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상구_김억_김준권_류연복_배남경 손기환_이윤엽_임영재_정비파_정원철
후원 / 경기도_가평군 기획 / 홍성미
관람료 어른_3,000원 / 청소년, 어린이_2,000원 경기도민 50% 할인 / 사회복지센터 및 소외계층 무료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가일미술관 GAIL ART MUSEUM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북한강로 1549(삼회리 609-6번지) Tel. +82.31.584.4722 www.gailart.org
가일미술관은 2015년을 마감하는 전시로 "목판으로 보는 세상"을 기획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상구, 김 억, 김준권, 류연복, 배남경, 손기환, 이윤엽, 임영재, 정비파, 정원철, 10명의 작품 40여점 가까이 선보인다. ● 우리의 목판화 전통은 참으로 오래됐다.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목판화는 세계 최초, 최고를 자랑한다. 목판화는 근본적으로 전통적인 매체로서 우리에게 익숙한 우리 정서와 현대적인 새로운 감각이 잘 융합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우리 목판화는 조선시대의 고판화 전통과 근대기에는 서적, 삽화, 신문 잡지에서 기능적 성격을 거쳐 사회적인 발언으로서, 순수한 판화로서 그 아름다움을 추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목판화는 다른 매체가 그랬듯이 위축된 듯 보인다 ● 목판을 칼로 파고 새기고 끌로 돋우는 과정은 지극히 원초적 형태의 노동이다. 디지털시대에 다소 낙후된 방식으로 보여 질 수 있고 이런 이유에서인지 젊은 작가들의 목판작업은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본연의 아날로그 표현방식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방식일수도 있고, 또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 이에 이번 전시에서는 수많은 공정을 반복하는 고단한 과정과 함께 작가의 독창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미술 고유의 원초적인 창작 성격을 지니고 있는 다양한 목판화를 소개하는데 다소나마 그 역할을 하고자한다.
김상구는 예리하면서도 특유의 판각 감각으로 판면을 단순하게 형성하며 담백하고 깔끔한 느낌의 판화를 제작한다. 목판화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칼 맛보다는 섬세한 감각으로 만들어낸 극도의 절제된 미가 있다. 단순하기 때문에 생성되는 에너지이다.
임영재는 '판(版) 소거법', 즉, 다색판화로 여러 판으로 새기지 않고 한 판에 형상을 새기는 소멸기법을 사용한다. 하나의 이미지를 판 위에 만들고 찍고를 열 차례 이상 반복하여 전체적인 이미지를 완성한다. 판을 겹쳐 찍어가는 과정에서 우연적인 효과가 개입된다. 그의 목판화의 가장 큰 특징은 두텁게 쌓아 올린 물감 층이다. 완성된 화면위에 두툼하게 쌓인 질감은 그의 작품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조형적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김준권은 중국유학과 일본연수를 통해서 한중일 목판화 비교연구를 한 바 있다. 그는 판각 후, 인쇄는 화선지에 스며들어 우러나오는 방식의 수성 목판화 기법을 사용한다. 수성 다색목판화는 선이 강조되는 유성 목판화와는 다른 깊은 맛이 있으며 면, 색이 두드러지는 기법으로, 이런 기법을 통해 그의 작품은 온화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을 보여 주고 있다.
김억은 전통 목판화에 한국의 자연 풍광을 동양화적 기법으로 풀어낸다. 독특한 부감법으로 해석한 우리 자연과 풍경을 매우 사실적인 판각 기법으로 묘사한다. 섬세한 만큼 강력하지는 않지만, 평소 느끼지 못했던 웅장하고 아름다운 우리 땅의 모습을 새롭게 보여주는 것이 매력적이다.
배남경은 여러 .번의 실험과정을 거쳐서 목판 평판법을 개발했다. 이는 목판화와 평판화를 결합 시킨 형태이다. 여기에 그녀는 일상의 삶에서 소재를 찾고 사실적이고 감성적으로 담아내면서 판화작업에 회화적 깊이를 더한다.
정비파는 굽이굽이 요동치는 장대한 국토, 그가 해석한 우리의 국토 "백두대간"을 선보인다. 섬세하고 정밀하게 판을 깎아 내는 거대한 이 작품은 많은 노동과 시간 거기에 작가만의 미학적 고집이 더해져 나온 작품들이다. "이 땅의 아름다움을 사람들에게 제대로 보여주고 감동을 주고 싶다"는 작가의 의도가 그대로 전달되는 듯하다.
손기환은 복수성과 대중성이란 특성을 이용해 민족적 정서를 담아 낼 수 있는 목판화를 추구해 왔다. 상징적인 한국성을 추구했던 초기 작업에서 당시의 현실 문제로 옮겨 가면서 분단과 고향 상실이라는 주제를 풍경과 실경이라는 측면으로 제작했다. 최근에는 국내 풍경을 심리적 이미지로 그려 내고 있다. 민화 스타일로 인쇄된 작품에 오방색의 색을 가필하기도 한다.
류연복의 작업은 적극적인 사회의 단면을 거침없이 표현하기도 하고 민초들의 애환을 간결하고 담백하게 담아낸다. 민초들의 잔잔한 삶에서 그만의 소박함을 볼 수 있다. 또한 간결성이 있는 목판 형식과 잘 어울리는 주제, 의식 등 자신만의 철학을 드러내는 작업을 한다.
이윤엽은 새로운 방식으로 목판화 형식을 개발했는데, 접합한 합판화와 소멸식 다색 판화 기법들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 엄마"의 경우 목, 팔다리, 옷 마디들을 따로 잘라 큰 합판에 나사로 이어 붙여 찍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각 재료의 특성을 살려 합판의 재질감과 나사의 특징을 그대로 드러낸 방식은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이윤엽 만의 기교이다. 형식과 기교의 뛰어남을 넘어 작업에서 묻어나오는 삶의 진솔함과 노동계급에 대한 그만의 해석, 그리고 철학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정원철은 구겨진 인간의 삶과 그 상처를 초상 시리즈로 풀어낸다. 그는 유연하면서도 대상의 세밀한 부분까지 포착해내는 특유의 선을 통해 초상이 갖는 주체의식을 형상화하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는 칼 맛에 의한 속도감과 리얼리티를 바탕으로 작가만의 미학이 드러난다. ● 이번 목판화 작품들에서는 화면 위 이미지의 충돌과 집요한 반복의 과정, 어긋나는 상황들 속에서 예상치 않게 나타나는 진실을 얻을 수 있는 판화가 갖는 독특한 특징들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 홍성미
Vol.20151107l | 목판으로 보는 세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