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일기 The Diary of Geumsa

박명미_방기철_오세린展   2015_1102 ▶ 2015_1114 / 일,공휴일 휴관

박명미_잡초 드로잉 프로젝트-죽은잡초 77개 중 첫번째 잡초가 금초되기_ 장지에 금실, 금분, 금색종이 드로잉_20.5×15cm_2015

초대일시 / 2015_1102_월요일_06:00pm

후원 / 파낙스그룹_한국문화예술위원회_부산광역시_부산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공휴일 휴관

예술지구 P ART DISTRICT P 부산시 금정구 개좌로 162(회동동 157-6번지) ADP 2관 Tel. 070.4322.3113 www.artdp.org www.facebook.com/artdp

변하기 위해 여기에 온 그들은, 여기에 왔기 때문에 변했다 ● 부산 금정구 금사공단에 위치한 예술지구_p 에서 『금사일기』라는 제목으로, 2015년 봄부터 레지던시에 입주해 머물고 있는 세 작가들의 작업을 선보인다. 이들은 낯선 환경과 장소에서 반 년간 새롭게 경험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각자의 다른 시선으로 풀어낸 변화된 작업을 보여준다. ● 박명미는 '회화의 언어로 좀 더 적극적인 소통이 가능한가' 라는 개인적인 질문으로부터 기존에 혼자서 해왔던 드로잉과는 다른 「잡초 드로잉 프로젝트」라는 주제를 가지고 관객 참여형 작업과정을 보여준다. 오세린은 금사동에 정착함과 동시에 겪었던 개인적인 경험들을 떠올리며 당시의 감정을 즉흥적이고 추상적인 드로잉으로 표현한다. 이를 선과 면을 따라 자른 후, 조각난 종이들을 포개고 휘어 입체적인 작업을 완성한다. 방기철은 파괴를 주제로 작업하면서 그 행위의 의미를 되짚어본다. 시멘트와 각목을 이용해 자신의 폐쇄된 공간을 만들고, 그 속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새로운 장소와 시간은 그들의 작업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 예술지구 P

박명미_잡초 드로잉 프로젝트-잡초와 시중에 파는 식물 키우기_ 버려진 테이크아웃컵에 104개의 잡초와 시중에 파는 10개의 식물들_2015
박명미_잡초 드로잉 프로젝트-잡초소비자의 소비문서, 팔린 잡초드로잉_ A4 갱지, 장지에 연필 드로잉, 아크릴채색_20.5×15cm×3_2015
박명미_잡초 드로잉 프로젝트-팔린 잡초드로잉_ 장지에 연필 드로잉, 아크릴채색, 파라핀_20.5×15.5cm×2_2015
박명미_잡초 드로잉 프로젝트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5

「잡초 드로잉 프로젝트」는 나에게 말보다는 '과연 드로잉으로 좀 더 적극적인 소통이 가능 할까'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2015년 5월 1일 부산 금정구 금사동에 위치한 예술지구_p에 입주하게 되었다. 한 달 동안 금사동 일대를 돌아다니며 이름 모를 잡초들을 캐고, 버려진 테이크아웃 커피컵에 분양토를 섞어 심고, 이틀에 한번 꼴로 물을 주었다.(혹여나 이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여기서 '잡초'라 명명한 것은 나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6월 오픈스튜디오 날, 시중에 파는 식물 10개와 내가 키운 잡초 104개를 재배치하여 관객에겐 알려주지 않은 채 2000원 이상 자유금액으로 팔았다. 그리고 잡초가 팔릴 때마다 최대한 소비자의 시선으로 사진을 찍게 하였고, 그들로부터 이 잡초를 산 이유나 생김새 등을 적게 하였다. 10월, 나는 잡초를 산 사람의 글씨를 흉내 내서 똑같이 적었다. 그리고 사진으로 찍어두었던 잡초의 이미지와 그 텍스트를 바탕으로 드로잉을 했다. 11월 전시 전, '드로잉 스캔본, 따라 적은 글씨 스캔본과 빈 종이(트레이싱지)'는 잡초를 산 주인에게 보내진다. 잡초 주인은 변모된, 혹은 죽었을지도 모르는 지금의 잡초를 빈 종이 위에 그리고, 이 그림은 전시된 작품 위에 붙여진다. 그리고 나머지, 77개의 죽은 잡초는 금초 드로잉으로 금분, 금색 실 등으로 드로잉 된다.(잡초 드로잉 프로젝트 중) ■ 박명미

오세린_금사 드로잉 Geumsa Drawing_종이에 먹_가변설치_2015
오세린_금사 드로잉 Geumsa Drawing_종이에 먹_가변설치_2015
오세린_금사 드로잉 Geumsa Drawing_종이에 먹_가변설치_2015
오세린_금사 드로잉 Geumsa Drawing_종이에 연필_21×31.5×5cm_2015

나는 올 해 봄까지만 해도 종로3가의 주물공장과 도금공장을 오가며 작업을 했었다. 지난 몇 년 간 '금속공예가', '아트주얼리 작가', '디자이너', 때론 '실장님'으로 불리던 내가 이 곳 예술지구_p에 온 건, 익숙함으로부터 멀리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보는 것이 바뀌면 쓰는 언어도, 말하는 내용도 변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금사동에 도착한 후 몇 개월간 작업에 집중할 수 없었다. 참 우연히도 이 곳에 머묾과 동시에 슬프고 힘든 개인적인 일들이 생겼다. 서울에 있던 과거의 내가 이 곳에 있는 지금의 나를 괴롭혔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어서 그나마 버틸만했다. 새로운 풍경과 사람들에게 관심을 쏟다 보니 기분이 분산된 것 같다. 종종 지나치게 즐겁고 유쾌한 날이 있었는데, 마치 그 양만큼의 슬픔이 다음날 찾아올 듯 했다. 가라앉지 않으려 발버둥치던 여름이 지나갔고 새벽이 쌀쌀한 10월이 되었다. 금사 곳곳에 그 때의 슬픔과 괴로움이 선명히 묻어 있었다. 이 곳에는 금사 이전의 감정이 겹쳐있지 않다. 오로지 지난 반 년의 것들만 선명하다. 건너편 공장의 직조기 돌아가는 소리가 더 이상 시끄럽지 않다. 바로 옆 경부고속도로의 주황색 불빛도 눈부시지 않다. 형광안료를 만들 때 풍기는 냄새도 역하지 않다. 어느덧 익숙해진 금사. 응고된 지난 시간들을 걷어내 종이에 그것들을 옮겨본다. ■ 오세린

방기철_내가사는 집 The house I live in_시멘트, 각목_126×184×100cm_2015
방기철_내가사는 집 The house I live in_시멘트, 각목_126×184×100cm_2015

마땅히 갈 곳이 없고 주변에 작업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상황 속에서 예술지구_p에 입주하게 되었고 공장지대 속의 예술 공간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환경을 접하게 되었다. 건물 위 고가도로에서 들리는 자동차 소리, 매일 마다 색깔이 변하는 고양이들과 찌그러진 드럼통이 기지개 펴는 소리 등 다소 불편할지도 모르는 낯선 환경이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왔다. 나에게 있어서 이곳은 사소하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일들로 가득 찬 곳이었다. 이곳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게 되었고, 자연스레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이 잦아졌다. 그만큼 사람들로부터 배우는 것이 많았고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자주 갖게 되었다. 이러한 계기를 통해 작업에도 작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기존 나의 작업은 외부에서 찾은 오브제를 파괴하고 재구성하는 것이었다. 이후 파괴 행위 자체에 더 큰 중점을 두게 되면서 파괴의 대상이 나 자신으로 옮겨지게 되었다. 시멘트와 각목을 이용해 폐쇄된 공간을 만들고 그 곳에 스스로가 갇힌다. 그리고 그 속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행위를 보여준다. ■ 방기철

Vol.20151102f | 금사일기 The Diary of Geumsa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