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51130b | 김범중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자하미술관 ZAHA MUSEUM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5가길 46 (부암동 362-21번지) Tel. +82.(0)2.395.3222 www.zahamuseum.org
자하미술관에서는 2016 새해를 맞아 작가 김범중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한지와 연필이라는 최소한의 재료로 펼쳐진 파장의 세계를 그린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가는 작품의 재료를 극도로 제한시키고 선긋기라는 하나의 방식을 통해 생겨난 여러 관념의 모습들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두꺼운 장지에 날카롭고 정교한 필체로 긋는 선들로 인해 일어나는 한지 특유의 질감 변화와 단색조의 화면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보다 촉각적인 시선을 갖게 한다. ■ 자하미술관
작가는 시공간의 한 토막에 무한한 주름을 접어 넣는다. 이렇게 확대된 시공간은 충만과 연속의 효과를 준다. 김범중의 모노크롬 드로잉은 시간의 흐름을 지각하게 해준다. 예술에서의 시간은 소외된 노동에서와 같은 단조로운 선율과 달리, 불연속의 지점이 산재하는 작가의 시간은 다성적(polyponic)이다. 문자와 달리 조형언어는 단선적 진행이 아니라, 시간적 복수성을 표현할 수 있다. 현대의 음악도 정신분열증을 연상시킬 만큼 그 연결망이 복잡하다. 현대문학도 의식의 흐름의 수법을 통해서 단선성을 극복하려 한다. 그러나 즉각적인 소비를 원하는 대중문화 영역은 단선성이 지배한다. A.A 멘딜로우는 [시간과 소설]에서 현대 작가를 인용한다. '그녀는 현 순간을 가두어 두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붙잡아 두고 싶었다. 그것이 이해에 의해 완전하고 밝고 깊게 빛날 때까지, 과거와 현재와 미래로 그것을 완전히 채워놓고 싶었다' 이러한 소설은 계속적인 현재로 제시된다. ● [시간과 소설]은 '시간의 홈(time-coulisses)'(토마스 만)이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더블린의 하루가 [오딧세이]에서의 긴 세월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하루 동안의 생활에 해당되는 것은 마찬가지로, '시간의 홈'은 한 가족의 생활 속에 전 인류사를 나타낸다. 그래서 프루스트의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은 사람들을 '눈으로는 공간적 형태로 보고, 마음으로는 시간적 형성물로' 본다. 사랑하는 사람 또한 그렇다. '게르망트 공작부인이란 이름은 내게 있어서 하나의 집단적 이름이었다....그녀는 항상 다른 아르베르티느로서 내 앞에 나타났던 것이다...내 입술을 그녀의 뺨까지 가져가는 이 짧은 시간에 나는 열사람의 아르베르티느를 보았다' 김범중의 작품은 눈앞에 떠 있는 달에 대한 지각부터 '당신에 대한 기억'에 이르기 까지, 추상적 화면이라는 현재적 시제를 취하는 내적 독백이나 의식의 흐름과 닿아있다. 그의 작품에서 겉으로 보이는 엄밀함은 그러한 자유로움을 위한 장치가 아닐까.
김범중에게 자유로움은 소리의 특징인 유동성으로 나타난다. [시간과 소설]에 의하면, 이때 '과거는 현재 위에서 솟아오르는 것처럼 생각'(버지니아 울프)되며, '지난날의 현재들을 과거로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현존으로 받아들이는 순간'(미드)이다. 김범중의 작품은 입자들이 매순간 다른 힘에 반응하듯이, 그렇게 끊임없이 유동하고 있다. 소리에 대한 비유 또한 그러한 유동성과 관련된다. 자크 데리다는 [글쓰기와 차이]에서, '시선은 그 자체로는 타자를 존중하지 않는다'(레비나스)고 본다. 데리다에 의하면 레비나스는 소리를 빛 위에 위치시킨다. 생각은 '빛과 유사한 것이 아니라 소리와 유사한 요소 속에서'(레비나스) 이루어진다. 소리의 조형적인 물질화를 행하는 색깔이나 형태 보다는, 소리와 신체적인 것의 진동과 관계되는 청각은 우리로 하여금 신체의 내적 진동을 지각하게 하고, 현재와 비연속적인 관계에 있는 어떤 기억을 활성화한다. ■ 이선영
Vol.20160127g | 김범중展 / KIMBEOMJOONG / 金凡中 / 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