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展 / LEEEUN / 李恩 / ceramic   2015_1120 ▶ 2015_1206 / 월요일 휴관

이은_소리의 이름_150×400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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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3 GALLERY3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11(인사동 188-4번지) 3층 Tel. +82.2.730.5322 www.gallery3.co.kr

무언가 만들고자 수많은 시간을 흙덩이와 시름 하였지만 크고 멋진 것도 아닌 무엇도 아닌 버려질 뻔한 이 작은 조각이 내게 말을 건넵니다. ■ 이은

이은_image(문자)_113×146cm_2015 이은_소리의 이름_150×400cm_2015
이은_image(문자)_74×117cm_2015 이은_image(문자)_113×146cm_2015 이은_소리의 이름_150×400cm_2015
이은_바다-詩_58×229cm 이은_image(문자)_74×117cm_2015 이은_image(문자)_113×146cm_2015

소리의 이름 ● 이름이다. 어디 쯤 이른 이곳을 이름 하기엔 매번 이르다. 이번 전시는 작가 이 은이 기존의 작업 방식에 다른 방향을 충돌시킴으로 발견된 것들이다. 그간 「바다_기억」, 「문자」시리즈의 구축적 방식과는 다른 태도, 즉 끊어버리고 떼어내고 흩어버림으로 이 충돌의 흔적은 전개된다. 끊어진 형태들은 문득 표면에, 혹은 공간에 위치하고 그 사이사이를 문자 풍경(風磬)이 소리가 되어 내린다. 내리는 소리는 다시 작고 둥근 입자로 그 이름을 드러내며 앉았다. 이렇게 이 은의 언어는 바다에서 시작하여 문자로 그리고 소리로 이동 중이다. ● 과거의 시간과 한 몸으로 뒤엉킨 기억들을 현재의 삶으로 쪼개내는 행위는 작업 「바다_기억」의 시작이었다. 작은 조각 틈새를 조용히 움직이던 잔잔한 결은 추상적 패턴을 남기며, 모음과 자음으로 조각조각 몸을 바꾸었다. 이러한 그의 언어는 사유의 집을 짓는 벽으로 세워지거나 여러 다른 의미의 벽을 장식했다. 이 집을 돌연 작은 시간, 작은 조각으로 부수고 떼어내고 흩어버리더니, 한 줌 작은 소리를 발견했다고 한다. 한숨일 수 도 있고 낮은 호흡 같기도 한 주무르다 만 흙 반죽. 아니, 모두 떼어버린 줄 알았는데 손안에 꼭 쥐고 있었다는 한 조각. 이것이 이질적인 듯 동질적이고 동일한 듯 다르게 이어지는 이은 작업의 순환 고리를 설명하는 단초가 될 듯하다.

이은_image(문자)_113×146cm_2015_부분
이은_image(문자)_74×171cm_2015_부분

작가가 자신의 언어를 찾아가는 노정은 감당한 시간과 공간만큼 언어로 체화되는 구축의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세우기와 허물기를 통해 더욱 확장되고 구체화되며, 반복하여 떠오르는 양단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질문들로 다채로운 인식의 스펙트럼을 증폭 시킨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가 마주한 지점의 빈 공간은 예술과 비예술, 현실과 이상과 같이 경계를 따라 살아온 작가 자신의 모호하고 흐릿하며 규정하기 어려운 순간들 그러나, 시작과 끝이 겹쳐져 한 덩어리로 따라오는 시공간이다. ● 이 은의 작품 한 곁에 이곳의 소리가 섬섬히 내려 앉아있다. 비석처럼 소리의 이름들이 판에 새겨졌다. 소리가 말이 될 때 그것은 말에 구속되어 죽음을 맞이하므로 작가는 다시 죽은 언어를 버리고 모호함과 혼돈이 내재된 소리의 영역으로 따라간다. 작가가 '기승전공(空)'이라고 독백처럼 되뇌인 말도, '이게 예술이 아닐 수 있는데... 아니어도 그런 마음이었다는 거.' 라는 고백도 결국 이 불안한 경계로 끊임없이 삶을 몰아가는 살아있음의 기질은 아니었을까.

이은_자음과 모음_240×318cm_2015

작가는 다시 말한다. "손안에 잡히는 만큼. 마음만큼 가슴도. 화두를 붙들고 가다가 풀어진 느낌인데 손과 마음은 연결되어있으니. 같이 생각도 해보고..." 같이 생각해보자. 그의 손안에서 호흡하던 소리가 천천히 감춰지고 드러나는 순간을. ■ 박현수

Vol.20151122i | 이은展 / LEEEUN / 李恩 / ceramic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