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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1106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자하미술관 ZAHA MUSEUM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5가길 46 (부암동 362-21번지) Tel. +82.(0)2.395.3222 www.zahamuseum.org
물, 머리카락, 생명의 지도 ● 이것은 흔들림과 공존하는 생명에 대한 이야기다. 하늘 아래 고정되어 있는 것은 없으니, 흐름 속에서 우리는 변화의 단서를 만난다. 변화 안에서 법칙을 찾아내고 그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고자 한다. 불규칙한 흐름이 만드는 소용돌이 안에서 생명체로 살아간다는 것은 생존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사는 일일 것이다. 자연의 작동 방식에 대한 관찰을 바탕으로 생명의 질서를 정제하여 화면에 풀어놓는 것이 예술가의 덕목 가운데 하나일진데, 류준화의 화폭 안에는 생명과 이를 둘러싼 흐름에 대한 관조가 담겨 있다.
류준화가 담아내는 화면의 풍경을 지배하는 물은 세상의 질서를 단적으로 전달해주는 매체다. 물은 지구를 순환하는데 이는 곧 변화의 동력이다. 지구를 흐르다가 증발한 물이 비가 되어 다시 지구로 떨어지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기후와 계절이 변하고, 지구 표면의 형태 역시 변한다. 인류가 탄생하여 지구 위에 정착할 수 있었던 동인 역시 물이다. 인류의 문명이 하천 유역에서 발달한 것 역시 신체의 70%가 물로 이루어져 있는 인간의 생리적 특징이 반영된 결과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생명력의 첫 모태로서, 생명을 잉태시킬 뿐 아니라 성장시키고 풍요롭게 만드는 원리를 담고 있는 물의 원형성으로부터 종교적 정화력, 치유력을 기대하는 것은 인간이 물에서 사악함이나 부정성을 물리치는 힘을 발견했기 때문이고, 천지조화를 꾀하고 재생하는 힘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때 재생은 한 존재가 통과제의를 거쳐 새로운 존재로 재탄생하기 위한 과정을 이야기하며, 이는 생멸의 순환, 즉 죽음을 통해 다시 태어나는 것을 말한다. 물에서 우리는 탄생 뿐 아니라 파괴의 메시지 또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파괴는 변덕과 삶의 풍파라는 의미까지도 포괄한다. 이처럼 물이 지니고 있는 모순적 등가성은 인간의 심리와 매우 밀착되어 있으며, 류준화의 작업이 전달하는 모순적 정서와도 닿아 있다.
한편, 이태준이 수필집 『무서록』에서 발표한 물의 덕성은 한국인이 물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정서를 함축적으로 알려주는 한 예이다. 그는 물의 덕성으로 남의 더러움을 씻고 맑게 해주는 아름다움, 고이면 고인 대로 흐르면 흐르는 대로 자연에 맡기는 삶이 주는 즐거움, 그 안에 사는 생명을 기르고 땅을 기름지게 하는 성스러움을 꼽았다. 노자가 일찍이 상선약수上善若水라 하여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는 뜻을 담아 자신의 무위사상을 물의 겸허하고 다투지 않는 성격에 비유한 말 역시 인용했다.
이러한 물은 바다와 하나로 합쳐질 때까지 절대로 쉬지 않는다. 그렇게 물은 모든 살아 있는 물체들의 확장이자 기질이며, 그 무엇도 물 없이는 자신의 형태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물은 자연의 원동력이 된다. 강으로 상징한 한 인간의 개별적 삶들이 흘러 바다에 이르는 과정을 담은 이번 작업은, 물의 속성을 고스란히 담아 개인과 집단의 삶을 이야기한다. ■ 김지연
Vol.20151107c | 류준화展 / RYUJUNHWA / 柳俊華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