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롯데호텔갤러리 젊은 작가 공모展
기획 / 키스갤러리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롯데호텔&리조트 GALLERY LOTTE HOTELS & RESORTS 서울 중구 을지로 30 롯데호텔 서울 본관 1층 Tel. +82.2.759.7152 www.kissgallery.co.kr
이현정의 개인전『더 하여지다 : 사이』가 그간의 작품들과 더불어 최근작 '완벽히 불완전' 시리즈를 포함한 약 15여점을 선보인다. 그가 지금까지 일관되게 보여준 장식적 요소의 필요성, 존재에 대한 물음에서 더 나아가 이번 신작에서는 한국의 전통 장신구와 기타 다른 오브제와의 오묘한 결합과 그 장신구의 조형성에 빗대어 인간은 본연에 내재한 꾸밈의 욕구를 작품에 담아내었다.
이현정의 작품은 사실적이고 구상적인 기존의 회화에서 탈피하려는 경향이 드러난다. 그는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을 현대인의 본질적인 문제로 끌어와서 비판하는 의미를 가지지만 작품의 소재는 굉장히 화려하고 눈에 띄는 장식적인 오브제를 담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보통 어떠한 문제의식이나, 비판의식이 있는 작품들은 작품의 소재와 구성 자체가 어둡고 회화적 조형성이 눈에 띄지 않는 편인데, 이현정의 작품은 이에 반해, 화려하고 힘 있는 붓질로 직선적인 선과기하학적인 문양, 남성적인 필력이 강하게 등장하며 그의 문제의식에 반해 조형성이 아름답게 깃든 것이 역설적이면서도 주목할 만 하다.
작품은 강렬하면서도 회고적이고 퇴락적인 기운을 반영하는 아르누보의 장식적인 면과 모더니즘의 순수한 형태의 사이에 있는 듯하다. 작품의 구성과 형태적인 면에서는 색채 감각이 뛰어나고 힘은 있기 때문에 아르누보적인 장식을 엿볼 수 있으며, 순수하게 발현된 붓질과 더불어 장식성이 대변하는 인간성의 상실에 대한 문제의식에 기반을 둔 점에서는 작가의 모더니즘적 시선을 발견할 수 있다. 더 하자면, 회화적 기법에 의한 단단한 형식, 장신구로 둘러싼 인간의 감정의 통제 등을 상징적으로 작품에 드러낸다는 것이다. 이는 작품이 가지는 장식적인 기능과 작가의 문제의식이 적절하게 반영된 점이기도 하다.
표현 기법에서는 캔버스가 아닌 투명한 아크릴 판에 물감을 뿌리거나 전동드릴을 이용하며 구멍을 뚫기도 하면서 화면에 이미지를 형상화한다. 두개 이상으로 레이어화 시킨 화면에 앞, 뒷면을 동시에 사용하면서 새로운 조형어법을 창출해내어 우리의 모습을 작품에 투영시키면서 우리가 작품의 장식의 일부로 보이게 되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한다. 문명을 비판하면서도 시각적 회화성을 놓치지 않고 살려낸 점은 이현정의 특징이자, 그의 이중적 시각을 반영한 역설의 회화로 보인다.
이번 전시로 관객과 마주하는 사이, 그 간극을 채워 넣는 작품의 공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보면, 어느 순간 불완전하고 공허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는데,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쩌면 모두 이보다 더 '완벽히 불완전'할지도 모른다. 그 어떤 상실감, 괴리감을 회화적 필치로 함축하여 화려하게 풀어낸 이현정의 작품은 관객의 시선으로 하여금 그 사이를 더 채워 넣어 완성되게 하고, 더 하여지게 만들 것이다. ■ 문예슬
Vol.20151125i | 이현정展 / LEEHYUNJUNG / ???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