다. 그의 이 기묘한 사진은 존재, 타자, 생성과 소멸 등 그가 지속적으로 묻고 있는 동양철학의 논제와 맞닿아 있다.

강상빈_Untiled Study_종이에 아크릴채색, 의자_가변설치_2016

강상빈은 수집한 여러 종류의 오브제들을 종이에 그린 드로잉과 뒤섞어서 일종의 설치 드로잉을 제시한다. 이는 강상빈의 자유로운 연상에서부터 시작한 것이다. 애착을 가지는 개인적인 사물에서부터 출발해서 그것이 상기시키는 역사적 이슈를 나열하고 또 그와 관련된 사물을 가져다 놓거나 드로잉을 그려 진열하는 식으로 말이다. 전시장에 나열된 드로잉과 오브제는 강상빈의 개인사와 역사가 겹쳐지는 여러 국면들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나광호_Woman in a Grey Sweater_종이에 수채_21×30cm_2015

나광호는 자신이 지금껏 천착해온 작업 방식을 고수하여 새로 그린 드로잉 몇 점을 공개한다. 어린이 미술 교육 프로그램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아이들로 하여금 루시안 프로이트와 앤드류 와이어의 작품을 따라 그리게 한 다음 트레이싱지를 대고 다시 그것을 복제하여 본인의 작품을 제작한다. 그의 작품은 재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에서 비롯한 것으로 원본과 모방, 예술과 놀이 사이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질문하게 한다.

조문희_다크 이미지_흑백 프린트된 종이 936장_가변설치_2016

조문희는 자신의 기존 작업과 다소 엇나가는 실험으로서 일종의 개념미술이라 부를만한 작품을 전시한다. 「다크 이미지 dark image」는 전지 크기의 종이 936장이 쌓여있는 설치작품이다.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 나오는 38초의 엔딩 시퀀스를 초당 24 프레임 단위로 나누어 한 면에 하나씩 인쇄한 것인데, 종이가 쌓여 있으므로 들춰보지 않는 이상 실제로 볼 수 있는 이미지는 맨 윗면의 흐릿한 이미지 뿐이다. '다크 이미지'라는 제목에서처럼 이는 우리가 보는 것 이면에 언제나 볼 수 없는 것이 존재하는 상황을 우화적으로 드러낸다. ■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 777레지던스

Vol.20160310h | 체크인 Check in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