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롯데호텔갤러리 젊은 작가 공모展
기획 / 키스갤러리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롯데호텔&리조트 GALLERY LOTTE HOTELS & RESORTS 서울 중구 을지로 30 롯데호텔 서울 본관 1층 Tel. +82.2.759.7152 www.lottehotel.com
사적인 존재가 공적인 세계로 편입되기 위해 거치는 과정은 공기처럼 그 존재를 느끼지도 못하는 사이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문득 또는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난 뒤에 느껴지는 미묘한 감정이 있다. 한 개의 가지라도 삐죽 나오기 무섭게 동그랗게 다듬어진 정원수가 된 것처럼 느껴질 때면, 잘 관리된 정원에 존재하게 된 것에 기뻐해야하는지 잘려나간 가지를 안타까워해야하는지 의문을 가지는 것부터 어려운 일이다. 거스를 수 없는 것이되 나를 기존에 있던 틀에 구겨서라도 맞추고야 마는 듯한 씁쓸함과 그 틀 밖에서 존재할 수 있는 능력이나 방법은 없다는 것에 대한 약간의 자괴감이 섞여 이미지화된 나의 작품들은 비합리적이고 불안한 느낌을 줄 수밖에 없다. 일견 화려해 보이지만 시들어버린 꽃 덩어리, 가시를 쓰고도 평온한 얼굴 등 공존하기 어려운 이미지의 조합이 주는 불안함은, 시스템 안에서 비로소 편안하고 누구보다 적응에 빠른 모순된 나의 모습이 일으킨 저 깊은 곳에 흐르는 불편함의 투영이다.
내가 내놓는 작품들은 불편함과 불안함마저도 나의 세계에 공존하는 것이라고 인정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진통의 결과물들이다. 그러다보니 어두운 색채가 드러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온전히 어둡지 않다고 할 수 있는 이유는 있다. 나 또는 우리에 대한 풍자와 은유를 통해 안에 있던 어두움을 눈앞에 꺼내놓음으로써 그리는 이와 보는 이 모두에게 은근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 오윤화
Vol.20151111j | 오윤화展 / OHYUNHWA / 吳潤花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