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5_1127_금요일_05:00pm
후원 / 하동철 창작지원금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그리다 GALLERY GRIDA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2길 21(창성동 108-12번지) B1 Tel. +82.2.720.6167 www.gallerygrida.com
동양의 산수화 감상법 중 '와유(臥遊)'가 있다. 누워서 노닌다는 뜻이다. 이는 장자의 '소요유(逍遙遊)'와 상통한다. 시공간을 초월하며 즐기는 정신적 자유, 소요유. 즉 소요유를 지향하는 게 와유다. 이진이는 와유의 개념을 '대리여행'으로 표현한다. ● 대리여행을 떠난다. 목적지는 문학관(또는 미술관)이 있는 지역이며, 문학관(또는 미술관)을 제외한 일정은 정하지 않는다. 여행에서 찍은 사진 중 스무 장을 골라 한 편의 글을 쓴다. '대리여행_버드나무' 작업은 글로 묘사하던 여행을 회화로 표현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여행의 감성은 버드나무의 형상으로 전달된다. 목적지에 대한 명확한 묘사보다는 편안히 즐길 수 있는 여행의 느낌을 주고자 한 것이다. 표현은 종이테이프(마스킹테이프)를 버드나무 형상으로 붙였다 떼어내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서정적인 작업을 위해서는 우연의 효과가 필요하다고 느꼈기에 그리지 않고 나타내기로 했다. 종이테이프를 얇게 잘라 가지를 만들고, 넓은 면적을 찢어 나뭇잎을 만든다. 마스킹 작업이 끝나면 먹과 봉채 등 전통재료를 사용하여 버드나무 이외의 화면을 채운다. 마지막으로 종이테이프를 떼어낸다. 작업은 계획되지 않은 여행처럼, 예측 할 수 없는 상태로 진행된다. ● 와유를 이룰 수 있는 요건을 생각했다. 현실의 자연만큼 사실적인 묘사가 있어 감상자가 직접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거나, 압도적인 크기로 그 속으로 들어간 듯한 느낌을 주거나,다. 후자를 선택하여, 큰 작업을 진행한다. 전시 『풍류風柳』는 공허하다. 좁고 긴 전시실에 대형작업 하나, 그리고 소품 몇 가지 있을 뿐이다. 「바람버들1」 앞에 앉아, 잠시 쉬어 가기를 바란다. *바람(風) 아래 버들(柳)을 바라보며 풍류(風流)하는 맛도 나쁘지 않을 터이다. (*김주영 『객주』 인용) ■ 이진이
Vol.20151127j | 이진이展 / LEESIENNIE / 李珍伊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