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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1124_화요일_04:00pm
관람시간 / 10:00am~08:00pm
부산시립미술관 BUSAN MUSEUM OF ART 부산시 해운대구 APEC로 58 Tel. +82.51.744.2602
배변의 기술 : 발칙한 퍼포먼스 Pissing Contest : Impertinent Performance ● 빅 매치(Big Match) 부산시립미술관은 그 동안 소장품으로 선보여 온 『로비전』을, 2015년 11월 『앤디워홀 라이브 (Andy Warhol Live)』전 개막을 계기로 『빅매치』전으로 전환하였다. ● '빅 매치(Big Match)'라 함은 사전적 의미로 '큰 경기'라는 뜻이다. 다분히 선동적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빅매치'전이란 이름에는, 젊은 부산미술의 새로운 도전장(挑戰場)을 조성하여 젊은 작가 활동을 프로모션하겠다는 미술관의 적극적 기획의지가 담보되어 있다. 특히 이번 앤디 워홀 전시를 비롯한 미술관 본관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브랜드의 전시에 대하여, 젊은 부산미술가를 타이틀 매치시키는 장(場)으로 선택한 것은 실질적이면서도 상징적 의미가 중첩되어 있다.
'로비공간'이란 건물 현관에 위치하여 사람이 첫 번째 접하게 되는 만큼 이 로비공간에서 받게 되는 성격과 이미지는 그 건물과 장소에 대한 대표이미지로 기억되게 한다. 또한 현관에 연결되어 외부와 내부, 하나의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소통하고 연결되는 전이공간이다. 그리고 출입, 통로, 개시, 휴식, 담화, 홍보, 정보전달 등 수행기능의 경계가 개방된 복합적인 기능공간이다. 말하자면 모든 미술관 이용자의 구심점이 되는 곳이다. 이는 한반도 해양문화의 로비에 해당하는 부산의 장소적 상징성과도 만나는 것으로, 이 로비에 '빅매치전'을 위치시켰다는 것이야 말로 부산시립미술관이 미래의 부산미술 육성에 거는 기대와 실천 의지를 표상하는 것이다. ● 게다가 오늘의 미술문화는 오리지널리티를 중시하며, 개인적인 미적 취미나 교양차원에 머물러 있지 않다. 글로벌자본주의와 하이테크 정보화 기술의 심화는 미술로 하여금 첨단문화정보와 기술지식이 어우러진 복합문화로, 글로벌한 지적 자본으로 변환시켜왔다. 이러한 미술문화의 행보는 바로 우리 부산미술이 글로벌호환성을 지닌 가치로 변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 위에서 미술관은 글로벌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는 당대의 대표적 거장이나 미술사조의 전시를 개최할 때, 단순한 해외미술이나 작가의 일방적인 소개가 아니라, 부산의 젊은 작가들이 글로벌 미술사조나 작품세계에 대한 도전자로서의 치열한 체험을 통해 글로벌아티스트로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프로모션은 일회성 전시지원이 아니라, 작가역량에 대한 평가여부에 따라 추가적인 지원프로그램으로 젊은 작가의 성장에 동반하며 부산시립미술관의 역량을 강화해가고자 한다. ● 층고 8m 이상의 높이와 미술관의 야외공간까지 시야를 열어놓고 있는 광활한 로비공간에서의 전시경험은 닫혀진 육면체의 화이트 큐브(White cube)에서 억압받았던 표현의 한계를 무한히 개방하여 로비공간의 빅매치전에 걸맞는 창조적 상상과 표현의 역량을 무한히 펼쳐 보일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발칙한 퍼포먼스 Impertinent Performance ● 제1회 '빅매치' 전은 『앤디 워홀 라이브전』에 대한 도전작가로 손현욱을 선정하였다. 손현욱은 그 동안 '배변의 기술'이라는 테마의 입체 설치 작업을 발표해왔다. 전시명은 손현욱 작가의 작품 제목을 차용하여『배변의 기술-발칙한 퍼포먼스』로 정했다. 모든 미술사조가 전 사조의 반항으로 생겼듯이 손현욱은 팝아트의 형식적인 면을 오마주(Hommage) 하되 이번 전시의 내적 의미는 거장을 향한 '반항'과 '발칙함'을 품고 있다. 그것이 다윗과 골리앗의 대적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손현욱의 작품세계는 동물의 형상을 통해 모든 생명체의 가장 기본적인 순환작용인 배설에 대한 이야기를 희화적으로 표현하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이 전달하는 형상과 의미가 다소 원초적이며 터부시되는 내용들임에도 거부감 없이 접근 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채택한 방법에 있을 것이다. 그는 물성과 형상의 단순함, 극도로 제한된 색의 특성을 지닌 팝아트의 즉물적 명료함을 시각언어로 차용함으로써 관객과의 이해 거리를 좁힌다. 그러나 그의 작품의 층위를 분석해보면 인간이 가진 욕구를 동물의 우의적 변용을 통해 동시대 사회의 억제된 욕망을 담아내고 있다.
1층 로비에 전시된 대형 개의 형상은 시각언어를 즉각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오줌을 배설하고 있는 거대한 개의 형상에서 관객은 규범화된 원칙을 깬 원초적인 행위에 부정적 감정 보다는 희화 된 행위라는 표상을 마주하게 된다. 배설은 인간 행위 중 생태계가 부여한 가장 자연스러우며 유전적으로 프로그램화된 욕망이다. 그렇다면 이 작품에서 작가에게 욕망이란 무엇일까? 앤디워홀의 대표작 중 하나인 'Brillo'박스, 작가는 이를 패러디한 'Briilo'박스 위에 오줌을 뉘는 거대한 개를 올려두었다. 팝아트는 전 사조인 추상표현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발생된 것으로 앤디워홀은 가장 대중적인 오브제를 예술에 입혀 문화적 위계질서의 존엄성을 전복시켰다. 현대미술에서 이러한 앤디워홀의 반동이 다시 부각됨으로써 위계질서의 우위를 차지하며 지배집단의 가치체계로 확립되었고, 결국 대중은 그가 전복시킨 '존엄성'의 자리에 등극시켰다. 작가는 앤디워홀의 'Brillo' 박스를 팝아트의 대명사로 명명하며 발칙하게도 팝아트의 형식적 기술을 입고 그 존엄성에 배설 함으로써 또 한번 사조의 전복을 꾀하는 것이다.
이 전시에서 「배변의 기술」이 전복(顚覆)의 욕망이라면 「배변의기술-Connection」 시리즈는 관계와 소통에 대한 욕망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여전히 단조로운 형상을 취하고 있으나 전작과 달리 입체적 구체성을 가지고 있다. 손현욱 작품의 주체적 형상인 동물의 형상과 은유화된 오브제 장치는 관객의 사유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단순 명료함을 벗어나 조금 더 진보된 형상과 확장된 의미로 관객과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배설의 이미지는 일반적 형상에서 물러났으며 소통의 의미는 음성 전달의 매체인 확성기(파이프) 혹은 전구와 같은 오브제로 병치되었다. 이렇듯 손현욱이 추구하는 내적 시각언어인 '욕망'과 '소통'은 현재 부산시립미술관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상통한다. 새로운 담론을 이끌어내고, 관객 스스로 소통의 주체가 되어 적극적인 화자로서의 체험을 제공하고자하는 미술관의 의지를 '발칙한 퍼포먼스'를 통해 시험하고자 했다. ■ 박효원
Vol.20151129h | 손현욱展 / SONHYUNOOK / 孫炫旭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