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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경 블로그_yikyungcho.blogspot.kr
초대일시 / 2015_1127_금요일_05:00pm
후원 / 부산문화재단
관람시간 / 12:00pm~06:00pm
홍티아트센터 HONG-TI ART CENTER 부산 사하구 다산로106번길 6(다대포동 1608번지) Tel. +82.51.263.8661~3 hongti.busanartspace.or.kr
불 좀 꺼주세요, 빛에 의한 관음적 시선의 유도와 차단 ● 영화와 회화, 사진 등에서 차용한 이미지들을 프로젝터와 사진 출력, 안료, 실제 오브제 등을 사용해 재구현하고 재이미지화 하는 작업을 해온 조이경은 이번 전시 『저 샤워기는 그 샤워기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에서 기존에 선보였던 사진 작업 「Psycho」(2009)를 설치 작업으로 선보인다. 작가의 이전 작업 'Psycho'는 히치콕의 영화 『싸이코(Psycho)』의 욕실 살해 장면 중 여인이 살해당하기 직전 샤워하고 있는 모습을 작가 자신의 욕실벽면에 영사시킨 후 촬영한 사진작업으로, 푸른색 욕실 타일벽면 위 어른어른한 여인의 모습과 벌어진 입, 영상 속 물줄기와 실재 샤워기의 물줄기, 영사기 빛에 의한 샤워기의 그림자와 물줄기의 그림자들을 한 장의 사진에 담은 작품이었다.
그 「Psycho」 작업을 이번에는 전시장 가운데 욕실 세트를 세우고 그 안에 여인의 샤워장면을 영사시키는데, 사진으로 찍었던 상황을 단순히 설치로 구현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관람객을 개입시키는 몇 가지 장치가 추가되었다. 욕실세트 한쪽 편에는 가벽에 문이 하나 설치되어 있는데, 관람객이 그 열린 문틈으로 안쪽에서 샤워하고 있는 여인을 들여다 보도록 유도한다. 본질적으로 영화라는 미디어는 관객이 어두운 객석에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카메라의 눈을 빌어 눈 앞에 벌어지는 모든 것을 목도하게 만드는 관음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 종종 영화 내용 안에서도 관음적인 시선을 연상시키거나 유도하는 장치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히치콕의 『싸이코』 에서의 이 샤워장면 또한 관객의 관음증을 자극하면서 또한 그것을 자각시키거나 차단 시킨다. 당대 최고 여배우의 샤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순간 등장하는 잔인한 살해장면과 여인이 죽어가며 관객에게 손을 뻗거나 욕실 바닥에 얼굴을 뭉개며 관객을 똑바로 응시하는 눈은 관객의 관음적인 시선을 차단하는 타자의 응시라고 할 수 있다.
조이경의 이번 작업에서는 관람객이 문틈으로 안을 들여다 보도록 유도한다, 그런데 열린 문 사이로 샤워실 안을 보려는 순간 머리 위의 조명에 빛이 들어오면서 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안 쪽 욕실 벽면에 붙어있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다. 어두운 영화관에서 객석에 갑자기 불이 들어오고 숨어서 보고 있던 관객이 갑자기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는 것과 같은 순간이 연출되는 것이다. 또한 문을 지나 샤워커튼이 드리워진 욕실 세트 앞에 서면 또다시 당혹스런 빛과 마주하게 되는데 샤워커튼 뒤의 여인의 모습을 잘 보려고 다가가는 순간 조명에 불이 들어오며 영사기의 빛이 만들어내고 있던 샤워하는 여인은 더 밝은 빛으로 인해 사라져 버린다.
조이경은 밝아지거나 어두워지는 조도를 이용해 프로젝터의 영상이미지를 나타났다가 사라지게 하거나 모니터의 밝은 영상이 꺼질 때 블랙미러가 되면서 자기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만드는 작업(영화를 보다. 이미지를 보다. 빛을 보다., 2015)을 하기도 했었다. 그런 작업들에서는 빛이 존재할 때는 보이지 않는 이미지를 경험하게 하거나, 그 환영 이미지로의 몰입을 차단시키는 동시에 지금 여기에 있는 '나'를 마주하고 자각하게 하였다면, 이번 작업에서는 어두움과 빛, 그보다 더 밝은 빛 그리고 은밀한 이미지의 빛을 이용해 단순한 시지각 효과뿐만 아니라 관음적 시선을 유도하기도 하고 차단하기도 한다.
시지각에 의한 시선의 차단 이외에, 이번 전시 『저 샤워기는 그 샤워기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에서는 '오브제로서의 공간'에 대해 주목한다. 이전 작업들에서 영사된 이미지와 함께 꾸준히 사용되어온 재료들인 안료, 아크릴물감, 찢어진 종이, 트레싱지 같은 재료들이나 거울, 화병, 침대, 이불과 같은 사물들, 호텔방이나 욕실과 같은 공간들은 영사기가 빛을 쏘아 만들어내는 환영의 이미지에 맞서서 물질적 존재감을 부여하고자 하는 오브제이거나 그것의 확장이다. 이번 전시에 사용된 욕실은 일상적 공간으로서의 욕실이 아니라 '껍질'만 욕실처럼 보이게 영화 세트처럼 만들어지고 연출된 오브제로서의 공간이며, 샤워기에서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는 물줄기와 그 물소리 또한 관능적인 표정으로 샤워하고 있는 여인의 환영을 부추기는 오브제로 작동하고 있다. 이미지와 빛, 오브제가 서로 얽혀 영향을 주고 있는 이 작업에서 발견되는 또 하나의 환영은 프로젝터 영상 불빛에 의해 만들어지는 샤워기와 물줄기의 그림자인데, 어느 지점 어느 순간에서는 관람객 자신도 오브제가 되어 환영의 이미지에 개입하며 그림자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 박정선
Vol.20151123h | 조이경展 / CHOYIKYUNG / 趙利瓊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