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emptiness

박태균展 / PARKTAEKYUN / 朴泰均 / painting   2015_1116 ▶ 2015_1129

박태균_PA-000301_캔버스에 혼합재료_45.5×53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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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1121_토요일_04:00pm

관람시간 / 24시간 관람가능

남문로데오갤러리 NamMun rodeo gallery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751-12 1층 윈도우갤러리 Tel. +82.31.258.0336 cafe.naver.com/oh777

비움으로 채워진 우주, 박태균 ● 인간은 문자와 언어, 행동, 다양한 이미지 등을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 무수한 상징과 도상, 지표에 의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누군가의 생각을 읽으며, 서로의 의사를 나누는 것이다. 이러한 대상을 해석하는 행위에서 의미작용이 발생하며 이 일련의 과정을 기호화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어떠한 학문의 분야라기보다는 대상을 해석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통칭하는 것으로 이미 사회적 동물로서의 인간은 누구나 이미지를 해석하고 상징과 기표를 해석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박태균_PA-000303_캔버스에 혼합재료_20×120cm_2015
박태균_PA-000304_캔버스에 혼합재료_20×120cm_2015

여기 무수히 많은 문자(한글)의 병치와 중첩을 통해 자신만의 기호를 표현하는 예술가가 있다. 작가 박태균은 전통방식의 서예를 활용해 과감한 필치로 작업의 원형에 해당하는 글자를 적는다. 이후 첨단기기인 컴퓨터의 그래픽 편집을 통해 가공작업을 거치면 다채로운 색상의 박태균표 회화가 완성된다. 그는 붓과 물감이 아닌 컴퓨터와 인쇄기라는 미디어가공방식을 통해 추상표현주의적 추상화를 시도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추상화인줄 알았던 화면의 대상은 구체적 형상을 하고 있는 문자의 구성임을 알아차릴 수 있는데, 그의 작업이 갖는 독창적인 표현기법이 그것이다.

박태균_PA-000306_캔버스에 혼합재료_20×120cm_2015
박태균_ PA-000307_캔버스에 혼합재료_20×120cm_2015

박태균은 서양미술을 전공하였지만 자신이 나고 자라온 주변과 환경에 영향을 받은 흔적이 다수 발견된다. 동아시아의 일원으로서 동양적이고 철학적 사고를 통해 비물질적인 사유를 전달하고자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그가 써내려가는 문자의 주제는 '비움'이다. 무수한 욕망과 욕심으로 인해 채우고 채워도 배고픈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박태균의 메시지가 바로 그것이다. 그는 비우고 또 비워내고자 마치 수도승이 행하는 종교적 수행의 방식처럼 정적이고 진지한 가운데 끝 모를 반복의 행위를 시도한다. 작가의 고단한 인내의 결과물은 구체적 형상으로 나타나지만 형태와 의미가 지니는 상이한 차이는 이내 관자들의 해석의 차원을 교란하기 마련이다. 형상이 주는 강한 특성 때문에 여타의 회화 작품을 감상할 때처럼 단순한 형태적 쾌감에 매료되기 쉽다. 이 난해한 해석의 층위를 극복하지 못한 관객은 작품의 맥락이 갖는 진의를 파악하지 못하고 돌아서기 쉬울 것이다.

박태균_PA-000308_캔버스에 혼합재료_80×200cm_2015
박태균_PA-000308_캔버스에 혼합재료_80×400cm_2015

좀 더 작품을 가까이 들여다보면 소용돌이 치고 있는 선재의 흐름이 포착될 것이다. 가운데의 정점에서 외부로 돌아 나오는 선의 형상은 나무의 나이테가 찍히듯 일정하고 촘촘하게 이루어져 전체로 돌아가면 원의 형상으로 갈무리되었다. 유클리드(Euclid, BC300~?)가 정의하기로 원은 도형의 내부에 있는 한 정점으로부터 곡선에 이르는 거리가 똑같은 하나의 곡선에 의해 둘러싸인 평면도형이다. 또한 원은 점, 선, 면으로 이루어진 도형들 중에 각이 존재하지 않은 가장 완성된 기하학적 도형이다. 원은 대우주의 형상이며 끝없이 확장되고 무한 팽창할 수 있는 존재이다. 둥근 원의 섭리는 거대한 순환의 고리가 되어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의식의 끝에 서있다. 천지가 열리고 만물이 창조될 때 끝 모를 어둠 속에 찍힌 점 하나가 가느다란 선으로, 원으로 돌아 나오며 자동기술법으로 무한 반복되어 돌아 나온 선은 소우주의 자연물로 변환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작가 박태균이 우주를 대하는 방식이다. ■ 조두호

Vol.20151116e | 박태균展 / PARKTAEKYUN / 朴泰均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