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슈얼리티

SEXUALITY展   2015_1115 ▶ 2015_1127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5_1114_토요일_06:00pm

참여작가 강민주_류영화_라피즈_엘리야_아콩 이주아_조경미_극단 목요일오후한시

극단 목요일오후한시 즉흥극공연 「섹스 외로움 그리고 판타지」 일시 / 2015_1121_토요일_04:00pm~06:00pm 출연배우 / 강갱_마뇨_배나무_쇼_오정

기획 / 오경미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175 Gallery 175 서울 종로구 안국동 175-87번지 안국빌딩 B1 Tel. +82.2.720.9282 blog.naver.com/175gallery

성은 고귀한 것인가? 성은 팔아서는 안 되는 것인가? 성은 친밀한 두 남녀만이 교환할 수 있는 것인가? 우리에게 성은 도대체 어떤 의미인가? 왜 우리는 어떤 이의 성은 고귀한 것으로 추앙하고, 다른 누군가의 성은 더럽고 추한 것으로 낙인찍는가? 성이 고귀하고 거래할 수 없으며 사랑이 전제된 이성과의 관계에서만 교환되는/되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단지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이데올로기일 뿐이다. ●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사회가 규정하는 성윤리를 이탈하는 성적 행위는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제도화된 이성애 중심주의, 일부일처제를 지향하는 가부장제는 규정된 성윤리를 벗어나는 모든 성적 행위를 혐오하고 낙인찍는다. 이 과정에서 섹슈얼리티는 위계화된다. 가부장과 그의 아이를 보살피고 양육하는 처와 후에 이 여성이 될 순결한 처녀는 위계화의 정점에, 남성과 1:1의 독점적인 연애 관계를 원하는 여성은 그 아래에, 이들보다 하위에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가 차례로 위치 지어진다. 다수의 남성과 관계를 맺는 성노동자는 가장 낮은 지위를 부여받게 된다. 문제는 이 위계화가 하위의 섹슈얼리티를 체화한 존재들에게 낙인을 찍고 그것을 근거로 한 혐오와 폭력을 정당화한다는 것이다. 혐오의 시대라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올바른' 성적 규율을 어긴 성소수자와 성노동자를 향해 우리 사회가 퍼붓는 혐오의 말과 폭력은 심각한 수준이다. 또 이 위계화가 배타적 범주화와 배제의 논리에 의해 완성된다는 것을 우리들은 기억해야 한다. 이 범주화와 배제의 논리는 하단의 등급이 사라지면 바로 위의 등급을 극한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시켜 낙인과 폭력의 대상으로 만드는 반복의 사이클을 작동시킬 것이다. ● 참여 작가들은 시각예술작품을 통해 이성애자로 강제된 성 정체성, 성을 성역화하고 여성에게만 성적 순결을 강요하는 성적 이데올로기, 위계화된 섹슈얼리티를 체현하고 있는 육체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강민주는 반대편이 훤히 드러나는 얇은 커튼 천을 이용해 이곳과 저곳의 경계를 간신히 구획해낸다. 또 공간 내부의 관람객이 자신의 신체를 외부에서 대상화할 수 있도록 구멍을 낸 공간을 마련했다. 작가는 이 두 공간에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의 경계를 무너뜨리려는 자신의 욕망을 반영하고 있다. 관람객은 불안정하게 구획된 공간에서 공개적인 장소에서는 허락되지 않는 행위들을 할 수 있다. 신체를 노출하고 있는 여성과 함께 눕거나(해당 영상은 youtube Kangminari 채널에서도 볼 수 있다), 스스로를 자발적으로 성적 대상화하거나(관객은 참여비를 내고 원하는 시간동안 작품이 될 수 있다). 성을 사적 공간에 가두어 사유화하거나 성역화하지 않고 개방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 그리고 이를 확장해 시스템화하는 것이 작업 목표이다. 류영화·라피즈·엘리야는 한국 사회가 요구하는 '올바른' 섹슈얼리티를 거스르는 개인의 성적 취향을 미로와 같은 공간에 다양한 오브제로 연출해 제시한다. 또 류영화는 기존의 제도화된 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성교육의 내용과 방식에 따르지 않고 새로운 내용과 방식으로 대안학교에서 성을 가르치고 있다. 작가는 본인의 성교육 수업을 수강한 학생들이 느낀 수업의 내용과 감정들을 녹음해 관객들에게 오디오 설치 작업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아콩은 사회가 요구하는 섹슈얼리티와 본인이 추구하고 욕망하는 섹슈얼리티 사이에서 느끼는 혼란을 일기 형식의 텍스트 작업으로 제시한다. 이 작품은 우리 사회가 강제하는 섹슈얼리티가 얼마나 일방적이고 획일적인지를 보여준다. ● 앞서 기획자는 섹슈얼리티가 위계화되어 있고, 이 위계화를 구성하는 각각의 범주들이 있다고 상정했다. 이 범주는 추상적일 수도 있고 구체적일 수도 있는 일련의 집단으로 구성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주아는 이 범주에 속하지 않는 혹은 속하기를 거부하는 개인들이 있다고 반박하며 본인이 그 중 하나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녀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음'을 부정하기보다 긍정하면서 성적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본인만의 방법을 찾는다. 디지털 프린팅 작업과 영상 작업을 통해 담담하게 풀어내는 자신의 성적 판타지는 그 방법 중 하나이다. 조경미는 빔프로젝터와 미러볼을 이용해 신체의 구석구석을 클로즈업한 이미지들이 전시 공간에 어지럽게 흩어지도록 연출한다. 시각, 어떤 것을 바라본다는 행위에는 이미 가치판단이 전제되어 있으며 이것은 남성 중심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시각적 가치판단을 좌절시키기 위해 작가는 신체를 적극적으로 대상화하지만 전체보다는 신체의 부분과 피부라는 표면에 집중한다. 과도하게 확대되고 파편화된 이미지는 섹슈얼리티를 위계화하는 가치기준이나 판단을 교란시켜 신체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제안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관객의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즉흥으로 연극을 만드는 목요일오후한시는 연극 시작 전 관람객들로부터 자신의 몸/섹슈얼리티를 주제로 하는 그림과 텍스트를 받는다. 목요일오후한시는 이 그림과 텍스트를 소재로 즉흥적인 연극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몸/섹슈얼리티의 위계라는 정치적 담론이 관객들의 소소하고 사적인 일상의 이야기로 발화된다. 시각과 청각 그리고 촉각을 자극하는 7점의 작품과 목요일오후한시의 플레이백시어터의 즉흥극으로 구성된 이 전시를 관람하는 관객들은 담론과 일상의 관계, 일상과 정치의 관계를 그리고 궁극에는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몸에 투영되고 사회적으로 구별되는지를 느끼고 공감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 오경미

강민주_나는 나를 사랑하는 꿈을 꾼다 사랑은 왜 불안한가 I love beIong a dream for me Love is why bulanhanga_단채널 영상_가변설치_2015
강민주_작품이 되는 방 The room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5

내가 잠들 때까지 나를 쓰다듬어주겠다는 그녀의 말에 난 온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나의 판단이란 게 없어진 꿈의 세계에서 당신의 판단을 심어주었으면 하고. 부드럽게 나를 쓰다듬는 손길, 천천히 무의식의 세계로 빠져들려 할 때, 내가 잠든 줄 알았던 당신이 손을 거둘 때, 등을 돌려 눈을 감을 때, 살을 마주한 순간에도 우리는 너무나도 완벽하게 분리되어있음을 느끼는 것을.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꿈을 꾼다. 사랑은 왜 이리도 완벽한가. 왜 닿지 않는 언어는 견고해지고 침투하는 말은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가.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꿈을 꾼다. 함께 잠들었음에도 나는 그대의 꿈이 될 수 없다. ■ 강민주

류영화,라피즈,엘리야_개인의 취향-오오(娛 즐길 오 悟 깨달을 오/즐김을 깨달은 여자들의 외침)_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5

각각의 테마별로 개인의 취향에 따른 순위가 있다. 위계화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잣대에서 비롯되는 것. 고정관념 속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세 여자들의 숨겨진 세상을 드러내고자 한다. 테마1: 女 心 ● 여자로만 살고 싶은 가끔의 시간. 세 여자들의 남성 성향을 드러내 보는 시간. 단순히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다. 테마2: 娛, 悟 ● 즐길 줄 아는 우리. 깨달음을 얻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것을 즐기지는 않는다. 테마 2에서는 세 여자가 즐기는 체위들로 꾸며진다. 하지만 꼭 둘이 아니어도 좋다. 혼자 즐길 수 있는 깨달음을 얻다. 테마3: 吳 吾 ● 타인의 목소리에도 가끔은 온몸이 전율 칠때가 있다. 전율의 외침은 나를 표현하는 가장 원초적인 도구이다. 귓속 가장 가까이 그 소리가 나를 외치게 한다. ■ 류영화_라피즈_엘리야

아콩_나의섹슈얼리티#1_벽에 텍스트_가변크기_2015

33세, 싱글, 여성, 158cm, 50kg, 대학원생, 돈 없음. 요즘은 서른 넘은 여자를 상폐녀(결혼시장에서 매력이 없어 상장 폐지된 여자)라고 부른다. 모 결혼정보회사의 평가기준에 따르면 서른 살 넘고, 안경 쓰고, 가방끈 길고, 금수저도 못 가진 나는 결혼시장에서의 가치가 최하급이다. 섹슈얼리티 위계의 피라미드에서 나는 아마도 중간보다 한참 아래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 그러나 한 인간의 섹슈얼리티는 성별, 나이, 인종, 외모, 신체 사이즈, 직업, 재력 등에 따라 구분된 꼬리표가 아니다. 그 꼬리표가 시장 안에서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며 우리 존재를 규정하지만, 실제로 한 사람의 섹슈얼리티는 고유한 삶의 경험과 온갖 상상이 섹슈얼리티를 위계화하는 규범과 충돌하며 진화하는 과정 그 자체인 것이다. 「나의 섹슈얼리티」에서 나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겪어 온 수많은 충돌들 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고백한다. 성적인 것에 있어 삶은 매 순간이 충돌이었다. 그때마다 가지들은 이쪽 저쪽으로 휘고 꺾이며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자라난다. ■ 아콩

이주아_리듬1_디지털 프린트_50×120cm_2015
이주아_리듬2_단채널 영상_00:03:00_2015

섹스는 언어이상의 통합된 대화방식이 실천될 수 있다. 언어를 거치지 않은 타인의 리듬을 통합된 형태로 전달받고, 전달 할 수 있다. 몸을 통한 대화도 여러 가지 방식의 시도와 노력으로 발전하며, 나의 몸과 내가 맺어온 역사에서 시작한다. 「리듬1」은 자위에 관한 이미지이고, 「리듬2」는 타인의 성기를 손으로 애무하는 방법을 시연한 것이다. 상대의 성기를 애무하는 방법은 자신의 몸의 리듬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 나는 종종 집단에 속한 나를 상상하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집단 속의 '나'를 의식할수록 내가 속했다고 여겨지는 구조와 괴리감을 더욱 크게 느낀다. 집단에 속한 개인이 아닌, 일대 일의 개인이 만나는 방식을 선택하고 대화에 집중하는 것은 나와 집단과의 관계를 의식하며 택한 해결책이다. 나는 이 작업을 통하여 사회의 성적 구조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긍정하고, 고유한 리듬을 가진 개인간의 만남을 가장 적극적인 대화의 실천 방법으로 제안한다. ■ 이주아

조경미_발광촉수-몰입의 순간들_영상_가변설치_2015
조경미_발광촉수-몰입의 순간들_영상_가변설치_2015

가까이, 아주 가까이 너에게 다가가 살을 맞대고 볼을 비빈다. 너는 천천히 나에게로 파고들어 시야에서 사라진다. 확대된 신체이미지를 작업의 오브제로 활용하는 것은 대상에 몰입한 순간들이 만드는 섹슈얼리티를 말하는 것이다. 몰입의 순간에는 마치 카메라를 통해 클로즈업 된 화면처럼, 평소와는 다르게 시야가 좁아지거나 눈앞의 대상이 과도하게 확대된다. 대상에 몰입하면 오히려 객관성을 잃게 되는 아이러니가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시각적 착오의 순간들은 자신만의 내밀한 경험이자 고유한 섹슈얼리티를 구성한다. ■ 조경미

극단 목요일오후한시_공연

관객의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즉흥으로 연극을 만드는 목요일오후한시는 연극 시작 전 관람객들로부터 자신의 몸/섹슈얼리티를 주제로 하는 그림과 텍스트를 받는다. 목요일오후한시는 이 그림과 텍스트를 소재로 즉흥적인 연극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몸/섹슈얼리티의 위계라는 정치적 담론이 관객들의 소소하고 사적인 일상의 이야기로 발화된다. ■ 오경미

Vol.20151115a | 섹슈얼리티 SEXUALITY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