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서 춤을 추다

양동희展 / YANGDONGHEE / 粱東姬 / drawing   2016_0310 ▶ 2016_0316

양동희_광목에 먹_88×40c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무등갤러리 MOODEUNG GALLERY 광주광역시 궁동 51-25번지 Tel. +82.62.236.2520

고독의 시간으로 머문 순간의 기록 €● 예술가의 작업에는 모름지기 작가 내면으로부터 품어져 나오는 소소한 개인감정의 흔적들로 기록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감상자의 입장에서는 별스럽지 않게 여기거나 소홀이 지나칠 수 있는 부분에서조차 작가는 깊은 고독의 시간을 감내해내기도 한다.€ €€● 나는 양동희 작가의 크로키 현장을 지켜본 적이 있다.€ € 한 편 공간에서 모델을 향한 사생(寫生)의 현장은 사뭇 전의마저 감돌았다. 그러나 그 전의란 일상 공간에서 벌어지는 현실의 속성과는 달리, 내게는 오히려 그로부터 벗어나려는 한 발화점처럼 비춰졌지만 말이다.€ €€● 순간을 포착해 화폭에 담는 작업으로서의 크로키란 실은 모순의 순간이기도 하다.€ €€● 왜냐하면 크로키란 가장 다이내믹하면서 생동적일 수 있는 한 표현양식이라 믿지만, 실은 그것이 그림으로 완성된 순간, 이미 순간은 순간으로 고착돼 물질화되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작가 앞에 펼쳐진 작업의 감정이란 결코 단순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짐작이 간다.€

양동희_광목에 먹_88×40cm
양동희_광목에 먹_85×70cm
양동희_네크지종이에 먹_55×40cm
양동희_네크지종이에 먹_40×55cm
양동희_네크지종이에 먹_55×40cm
양동희_네크지종이에 먹_55×40cm
양동희_네크지종이에 먹_55×40cm
양동희_한지에 아크릴채색, 먹_135×70cm
양동희_화선지에 먹_46×35cm

€작가 양동희가 크로키의 순간에 몰입하는 데는 그만의 이유가 있다고 본다.€ €€● 그림으로 물질화 된 순간은 결국 시간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말한다. 이는 인생의 후반을 거니는 작가 역시 잠시 머물다 갈 이 세상에 대한 원초적 감정에 충실하고자 한 작가 내면의 표상과도 합치된다. 그만큼 양동희 작가의 크로키에는 자신의 삶과 사색의 여정들이 고스란히 응고된 채로 나타나 있다고 볼 수 있다. €€● 작품에서 나타난 장지나 혹은 광목 위에 먹이나 물감을 이용한 붓질의 궤적은 작가가 걸어온 길에 대한 흔적으로 읽어도 좋을 듯하다. 생의 어느 때인가 느꼈을 상념들과 감정들이 어느 순간에 응축되고, 그것들은 마치 생의 한 순간에 화석이 되어 우리 앞에 얼굴을 내민 듯 보인다. 더러는 황망한 대지 위를 야생마가 휘젓고 지나간 흔적으로 보이는가 하면, 처음으로 붓질을 배운 어린아이 같은 천진한 제스처도 보인다. 무심으로 그은 듯 보이는 붓 자국과 심지어 튕겨져 나온 화면 안의 얼룩들까지.€ €€● 어쩌면 이 모두는 작가의 현존을 또 다른 방식으로 우리에게 알리고자 하는 소박하면서도 절박하고, 시니컬하게 보이면서도 진심 가득한 작가의 목소리는 아닐까? ■ 서현호

Vol.20160310d | 양동희展 / YANGDONGHEE / 粱東姬 / draw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