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6_0302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요일_12:00pm~05:00pm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안국동 7-1번지) Tel. +82.2.738.2745 www.gallerydam.com cafe.daum.net/gallerydam
갤러리 담에서는 최윤미의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이라는 전시를 기획하였다. 작가는 종이 위에 작은 원을 쉼없이 채워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먹의 농묵과 장지와의 만남, 때로는 여러 번의 겹이 쌓이면서 생기는 검은 늪의 모습으로도 보인다. 작업은 끝없는 수행과도 같은데 특정 이미지를 그리고자 하지는 않는다. 그날의 호흡, 그날의 창가로 들어오는 빛의 양에 따라서 작업은 할 뿐이다. 작가는 생명, 인간, 자연에 대한 본인의 관심과 애정, 사물에 대한 존경심 등을 수도자의 묵언 수행과도 같은 방법으로 담백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작가가 선보이는 작업은 자명한 평면의 형식을 기저로 한다. 그러나 그 평면의 공간에는 정지되지 않은 공기의 흐름과 입체적 부피감이 존재한다. 스케치나 에스키스 없는 바탕 위에 번식해가듯 이어져나가는 작은 동그라미 단위들은 개체별로 고유한 시간성을 지니며, 이 시간의 알갱이들은 매 순간의 공기와 습도, 그리고 작가의 내적 에너지를 품어 담는다. 따라서 평면은 서로 다른 시간성과 고유성을 지닌 입자들로 채워지면서 연속된 기억을 형성하게 되고, 하나의 독립된 평면은 한 편의 독자적 기억과 시간을 담는 기록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관람자들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불규칙한 농담과 동감을 통해 이를 체험하게 된다. 이것이 작가가 작품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명에 대한 작가의 섬세한 배려는 색채의 사용에서도 엿볼 수 있다. 차가운 색과 따뜻한 색의 평화로운 조화를 통해 작가는 무엇보다 색채와 색채 사이에 에너지의 조형적 균형을 형성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음과 양의 이상적 결합과 조화를 지향하는 동양적 사고를 바탕으로 작가는 물질과 물질, 인간과 물질의 이상적 관계와 공존을 시각화 하고 있으며, 이는 존재와 공존의 근원적인 진리에 대해 사유하게 한다. 이번 전시에는 신작 18여 점이 선보인다. ■ 갤러리 담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 ● 조용한 새벽, 공기가 차갑다. 일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모두가 잠든 시간, 조용한 정적만 남은 새벽이 좋다. 작업을 하다 보면 시간의 리듬은 새벽을 향한다. ● 가끔은 늦은 저녁에 하루를 시작 할 때가 있다. 작업에 집중하다 보면, 공기의 변화에 의해 시간을 감지하기도 한다. 새벽 5시, 작업에 더욱더 몰입하는 시간이다. ● '숨', '호흡', '숨결'의 미세한 변화에 집중한다. 마음의 내밀한 움직임이 포착된다. 빈 여백에 '원○'을 반복적으로 그려 넣는다. '원○'의 표정이 변한다. 어떤 형상을 재현하려 애쓰지 않고, 그저 무의식의 나의 '숨', '호흡', '숨결'에 몸을 맡긴다. 호흡이 차분해지면 명상하듯 천천히 '원○'을 그리기도 하고, 호흡이 급해지면 '원○'을 그리는 속도가 빨라지기도 하고, 집중하지 못하고 그리다 쉬기를 반복 할 때도 있다. '호흡' 속, 자연스럽게 작품 안에서 숨쉬는 필선(筆線)과 농담(濃淡)의 미묘한 변화에 움직임들이 생기고, 그 움직임을 따라 형상 또는 이미지가 서서히 눈앞에 나타나게 된다.
농묵(濃墨)의 먹으로 '원○'을 반복적으로 그리는 것은 동양의 회화 즉 시서화(詩書畵)의 가장 기본이 되는 점을 찍는 것과 선을 그리는 필법(筆法)과 묵법(墨法)과 관계가 있다. 필법(筆法)의 강약에 의해 선의 두께가 달라지고, 농묵(濃墨)으로 그린 그림에서는 농담(濃淡)이 나타나게 된다. 단순히 '원○'을 반복적으로 그린 것처럼 보이지만 작은 변화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선의 강약, 태세(太細), 비수(肥瘦), 농담(濃淡), 완급(緩急)의 변화 등이 그림에 리듬감을 만들고 움직임을 만들어 추상적인 형상을 만들어 낸다. ● 조용한 새벽 '숨', '호흡', '숨결'의 미세한 변화와 마음의 내밀한 움직임이 그려낸 '원○'은 자기성찰적이며 자기수행적 행위이기도 하다. 불교에 '자리이타(自利利他)', 즉 자신을 수행하여 스스로 이롭게 하여 그 공덕으로 남을 이롭게 한다는 의미와 같이, '원○'을 반복적으로 그리는 것은 개인의 번뇌와 욕심, 욕망으로부터 마음을 깨끗이 하고, 바른 삶에 대한 의지 등이 내포되어 있다. ■ 최윤미
Vol.20160302g | 최윤미展 / CHOIYOONMI / 崔允美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