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6_0304_금요일_06:00pm
주최 / 대구광역시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대구예술발전소 DAEGU ART FACTORY 대구시 중구 달성로22길 31-12 (수창동 58-2번지) 제2전시실 Tel. +82.53.803.6251~7 www.daeguartfactory.kr
곽아름의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를 마주하며 여러 가지 감정이 교체한다. 그녀의 학창시절 가녀린 목소리와 몸짓으로 무언가를 절실히 갈구하며 노력하던 모습이 잔상처럼 남아있다. 2010년 제작한 「 knock knock knock」은 그녀의 첫 영상작업이었다. 혼자인 시간이 많았던 그녀의 어린 시절 외로움을 위로해준 곰 인형이 자신이 되어 다른 이들을 위로해준다는 이야기다. 너무나도 진솔하며 단순한 이야기임에도 보는 이로 하여금 행복한 미소를 머금게 하였다.
그때부터인가 그녀의 작업엔 진정성이 베어 나오기 시작했다. 2013년 「PaPa」를 시작으로 그녀는 어린 시절 희미한 기억들을 들추며 그를 찾기 시작했다. 그녀의 기억 속에 있던 그와 지금 마주하고 있는 그의 사이를 오가며 대화하려 한다. 영상이란 매체를 통해 각인된 이미지를 재현하려는 노력과 모호한 기억을 들추며 그에게 질문을 던진다. 어색한 대화지만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그들의 이야기의 시작인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와 딸, 자식과 아버지'란 명재를 만들어 가기 시작한다.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을 바탕으로 시작된 작업이다. 어찌 보면 너무나도 사적인 이야기들을 털어 놓는 듯한데, 영상매체와 설치를 통해 다양한 시점으로 그의 과거를 더듬고 있는 듯하다. 무엇을 찾고 있는 것인지, 무엇을 이해하기 위해서인지, 그가 누구인지 관객의 입장에서 궁금증을 유발하게 한다. 2015년 「환상통」이란 퍼포먼스에서 아버지의 실체를 선보인다. 머리를 자른다는 행위를 통해 그녀는 성장된 자아를 찾고자 하며, 아버지는 그러한 자식의 성장을 도와주며 응원한다. 성장한 그녀는 그의 과거로의 여행을 떠난다. ● 「아버지의 시」를 통해 그의 청년시절 감수성과 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아버지의 글을 읽는 것은 누구에게나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그 시대의 청년들의 삶속의 고뇌와 지금 그들의 자식들이 느끼는 인생의 무게감에는 확연히 어떤 차이가 생겨나 있을 것이다. 「아버지의 시」는 그녀가 자식으로서 아버지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 아닌가 싶다. 비슷한 나이 때의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공감하거나 그 차이를 느끼는 것이 그 노력의 시작이다.
「나의'그'는 누구나의'그'」를 통해 제3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누구나 아버지의 과거의 사진앨범에서 찾을 수 있을 법한 사진들을 나열해 보여 주며, 관객들 개개인의 아버지들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나의 아버지가 아닌 이 시대의 아버지들의 과거의 모습인 것이다. ● 「1963-1990;'그'가 그곳에 있었다.」는 1인칭 작가적 시점에서 자신을 보여주는 퍼포먼스영상이다. 작가로서 풀리지 않는 생각을 한코한코 엮어가는 뜨개질을 하며 사색하고 있다. 그 사색의 장소는 그녀가 태어나기 전에 그가 머물렀던 그녀가 알 수 없었던 공간과 시간이다. 그 공간에서 그는 성장했고 그 시간들이 엮이고 엮여 그녀와의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을까? 이 작업을 통해 길고긴 그를 이해하기 위한 여정과 동시에 자신을 찾기 위한 과정임을 보게 된다. 시간과 공간을 이동하며 스스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하여 그리고 현재 작가로서의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한 노력으로도 보인다. ● 마직막 공간에서 만나게 되는 「관찰」은 다시 오늘 현재로 돌아와 딸의 시선으로 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본다. 항상 마주하던 그의 얼굴이 몸짓이 낯설기도 하고 새롭게도 보이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의 시선에는 연민과 사랑이 담겨있으며 그냥 그렇게 바라보는 것이 아닌 것 같다.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매우 개인사적인 이야기로 시작되어 펼쳐진 작업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울림을 가진 작업들이다. 또한 이 작업을 통해 그녀가 던진 질문들에 명확한 답을 찾기 보다는 그 보다 더 소중한 무엇인가를 얻었음이 짐작된다. ● 지금 까지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의 작업의 내용적인 면면을 살펴보았다. 물론 작업이 내용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 방식이나 형식도 적절히 잘 표현되어야 한다. 그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적절한 매체의 선택도 되어야한다. 「아버지의 시」는 설치적인 방식에 있어 조금 과하게 형식적인 표현이 되었다. 항상 작가로서 빠지는 딜레마이다. 시각적인 유혹인 것이다. 27세의 젊은 나이로 매우 성숙된 사고를 지니고 있는 곽아름 작가가 이제 그러한 유혹들을 극복하고 더욱 깊이 있는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 나가리라 기대해 본다. ■ 김희선
Vol.20160308h | 곽아름展 / KWAGAREUM / 郭아름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