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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요일_12:00pm~05:00pm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안국동 7-1번지) Tel. +82.2.738.2745 www.gallerydam.com cafe.daum.net/gallerydam
2015년을 마무리하면서 영국작가 존 포일의 풍경전시를 기획하였다. 존 포일 작가는 자연광에서의 작업을 선호하고 있다. 빛이 적당한 날이면 늘 밖으로 나아가서 작업을 하는 것이 작가의 일과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는 서울에 거주하면서 작업한 사대문 안 밖의 풍경들과, 때로는 강원도 철원 지역 등을 방문해 작업한 드로잉과 유화 작품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존 포일(1960~)은 2004년 한국에 온 이후 서울의 풍광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의 풍광들도 흑연과 목탄으로 드로잉작업을 하거나 또는 오일페인팅 작업을 하고 있다. 작가는 드로잉작업은 작가의 정신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만큼 중요성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으며 색은 오감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페인팅은 정신을 이어주는 교량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존 포일의 한국에서의 다섯 번째 개인전이다.
평론가 이인범의 말을 빌어 존 포일의 작업에 대해서 들어보면; "새로운 정주처에서 그가 보여 주는 관심의 초점은 '한국 그리기'에 맞춰져 있다. 출품작들은 처음 거처로 삼았던 서울 삼청동 인근의 인왕산, 경복궁, 북한산, 양수리 같은 곳에서부터 애써 멀리 찾아 나섰던 전라남도 목포, 강원도 철암 등지의 풍경 드로잉들이다. 얼핏 보기에 이들은 우리가 흔히 접해 온 풍경화들과 다를 게 없다. ● 그런데 이 드로잉들은 한 장의 그림이기에 앞서 새로운 공간 안에 작가가 자신의 몸을 조응시키고 새로운 세계를 깨달아가는 과정이다.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작업을 통해서 비로소 나는 한국을 깨닫기 시작했다. 내가 작업을 멈출 수 없는 것은 그 때문이다." 자연 환경만이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역사적 배경이 런던과는 크게 다른 이곳을 대상으로 한 그의 '한국 그리기'가 우선 일련의 풍경화들과 차별성을 지니는 것은 이 지점이다. 단지 자신에게 비쳐진 풍경이 아니라 자신을 성찰로 이끄는 열정이 일어나는 장소가 그의 드로잉인 셈인데 그래서 도처에 한국 사랑만큼이나 방법적인 고민이 녹아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 수직으로 상승하는 고딕 성당들과 그 대신에 완만한 곡선의 형태로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는 경복궁의 고 건축물들, 평원으로 이루어진 런던 벌판에 익숙한 눈으로 그와는 다른 질량으로 다가오는 인왕산이나 북한산을 그리는 일들은 기존의 자연 인식과 새로 마주한 세계 사이에 일어나는 숱한 갈등, 딜레마, 어긋남 들과의 투쟁의 연속에 다름 아니다. 그 드로잉들 앞에서 우리가 영국의 풍광들로 각인된 그의 기억과 새롭게 펼쳐지는 이곳 풍경 사이에서 감수성이 예민한 한 작가로서 얼마나 극심하게 흔들리고 있는 그를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된다. 근대기에 항구도시, 탄광도시로 융성했었건만 오늘날 앙상한 삶의 상흔들을 노출시키고 있는 전라남도 목포나 강원도 철암 등을 그리며 그는 근대화 과정의 아픈 역사적 기억에까지 다가가고 있다. 드로잉이 이 땅에 대한 단순한 시각적 표상이기를 넘어 대지에서 펼쳐지는 인간들 상호간의 영향 작용에 대한 경의이자 만남과 조응인 셈이다. 그렇듯이 그의 '한국 그리기'는 단순한 관상적 차원의 풍경화나 재현 저 너머의 삶의 세계를 향해 있다."
"그렇다고 그에게 의문이 가시는 것은 아니다. 도대체 왜 숱한 당대적인 숱한 뉴미디어 형식이나 컬러 페인팅들이 아니라 하필 흑백 드로잉인가? 그리고 이토록 현란한 이미지들이 난무하는 이 세상에서 왜 그토록 고집스럽게 거친 자연이나 삶의 풍경 앞에 온 몸으로 마주하고자 하는가? 아방가르디즘이 모더니즘 미술에 전통으로 이미 깊숙이 자리 잡았으며, 포스트모더니즘 담론이 만연한 이 시대에, 일견 존 포일의 태도는 시대착오적으로 보일 수도 있으니 이런 의문이 드는 것을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다. 게다가 경박하기 짝이 없을 정도로 서구 미술계의 유행에 민감한 한국 미술계에서 그의 드로잉이 갖는 의미는 더더욱 시대착오적으로 보여 질지도 모른다. ● 우리는 다만 그가 한때 사진 이미지를 이용한 작업이나 오일페인팅에 깊이 몰입했었던 경력의 소유자라는 사실, 드로잉에 대한 남다른 그의 몰입이나 열정이 프랑스 화가 세잔느, 영국 화가 데이비드 봄버그로부터 받은 깊은 감화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고백하는 작가의 말에서 어느 정도 이러한 의구심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 무엇보다도 눈의 감각 즉 시각만이 아니라 그 시각을 압도하는 손의 촉각을 요청하고, 더 나아가 온 몸을 억세게 머슴같이 부리고 신체를 동반하며 전개시키는 존 포일의 드로잉은, 그것이 작가가 새로운 정주처인 한국의 자연이나 역사적 풍광을 대상으로 한 것이든 아니든 미지의 세계를 향해 무한히 열려진 새로운 미학적 실천 가능성을 열어 보여 주는 일임에는 분명하다. ● 그러니 그의 흑백 드로잉은 그 어떠한 진보적 전망보다도 더 철저하게 진보적이다. 작가가 원하든 그렇지 않든, 존 포일의 이들 '한국 그리기'에서 이 땅에서 펼쳐져 온 장구한 역사의 수묵화 전통과 존 포일의 눈과 손에 흐르고 있는 서구의 감각이나 풍경화를 가로지르는 비교 예술학적인 비젼, 그리고 지난 몇 세기 동안 미술의 역사가 증명하듯이 드로잉이라는 장르의 또 다른 가능성을 기대하는 것을 그 누가 필자의 과욕이라고 탓할 수 있겠는가?" (이인범) ■ 갤러리 담
나는 30년 전에 런던에서 회화를 공부했다. 그리고 우리의 선생님들은 회화는 평생토록 배우는 거라고 말했었다. 지난 11년 동안 나의 배움은 한국에서 계속 되었다. 이번 전시는 페인팅과 드로잉들이다. 거기에는 선이 있고, 색이 있다. 선은 정신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지금은 과거의 대가들처럼 드로잉을 할 수 있는 이가 없다. 이는 자연으로부터 우리가 처한 위기의 소외감을 가리킨다. 색은 오감 나타내는 것이다. 밖의 세상을 바라볼 때, 우리는 의식의 어디서나 그 바라 본 세상을 느낀다. 그러므로 페인팅은 순수하게 시각의 예술이 아니다. 페인팅은 정신과 오감 사이의 다리(bridge)인 것이다. 한국 역사 미술은 이 문제를 다른 방법으로 접근한다. 그러나 그 전망과 목적의 순수는 같은 것이다. 나는 동양 미술의 영향을 흡수하는 것이 내게는 불가능하다고 믿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분명히 더 이상 아니다. ● 'Absorbent ground(흡수 면)'란 오일페인팅(유화)을 하기 위한 표면을 칭하는 전문용어이다. 원칙적으로 표면은 비 흡수적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표면은 물감의 막으로부터 오일을 흡수하여 페인트를 둔탁하게 하거나 부서지기 쉽게 만든다. 한편, 어떤 오일 색들은 다른 색들보다 오일을 더 많이 흡수한다. 그러므로 화가는 색들을 덧칠하는 순서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페인팅을 한다는 것은 늘 어렵기 때문에 재료들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요구된다. 나는 스스로가 absorbent ground이다. 다만, 다른 의미의 용어로 사용한다. 페인팅을 하는 행위로 나는 자연을 흡수하고, 자연은 나를 흡수하게 한다. 바로 이것이 내가 페인팅을 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 존 포일
I studied painting in London thirty years ago. Our teachers explained that learning to paint would take a lifetime. For eleven years I have continued my learning in Korea. This is an exhibition of paintings and drawings. There is line, and there is colour. Line is the representation of the spirit. But nobody now can draw like the great artists of the past. This indicates our critical alienation from nature. Colour is the representation of the senses. In looking at the outer world, we sense it in every part of our consciousness. So painting is not a purely visual art. It is a bridge between the spirit and the senses. Korean historical art approaches this problem in a different way. But the vision, and the purity of purpose, is the same. I used to believe it was impossible for me to absorb the influence of Oriental art. But now I am no longer sure. ● 'Absorbent ground' is a technical term which refers to the surface on which an oil painting is made. Ideally, the surface should be non-absorbent. Otherwise, it will absorb oil from the paint film, leaving the paint dull and brittle. At the same time, some oil colours absorb more oil than others. So the painter must also consider the order in which colours are overlaid. Constructing a painting is always difficult and requires a thorough understanding of materials. But I myself am an absorbent ground, to use the term in a different sense. The act of painting allows me to absorb nature, and nature to absorb me. That is why I have to do it. ■ John Foyle
Vol.20151222f | 존 포일展 / John Foyle / painting.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