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KCDF갤러리 Korea Craft & Design Foundation 서울 종로구 인사동11길 8 제3전시장 Tel. +82.2.732.9382 www.kcdf.kr
새싹부터 돋아나 열매를 맺기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하는 잎은 아름다운 곡선을 가지며 규칙성을 띈 매우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큰줄기에서 출발해 작은 줄기로 나뉘어지고 그 끝에 잎이 생겨나고 덩굴과 가시가 붙어 있기도 한다. 우리의 식물은 대개 소박하여 언뜻 보기에 볼품 없는 모양새를 가지고 있지만 자세히 관찰하고 또 관찰해보면 흥미로운 질서가 있고 멋진 율동이 있다. 본 작업에 표현된것은 자연에 대한 꾸준한 관찰에서 비롯되었다. 상감으로 줄기, 덩굴 등 거침없는 선을 표현하고 박지로는 간결한 잎의 면적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안료, 유약, 잘 만들어진 형태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다.
공예는 재료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하며 장기간에 걸친 기술의 숙련도가 밑받침되어야 함을 늘 숙지하며 작업한다. 물레성형으로 접시를 잘 만들어내는 것은 높은 실패율을 감수해야 하는 까다로운 작업이 되는데, 그럼에도 큰 접시에 가장 매력을 느끼는 건 입체와 평면이 공존할 수 있는 양면성 때문이다. 언제나 그렇듯 접시의 지름을 늘려가며 고군분투중인데, 2.5kg에서 4.5kg까지 흙을 물레위에 올리고 중심을 잡고 기벽을 만들어 이 무게로 몇센티의 지름이 될까 집착하며 젖혀서 자로 재고 최대한 젖혀서 또 잰다.
누군가 보면 미련하다 하겠다. 사람들은 두루두루 쓸 크기를 선호하는데 적은양의 소지로 1센티라도 더 크게 만들어보겠다고 애를 쓴다. 물론 더 큰 덩어리를 올려 어마어마하게 큰 크기에 도전할수도 있겠지만 플레이트와이어가 버티는 선에서 실용성을 확보할 수 있는 크기가 되어야 한다. 그런 데다가 몇날몇일을 일부러 천천히 건조시켜 최소한의 무게를 갖기 위해 곧게 뻗은 선과 적당한 두께를 찾아가며 불필요한 흙을 깍아내고 또 깍아낸다. 최종적으로 완성된 이 접시는 일상속에서 벽면에 걸려있다가 필요할때 꺼내 실용적으로 사용되는 오브제가 된다. ■ 한수우
Vol.20160113d | 한수우展 / HANSOOWOO / 韓樹雨 / ceram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