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에 물들다

고진이展 / KOHJINYI / 高珍彛 / painting   2015_1103 ▶ 2015_1130 / 일,공휴일 휴관

고진이_Oversleep_캔버스에 유채_130×97cm_2014

초대일시 / 2015_1103_화요일_05:00pm

관람시간 / 12:00pm~07:00pm / 토요일_01:00pm~05:00pm / 일,공휴일 휴관

갤러리 다온 GALLERY DAON 서울 강남구 삼성2동 115-18번지 Tel. +82.2.555.9429 www.gallerydaon.com

갤러리 다온에서는 11월,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자 고진이 작가의 『감성에 물들다』 전시를 연다. 작가 고진이는 '집'이라는 공간에서의 잔상들을 떠올리며 실재와 환영사이를 오가며 작업한다. 흐릿한 형상, 안개에 싸인 것 같은 스푸마토 기법을 사용하여 화면의 깊이와 묘한 기운을 더해 잔잔히 스며드는 서정적인 반추상 회화를 선보인다. 작가는 집에서의 행복했던 기억, 불행했던 기억 등을 떠올리며 감정의 변화를 색으로 교차시켜 색면추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 작품을 보고 있으면 겹겹이 색을 칠해서 인지 따뜻한 감성이 전해져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마크 로스코(Mark Rothko, 1903-1970)를 좋아한다는 그는 그래서인지 다른 작가들 보다 훨씬 색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순간적인 느낌, 본능에 의해 느꼈던 감정에 충실하여 그림을 그리는 고작가의 이번 전시가 기대가 된다. ■ 송지은

고진이_Another room 2_캔버스에 유채_61×73cm_2015
고진이_Shell memory_캔버스에 유채_130×89cm_2015
고진이_Mist_캔버스에 유채_97×130cm_2014

나는 기억 속 집의 인상을 표현한다. 그래서 색 면 추상으로 보이는 작품의 모티브가 '집'인 것을 한 번에 알아보는 사람이 많지 않다. 나의 작품은 실내가 모티브지만 풍경 같기도 하며 유화를 사용했지만 동양적인 감성을 가지고 있다. 경험에 의한 공간(일상적인 집에서의 기억)의 인상은 여러 시간이 겹쳐지고 공간의 거리가 함축된 공간이기 때문에 경계가 명확하지 않으며 상황을 설명하거나 묘사하지 않는다. 표현 방법도 색을 한 번에 올리지 않고 여러 번 얇게 겹쳐 올렸다. 위에 올린 물감을 비비거나 기름의 농도를 달리해서 올리면 밑의 색이 올라와 섞여 보인다. 그 과정에서 경계도 자연스럽게 허물어지게 된다. 기억을 더듬어 내면에 실존하는 공간의 감성을 읽어내고 그 감성에 따라 섬세히 색을 찾는다. 구도를 먼저 짜기보다 색을 찾아가다 보면 공간이 나눠지고 그 공간이 창이 되기도 하며 벽, 커튼이 되기도 한다. 만약 처음부터 '이 부분은 창문이야' 혹은 '여기는 기둥이야' 라고 생각을 하고 작업을 하게되면 나도 모르게 묘사를 하고 명암을 표현하게된다. 그렇게 되면 그 작품은 못 그린 그림이 되지 애초에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담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잘 그리고 싶은 본능을 자제하고 이와 같은 작품을 하게 된 동기와 표현하고자 하는 감성과 색에 집중한다. 또한 곡선은 사용하지만 대각선의 사용은 절제한다. 대각선을 사용하면 시점을 생각하게 되고, 공간의 거리감을 짐작을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각선이 아닌 색과 색의 모호한 경계가 공간을 만들어내고 감성의 깊이를 만들어 낸다. ● 나의 작업 동기가 집에 대한 기억이라고 하면 '그럼 이 작품은 어떤 장면이예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집에서 유발한 감성을 표현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정확한 시점과 공간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 2011-12년 작품에는 '집'을 짐작할 수 있는 사물들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점점 그런 표현은 덜어내고 있다. 내가 스스로 표현하고자 하는 본질에 다가가면서 불필요한 상황 묘사를 절제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개념의 밑바탕에 있는 '집'에 대해 나는 끊임없이 되새김질하고 있다.

고진이_Blind_캔버스에 유채_116×91cm_2012
고진이_Lively.1_캔버스에 유채_33×45cm_2015
고진이_Noon 2_캔버스에 유채_60×60cm_2015

'집이라는 공간은 굉장히 특수한 공간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사람들은 집에서 살게 된다. 가장 사적이고 은밀한 공간이며 개인의 역사가 써지는 곳이다. 내게 집은 굉장히 복합적인 의미를 갖은 곳이다. 나의 모든 감성은 집에서 비롯하였으며 그 곳에서의 많은 시간들은 뭉그러져 내 안에 압축되어 존재한다. ● 사람마다 집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다르며 의미가 다를 것이다. 집을 작은 사회라고도 말하는데 저마다 다른 규칙과 생활리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끔은 그 규칙이 사회에서 통용되지 않는 그른 것이어도 집안일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간섭할 수 없고 변형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폭언과 폭력이 묵인되고 반복 될 수도 있다. 반대로 너무 일상적이어서 감사를 모르고 지나친 일상들도 존재할 것이다. 이러한 나의 집은 부정의 극에서 긍정의 극 모두 포괄하고 있다.' ● 나는 앞으로도 내려놓아야하는 요소들을 덜어냄으로 더 간결하지만 본질을 가득 담을 수 있는 함축적인 작품을 해 나갈 것이다. ■ 고진이

Vol.20151103a | 고진이展 / KOHJINYI / 高珍彛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