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으로 물든 풍경

류채민展 / RYUCHAEMIN / 柳采旻 / painting   2016_0310 ▶ 2016_0330 / 월요일 휴관

류채민_또 다른 풍경-휴식_캔버스에 유채_89.4×130.3cm_2016

초대일시 / 2016_0310_목요일_04: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아트팩토리 서울 ART FACTORY Seoul 서울 종로구 효자로7길 5(통의동 7-13번지) Tel. +82.2.736.1054 www.artfactory4u.com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을 구축해내는 중심 축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바로 예술가의 자아와 인성이 작품세계의 중심을 이루는 것이다. 이렇듯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누구나 공감할만한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을 그려내는 류채민의 회화는 그의 일상을 바탕으로 하여 절제된 풍경과 심리적 전경을 결합시킨 독특한 화풍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내면을 파고드는 듯한 깊은 성찰의 영향이 크다. 정적인 삶을 사는 그였지만 단지 시각적 효과가 주가 아닌 내면의 성찰에서 이뤄진 깊이 있는 그림을 그린 작가라는 것을 작품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류채민_또 다른 풍경-아기천사_캔버스에 유채_80.3×116.8cm_2016
류채민_또 다른 풍경-보석함_캔버스에 유채_53×72.7cm_2016
류채민_또 다른 풍경-새 디퓨져_캔버스에 유채_53×80.3cm_2016

류채민 작품의 중심에는 '창'이라는 매개체가 존재한다. 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들은 작가가 홀로 사색에 잠겼을 때 응시하게 되는 모습들이다. 그가 담은 서정적 분위기는 여러 오브제와 풍경에서 발견 할 수 있는데, 창을 사이에 둔 자연풍경과 커피 잔, 책과 같은 작은 소품들은 차분한 일상을 포용하는 듯한 오브제들이다. 이들로 하여금 그림 속 공간은 고요한 사색의 정감을 전해주고 있다. 또한 파스텔 톤의 향기 좋은 꽃과 어우러진 하늘빛 풍경에서는 그 향기를 밝은 하늘에 함께 품어서 그림 밖으로 뿜어질 것 같은 생명력 있는 기운이다. 또 다른 작품을 보면, 테이블에 홀로 놓인 새 조각이 응시하는 저 편의 다른 시공간을 상상력 있게 풀어내었다. 정적이 웃도는 가운데 남겨진 유리병 속 편지와 시리도록 푸른 바다, 저물어 가는 붉은 노을은 적적한 분위기를 한 층 더 고조시킨다. 사물의 고독한 자취와 초현실적인 상황의 결합은 시적인 연상 작용을 일으키며 내밀한 회화의 플롯으로 시선을 이끈다.

류채민_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_캔버스에 유채_72×116cm_2009
류채민_또 다른 풍경-장미볼_캔버스에 유채_53×72.2cm_2015
류채민_하늘이 아름다운 어느날에..._캔버스에 유채_60.6×91cm_2013

이처럼 그의 심상적 풍경은 서로에게 경계를 열어 합치되는 어떤 경지를 열어 놓는다고나 할까. 류채민은 일상적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리면서도 단순히 일상을 묘사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심리적인 요소들을 섬세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잔잔한 붓질로 대상세계를 녹여내고 시적 상상력으로 보는 이의 상상을 북돋아 주는 류채민의 회화는 일상적 풍경과 자연의 전경을 결합시켜 인간의 소외와 고독, 그리고 이를 초월하는 미지의 세계를 바라본다. 이번 전시된 작품들로 바쁘고 긴장되는 현대인의 하루 속에 조심스레 스며들어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었으면 한다. ■ 문예슬

류채민_부치지 못한 편지-제주바다.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14
류채민_또 다른 풍경-히아신스(석양)_캔버스에 유채_45.5×65cm_2015

그의 눈은 창밖을 바라보지만 화면에 담는 것은 마음의 움직임을 실어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뿌연 날씨도, 아스라이 멀어지는 석양도, 그윽한 커피의 향기도 모두 소중하다. 이런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애정은 작가의 섬세한 감각에서 비롯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이 말이 맞다면 그의 작품은 서정의 기조 위에 직조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의 회화에는 과장된 제스추어도 과도한 주장도 찾아볼 수 없다. 단지 평화스런 풍경이 잔잔하게 펼쳐져 있을 뿐이다. 우리의 복잡한 생각들과 쫓기는 하루, 긴장된 일상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류채민이 그림을 통해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있는 자연의 품에 자신을 맡겨보라는 표시가 아닐까. 분주한 하루를 뒤로 하고 잠시 고요한 사색에 잠겨봄직하다. (안동대 미술학과 교수 평론 중 발췌) ■ 서성록

Vol.20160310e | 류채민展 / RYUCHAEMIN / 柳采旻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