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 프리즘 WINTER PRISM

신세계갤러리에서는 프리즘처럼 겨울의 추억과 색조를 다면적으로 조명하는 전시를 개최한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혼재시키고, 공간에 상상력을 부여한다.

정소연_Hallmark Project-Heart_캔버스에 유채_120×120cm_2010

정소연_The Post-Neverland_캔버스에 유채_120×120cm_2015

정소연 작가는 '홀마크 프로젝트 Hallmark-project'를 통해 동심, 꿈의 세계를 이미지화한다. 대중적인 카드 브랜드의 심벌로 주입된 표상들은 사랑스럽게 재구성되어 무감각한 현실을 행복의 기호로 대체한다. 작가는 도감을 차용하여 오일로 정교하게 그린 이미지들을 '네버랜드'라 명명한다. 꿈과 불완전한 실재는 해체되고, 가상의 색채가 덧입혀진 현실이 재탄생한다.

차영석_Something 1_종이에 연필, 금색 펜_31.5×22cm_2011

차영석_Something 5_종이에 연필, 금색 펜_25×20cm_2012

차영석 작가도 현실의 기물들을 놀라운 테크닉으로 정교하게 그려 일루전을 획득한다. 금색 펜과 연필로 세밀하게 표현된 사물들은 삶의 일상적 면모를 투영한다. 오르골, 앤틱한 새장, 구슬, 화초, 수석, 인형, 여행지의 기념품 등이 이루는 부조화는 엉뚱하고 묘한 느낌을 자아내며 현실과 허구를 교란시킨다. 수집품에는 겨울 추억의 단편과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각인되어 있다.

황혜선_What the West Wind Saw_실버미러에 에칭_36×34×19cm_2012

황혜선_What the West Wind Saw_실버미러에 에칭_가변설치_2012

황혜선_The Balloons_스테인리스 스틸, LED, 조명_180×122×3cm_2012

자신의 작업을 '회화와 조각'의 간극에 위치한다고 설명하는 황혜선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라인의 간결함이 돋보이는 유리 드로잉과 반짝이는 색조의 라이트 작업이 혼재된 설치를 보여준다. 먹과 세필로 드로잉 하는 작업은 내밀한 대화이자 사유의 흔적이다. 이 흔적들이 3차원 공간으로 확장되어 견고함이 돋보이는 백색의 풍경으로 빛과 그림자 효과를 통해 공간에서 겹쳐지고 이어지고 확장될 때, 작가의 추억은 보는 이의 상상 안으로 스며든다.

김진희_색점-필터 5_전자부품, 카메라 모듈, 프로젝터_150×245×113cm_2011

김진희 작가 또한 설치작품과 그림자 효과로 스펙터클한 공간을 연출한다. 이 작업은 작가가 학창시절, 햇볕 아래에서 우연히 허공에 떠다니는 먼지 한올을 바라보던 사적인 체험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전자부품, 신문활자를 이용하거나 실낱처럼 얽혀있는 회로를 이어 붙인 비물질적인 인상의 설치 작업은 마치 밤하늘을 바라보는 듯, 우주의 심연을 연출한 것이다. 작가에게 먼지는 하나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세계 전체를 포괄하는 공간의 메타포이다. ● 겨울의 신비한 일루전을 구현하는 네 작가들은 세밀화에서 동심을 자극하는 회화, 공간의 신비한 연출력에 이르기까지 색채 분광기처럼 다채로운 작품들을 펼쳐낼 것이다. 유연한 상상력이 가득한 감각적인 아티스트들의 전시는 이 겨울의 새로운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 신세계갤러리 본점

Vol.20151124c | 윈터 프리즘 WINTER PRISM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