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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6_0224_수요일_05:00pm
후원 / 서울시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0:30am~06:30pm
세움 아트스페이스 SEUM ART SPACE 서울 종로구 삼청로 48(소격동 73번지) Tel. +82.2.733.1943 www.seumartspace.com
기적을 번역하다. ● "나는 보이지 않는 존재들의 힘을 표현 한다"라고 말한 임승균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의 존재와 인식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과연 그가 말하는 '비가시적인 힘'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그 무명의 힘의 존재들은 어떻게 우리에게 체험의 방식으로 관계 맺기를 하는 것인가? ● 작가의 작품은 여기 그리고 지금, 인식과 존재의 사유의 중심에 있다. 즉 우리 눈앞에 놓인 작품으로 인해 우리가 인식 하고 있는 존재는 작가의 의견에 따르면 사실 이미 존재했던 것이다. 작가는 마치 우리에게 인식할 수 없는 것을 존재하게 만드는 기적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그 어떤 것을 작품이라는 형태로 우리 눈앞에 가져다 놓아준다. 물론 작가가 각각의 작품 안에서 말하고 있는 변형을 통한 새로운 시각적 이미지의 탄생을 그 오브제가 가지고 있는 잠재적 에너지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와 동시에 관람객이 작품을 마주할 때 느끼는 작품과 관객과의 상호적 관계 에너지 역시 보이지 않는 힘으로 존재한다. ● 작가가 말하는 '비가시적인 힘'을 관람객이 그것을 보았을 때 증폭되는 관계의 에너지라는 측면에 좀 더 주목해 보자면 우리는 그의 작품을 만나면서 작가가 제시한 1차적인 대상인 '보이지 않는 것들의 존재'를 2차적인 대상인 '작품'을 통해 인식한다. 그리고 동시에 이 작품은 우리로 하여금 머릿속에서 언어와 개념 그리고 인식하는 대상에 대한 '번역'의 과정을 거치게 한다. 이렇게 우리는 또다시 각자가 서로 다른 새로운 허구적 존재를 생산해 낸다. 임승균 작가의 작품에서 말하는 '힘'이란 결국 우리가 스스로 보이지 않는 존재들을 생산해내는 끊임없는 원동력이다. ● 그렇다면 이러한 '번역의 행위'에 있어 작품은 어떤 존재인가? 작가만이 알고 있는 미지의 힘을 가진 존재가 우리 머릿속 개념으로 형상화 된 결과물일까? 혹은 그 번역 행위를 하게 만드는 매개체일까? 아니면 그 어떤 것과 관련이 있는 환유일까? 또는 유사한 특성을 가진 사물로 표현한 은유일까?
인식과 존재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영화 『인터스텔라』의 예를 들어 보았을 때, 지구 시간 개념을 축으로 세상을 보았던 지구인의 생각은 그것으로 인해 파생한 인식 구조와 존재의 문제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에서 초반부에 나오는 외계인 또는 미래인간으로 상징되는, 밝혀지지 않은 존재인 '그들'은 아직 설명될 수 없는, 하지만 존재하는 그 어떤 것이었다. 결국 '그들'의 존재가 미래의 '우리'였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충격은 모든 인과관계의 파괴 뿐 만이 아니라 우리의 인식 구조를 모두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통해 현재 속에 존재하는 미래라는 시간은 선/후, 초월/경험, 현존/부재의 대립이거나 반대이지 않는 서로에게 항상 서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순차적으로 발생한다고 믿어왔던 과거-현재-미래의 순서가 깨지고 미래가 현재 속에서 보여지는 경험은 마치 임승균 작가가 말하는 '보이지 않는 것의 힘'을 보여주는 그의 작품과 만나는 행위와 닮아있다. ● 여기에서 임승균 작가의 작품을 두고 존재와 인식에 대한 문제를 제기 하는 이유는 우리가 어떠한 것을 '발견'하거나 또는 '경험'하게 될 때 우리가 그것을 해석하려는 입장에서 과연 그것을 '받아들인다'라는 개념이 얼마나 온전하지 못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 반문하기 위해서이다. 과거-현재-미래가 우리가 인식하고 있던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해석하기 위해 새로운 어떠한 부족함을 메우는 장치 즉, 그것을 해결해 줄만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바로 여기서 우리가 만들어낸 또는 만들게 될 이 '무엇'은 바로 작품이다. 작품을 통해 우리는 이미 있었지만 없었던 것처럼 존재했던 그 무엇을 작품을 통해 그리고 작품이 되어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다르게 사유한다면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와 베르나르 스티글레르(Bernard Stiegler)가 그들의 저서 『에코그라피(Echographies de la television)』에서 "'기술'이란 인식 가능할 수 있는 존재를 만들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었다"라고 말한 것처럼 작품이란 기술과 같이 어떤 존재를 만들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즉 데리다와 스티글레르가 기술을 잉여(excess)라고 한 해석처럼 보이지 않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임승균 작가의 작품은 그 자체로서 그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잉여이다. 하지만 그 작품으로 인해 그 존재가 완성된다는 의미에서 어쩌면 이 잉여는 이미 그 존재 속에 포함되어 그것의 존재를 꽉 채운 일부분이었던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작가가 발견했다고 본 작품이라는 잉여는 이 보이지 않는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또 다른 존재가 될 수 있게 이미 그 안에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 잉여는 『인터스텔라』에서 나오는 '그들'처럼 우리 또는 작품과 분리할 수 있는 것 또는 제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우리가 아직 인식할 수 없었던 것이었고, 잉여를 발견하게 해주는 것은 '작품'이 그 존재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게 만드는 다시 말해 작품은 이미 그 안에 있었던, 인식 가능할 수 있는 존재를 만들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었다. 또한 이것은 결국 잉여가 결핍을 드러내는 순간을 체험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체험은 보이지 않는 존재의 힘이자 관람객에게 존재를 설명해 주는 방식이다. ■ 김주옥
Translate a Miracle ● As I look at the works of artist Seungkyun Lim, who once said, "I express the power of the invisiblebeings",I think about the problem of existence and there cognition of the link between the visible and the invisible.What is the"invisiblepower" that he is talking about? How do the senameless beings of power relate with us in an experiential way? ● The artist's works are here, and now they are at the center of the reasons for recognition and existence. Thus, a being we begin to recognize due to the artworks in front of our eyes has, in fact, already existed before we even recognize it in the artist's creation. The artist brings something invisible before our eyes in the form of an artwork, as if he is presenting a miracle that makes something we cannot recognize at first exist of course, the birth of a new visual image by a modification that the artist is emphasizing in each of his artworks can be considered potential energy, which the objet holds, but at the same time, the energy from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artworks and the viewers that the viewers feel right away when they face the artworks also exists as an invisible force. ● As we focus more on the energy that intensifies even more as the viewers see what the artist calls the "invisible power", we perceive an"invisible being", which the artist suggests as the primary object appearing through the secondary object, the"artwork". And simultaneously, this artwork has us go through the process of "translation"of a language, concept, and object that we perceive in our mind. Again, we produce new fictional beings, but each of them is different in this way. The "power" that artist Seungkyun Lim is presenting in his works is, in other words, an endless motivation to drive us to create invisible beings by ourselves. ● If so, what does an artwork mean in terms of such an"act of translating"? Is it a result of imagery, made of concepts about beings with unknown power that is known only to the artist in our mind? Or is it a vehicle to make people achieve the act of translating? If not, is it metonymy related to another thing, or metaphor expressed using an object with similar characteristics? ● Have a look at an example, the movie 『Interstellar』, to talk about the question of recognition and existence. We learn that the earthlings' perception of the world based on earth time affects the question of existence and perceptional structure derived from that very thought. The unknown beings, "they", symbolized as aliens or future humans at the beginning of the movie, are something that can not be explained, but they certainly exist. Finally, when people understand that "they" are "us"in the future, the shock collapses not only every cause-and-effect relationship, but also all of our perceptional structures. And from this experience, we can feel that the future that exists in the present is not a confrontation or opposition between before/after, transcendence/experience, existence/absence, but something that is mutually affecting the other. The experience of disrupting the chronological order of past-present-future that we have believed for a long time, and looking at the future in the present time, resembles the act of facing the artworks of artist Seungkyun Lim, which show the"power of invisible things" that the artist is presenting. ● The reason for suggesting the question of existence and recognition in the artworks by Seungkyun Lim is to cross-question how imperfect the concept of "accepting" the translation of what we "discover" or "experience"can be. When we discover that the past-present-future is not how we have perceived it, we need a new tool to replace its insufficiency to interpret it, namely "something"that could solve the problem. That "something"that we create or will create right here is an artwork. We face that "something", which has existed as though it has never existed, through an artwork and through being an artwork. ● To think in a different way, as Jacques Derrida and Bernard Stiegler wrote, "Technology is a necessary and sufficient condition to make something recognizable" in the book Echo graphiesd elatelevision, an artwork is an ecessary and sufficientcondition to create some kind of being. Thus, just like Derrida and Stiegler'sinterpretation of technology, which they callan "excess",the artworks created by SeungkyunLim to express invisiblethings are an excess of those invisiblethings by themselves. However,this excesscouldbe something that has been inside the beings, filling up the beings in the sense of completing the beings through the artworks.The excess called artworks, which the artist discovered,has been inside the beings,waiting to become another being to recognize the invisible beings. ● The excess is not something you can separate or remove from us or the artworks, like the"them"from 『Interstellar』. It is simply unrecognizable, and what makes you discover the excess is an "artwork" that makes you perceives the being in a new way. In other words, an artwork that has been inside the being, which is a necessary and sufficient condition to produce something recognizable. Also, it is possible for an excess to experience the moment when it reveals its insufficiency. This experience is the power of the invisible being and the way to explain the being to viewers. ■ KimJoook
Vol.20160224f | 임승균展 / LIMSEUNGKYUN / 任承均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