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사태 Rainbow Avalanche

나지석展 / NAJISEOK / 羅知奭 / painting   2015_1031 ▶ 2015_1129 / 월,화요일 휴관

나지석_God bless U, Charamsa_혼합재료_247×75cm_2015

초대일시 / 2015_1031_토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화요일 휴관

갤러리 아쉬 헤이리 GALLERY AHSH HEYRI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55-8 Tel. +82.31.949.4408 www.galleryahsh.com

미세먼지 ● 온종일 티비와 라디오, 기사에서 한반도 공기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중국으로부터 날라온 미세먼지가 바람도 비도 없는 하늘에 갇혀 지금 우리가 숨 쉬는 땅 위에 머물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가을의 대명사인 청명한 날씨가 이제는 교과서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이야기가 된 것 같았다. 나지석의 작업실을 방문한 그 날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던 날이었다. 그런데 양평 근처 두물머리 부근, 그의 작업실은 출발지의 공기와는 다른 꽤나 개운한 공기를 마실 수 있었다. 풍수지리와 공기역학을 알지 못하지만, 신기한 장소가 아닐 수 없다.

나지석_무지개사태0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3×73cm_2015
나지석_무지개사태0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3×73cm_2015

그는 우리 사회의 첨예한 대립에 놓인 사건과 이슈를 작업의 소재로 담는다. 그렇다고 그가 자신만의 고집 있는 의견으로 사람을 설득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조금 더 심도있는 관찰자의 입장으로 작업에 임하는 것 같다. 그런 그의 작업상황이 미세먼지가 짙게 깔려버린 지금의 하늘을 닮았다. 대립과 갈등으로 서로의 영혼을 죽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 모습을 그리는 관찰자...  그래서 그의 위치와 그림은 같은 곳에 머문다. 그림을 통해 두물머리와 같은 개운함을 느끼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나지석_무지개사태03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5cm_2015
나지석_무지개사태04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5cm_2015

무지개 ● 로마시대(종교승인이전) 기독교 신자들은 자신들의 종교를 자유롭게 말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물고기 모양의 표식으로 그들만의 신념을 나타냈다. 오늘날 무지개색의 깃발은 성적소수자들의 상징이 되었다. 물론 현재의 기독교인과 성적소수자들은 아이러니하게도 갈등의 대표적인 양 갈래이기도 하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각자의 신념을 남몰래 표현해야 했던 양쪽 모두가 서로를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지석은 무지갯빛이 표방하는 사회적인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붓을 든 관찰자는 지금의 '무지개 사태'를 어떻게 보는 것일까...

나지석_무지개사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74×290cm_2015

흔히 우리는 일곱 색깔 무지개라는 이야기를 한다. 눈으로 가장 뚜렷하게 볼 수 있는 일곱 가지의 색을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연에 솟은 무지개의 색은 수백 수천을 넘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빨강에서 노랑으로 넘어가는 사이만 해도 수많은 색을 볼 수 있다. 다만, 가장 큰 차이는 그것의 면적이 적다는 것이다. 우리의 일곱 색깔 무지개라는 인식 속에서 소수는 그렇게 크고 넓은 것에 묻혀버린 것이다. 진정한 무지개의 아름다움은 다양한 색들이 있어 존재할 수 있다. 그림을 그리는 나지석과 성적소수자들은 다양성에 관한 상징으로 무지개를 그리고 휘날리는 것일지 모른다.

나지석_무지개 사태展_갤러리 아쉬 헤이리_2015
나지석_무지개 사태展_갤러리 아쉬 헤이리_2015

화면조정시간 ● 다양성에 관한 가능성은 우리사회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아닐 수 없다. 사회의 생각과 사상이 하나로 획일화되었을 때 나타나는 무서운 현상들을 저 멀리 중국의 진나라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 우리는 경험하고 배워왔다. 모든의견들이 수렴되어 현실화될 수는 없겠지만, 그 작은 소망 들이 존중됐을 때 반목의 마음들은 이해라는 연금술을 부릴 수 있는 것이다. 나지석의 그림에서는 조각처럼 잘리고 다시 맞추어진 대립의 일면들이 조화를 이루어간다. 현실적으로 같은 선상에 설 수 없을 인물이라든지, 갈등의 상징물들이 같은 캔버스 안을 누비고 있다. 결국, 삼라만상의 모든 것이 나와 친하고 가까운것으로만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다. 다만, 이해를 통해 조금 더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

나지석_무지개 사태展_갤러리 아쉬 헤이리_2015
나지석_무지개 사태展_갤러리 아쉬 헤이리_2015

어릴 적 자정을 넘긴 시간에 티비의 모든 정규방송이 끝을 맺고 내보내는 화면조정시간이 있었다. 삐삐거리는 소리와 함께 무지개와 같은 색색의 세로줄들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그저 검은색 또는 흰색으로 끝을 낼 수도 있는 것은 아닐까... 왜굳이 여러 색들과 듣기 힘든 소음을 만들어 아무도 보지 않는 이 시간에 틀어대는걸까... 하지만, 조금 더 나이가 먹고 알 수 있었던 사실이 있었다. 그것은 각각의 전파들이 여러 가지의 색을 골고루 잘 표현하고 있는 것인지, 소리는 이상이 없는 것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다음 날 아침 다시 송출되어 재생될 여러 색이 뒤섞인 조화로운 이미지를 위한 화면조정시간이었다. ● 가보지는 못했지만, 오늘 두물머리 나지석의 작업실에 화면조정시간같은 무지개가 떠 있진 않을까... ■ 김승환

Vol.20151031f | 나지석展 / NAJISEOK / 羅知奭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