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5_1218_금요일_01:00pm
후원 / 서울시_서울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01:00pm~09:00pm / 월,일요일 휴관
대안공간 별꼴 서울 성북구 오패산로4길 56 1층 Tel. +82.2.6013.4155
주문인지 노래인지 알 수 없는 소리가 교차되어 땅을 흔든다. 미스터리한 도안들이 끊임없이 이어져 멸망을 향한 리듬을 만들면 그 곁을 사뿐사뿐하게 맴도는 창착의 비트가 무대를 넓힌다. 내일 지구가 멸망 할지라도 한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다부진 오지랖들이 자라나 숲을 이루니 내가 할 일도 남에게 미루는 여유마저 만개한다. 어느덧 멸망은 둥그렇게 화장을 하고 돌림노래를 부르며 아이가 자라고 나도 자라는 봉봉한 미래를 맞이한다.
이렇게 기술이 발전하고 먹거리, 놀 거리, 입을 거리가 많은 시대에 멸망이라니. 하지만 이런 풍요로움 가운데 사람의 마음이 죽고 사람도 죽어 가는데 서로에게 관심을 가질 여유도 태도도 없다면, 이 세계는 이미 멸망에 접어든 것이 아닐까. 다른 생각과 사건들이 둥글고 둥글게 어울리길 바라는 세계 안에서, 죽어가는 우리의 마음을 끌어안고 모두의 무사한 오늘을 바래본다. 겨우 나는, 함께 살자고 말하지만 그건 사실 당신도 스스로를 무사히 지켜내고 있는지 안부를 묻는 것이다. 심지어 전시공간에서는 놀이를 하며 그 안부를 묻는다. 제비뽑기를 하고 주사위를 던지고 돌림판을 돌리고 나무 조각을 맞추며. '우리는 무사히 살 수 있을까.' 내 어린 아들의 삶에까지 이어질 어떤 미래를 상상하며 내가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한다. 주변의 사람들이 끼니를 거르지 않고 따뜻한 자리에 몸을 기댈 수 있기를 바라며 좀 더 적극적으로 안부를 물어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그러다 나와 누군가를 위해 실을 엮어 방석을 만들기 시작한다.
방석 짜기 좋은 사회 //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일이 아니어도 / 엉켜버린 시간은 풀리지 않는다. // 까먹은 생활 사이로 / 안부가 궁금한 사람들이 떠오르면 // 미워진 하루하루를 잊으려고 / 고운 색을 엮어 / 무사하길 바라는 사람에게 / 불쑥 들이 민다. // 엉덩이 시리면 안 좋아요. / 밥도 잘 먹고 다니고요. ■ 최선영
Vol.20151218f | 최선영展 / CHOISUNYOUNG / 崔瑄玲 / installation.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