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얼굴 Your Face

김혜련展 / Heryun Kim / 金惠蓮 / painting   2015_1030 ▶ 2016_0131 / 월요일 휴관

김혜련_너의 얼굴展_도라산역 통일아트스페이스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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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련 홈페이지_www.heryun-kim.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15 통일문화주간 특별展

주최 / 통일부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도라산역 통일아트스페이스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도라산리 555 Tel. +82.2.2100.5764

그는 사진 속에서 웃고 있었다. 남쪽 군인들과 마주 보면서 귀엽게, 사랑스럽게 웃고 있었다. 옆에 있는 북한 군인은 손에 담배를 들고 있었지만 그는 남쪽 군인을 쳐다보며 그냥 웃고 있었다. 약간 쑥스러운 듯, 눈매가 가늘고 선하고, 착하고 정직해 보여서 도무지 살인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가늘어 보이는 얼굴선과 긴장을 풀고 있는 그 자세는 남성적이기보다는 여성적이다. 이 젊은 군인의 어머니는 누구일까? 그 아버지보다 나는 어머니가 더 궁금해진다. 얼굴의 고운 선이 여성적으로 보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그 얼굴을 그리고 있는 내가, 곧 군대를 가게 될 애처로운 아들을 둔 엄마이기 때문일까?

김혜련_너의 얼굴展_도라산역 통일아트스페이스_2015
김혜련_너의 얼굴展_도라산역 통일아트스페이스_2015

그는 웃고 있었다. 사진 속 분위기로 보아 1976년(이 해는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이 있었던 해이다.) 이전일 것 같은데 아마도 이제는 60살이 넘었을 것이다. 이 사진으로 인해 혹시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았을까? 남한 군인들과 어울려 환담을 하고 그것도 환하게 웃다가 남한 쪽 카메라에 찍혔다고 혹시 박해를 받지는 않았을까? 숙청된 것은 제발 아니겠지.

김혜련_눈산_캔버스에 유채, 바느질_130×160cm_2012

그는 웃고 있다. 사진 속에서 환하게. 혹시 강제수용소에서 굶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병들어서 죽은 것은 아닐까? 그는 지금, 사진 속 그는 지금, 내 작품의 모델이 되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나로 하여금 눈물 흘리게 하고 있다. 타인의 얼굴 그리기를 부담스러워하는 나로 하여금, 수도 없이 쳐다보며 그 얼굴을 그리게 하고 있다. 붓을 들고 고개를 숙이고, 때로는 눈물이 너무 흘러 그리다 말고 소리 죽이고 울었다. 그와 내가 무슨 인연이란 말인가? 그는 지금 살아 있을까? 그의 어머니가 이렇게 환하게 웃었을까? 남한 군인을 마주 보고 이렇게 환하게 웃는 그는 분명, 평소에도 이렇게 자주 웃었을 것이다. 자상하고 섬세한 여느 젊은이들처럼, 그렇게 환하게 웃었을 것이다.

김혜련_눈산_캔버스에 유채, 바느질_150×200cm_2012

그는 웃고 있는데, 그를 그리는 나는 눈물이 난다. 그리고 있노라면 그가 나인지, 내가 그인지, 그의 얼굴에서 빛이 나온다. 그가 쓴 모자가 광배가 되고, 웃던 그는 울고 있다. 나 대신 울고 있다.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되어, 눈물이 난다. 배 속에서부터 눈물이 난다.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되는, 그 속에서 하나가 되는 황금빛 눈물이 된다. 황금 눈물, 우리의 살인을 용서해 달라고, 그는 아마도 하늘나라에 있을 것이다. 황금빛 눈물 안에서 웃고 있을 것이다. ■ 김혜련

김혜련_붉은 산_캔버스에 유채, 바느질_100×200cm_2012

He was smiling in the photograph. As he stood, he appeared to be facing the South Korean soldiers and smiling adorably, lovably. The North Korean soldier next to him was holding a cigarette, but he was looking at the South Korean soldiers and only smiling. There is an air of bashfulness about him; his eyes are small and kind, and he looks like a good, honest person. He doesn't look like someone that could kill anybody. His relaxed stance and the narrow lines of his face all come across as more feminine than masculine. Who is the mother of this young soldier? I'm more curious about the mother than the father. Is it because the graceful lines of his face strike me as woman-like? Or is it because I, myself—me, the one drawing his face—am a mother as well, with a pitiable son who will soon be doing his military service? ● He was smiling. From the scene within the photo I would guess that the snapshot dated back to before 1976(The year of the Panmunjeom axe murder incident); if so, the soldier is doubtlessly more than 60 years old at this point. Is it possible that he was disadvantaged somehow because of this photo? Is it possible that, because he conversed with the South Korean soldiers—while smiling so radiantly, at that—and was photographed by a South Korean camera to boot, that he was persecuted? Please, let it not be. Let it not be that he was purged. ● He was smiling. Radiantly, in the photo. Is it possible that he is starving in a concentration camp right now? That he fell ill and died? He has become the model of my piece, and right now, the man in the photo, right now, has moved me to tears. He has provoked me into drawing his face, to look at him countless times, even me, who finds it uncomfortable to draw others' faces. I have my brush up and my head down, and from time to time there are so many tears flowing down my face that I stop drawing and only cry silently. What connection do I have with this young man? Is it possible that he is alive right now? Did his mother smile as radiantly as he did? I am certain that he must have smiled like this all the time if he could smile so brightly at a South Korean soldier. Like any fine, considerate young man, he must have had a radiant smile. ● He is smiling, but I am teary as I draw him. And as I draw him, as though he is becoming me, or I am becoming him, I see his face exuding a light. The hat he wears has become a halo, and his smile is gone, replaced by tears. He is crying instead of me. I have become you, and you have become me, and you are crying. Crying from my gut. I have become you and you have become me, and in the midst of this we unite in our tears, which have taken on a golden hue. Golden tears, asking forgiveness for our murders—he is likely in heaven right now. Smiling through his golden tears. ■ Heryun Kim

Vol.20151030l | 김혜련展 / Heryun Kim / 金惠蓮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