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5_1023_금요일_04:00pm_세운대림상가 6층데크
참여작가 구수현_김용현_김채린_김현지_박천욱 손원영_유화수_이상원_조문기
워크샵 / 2015_1101_일요일_04:00pm_SHOW ROOM or WORK ROOM 패널 / 권혁삼(건축학 박사,한국토지주택공사 부설연구소 수석연구원) 노경(건축사진가)_김정아(사회학자,예술학 박사)
전시영상 / movidick.com/Cheongkye-Autumn-Athletic
후원 / 서울시_서울문화재단
세운대림상가 서울 중구 을지로 157
SHOW ROOM or WORK ROOM 서울 중구 청계천로 160 세운청계상가 711호 www.facebook.com/euljirohawaii
서울시 중구 을지로 일대는 서울의 근대화와 고속 성장의 단면을 보여주는 장소다. 1960년대 후반 청계고가도로와 세운상가(건축가 김수근 설계)가 착공되면서 전자산업과 중소 생산업체들의 성장과 함께 서울의 역사, 서울사람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강남권 개발과 용산전자상가의 급부상으로 인해 세운상가를 퇴색한 도시의 전유물로 읽어내는 시선도 없지 않지만, 낡고 빛 바랜 건물 그 밑으로는 오늘도 여전히 전자제품 꾸러미를 실은 오토바이와 트럭들이 바쁘게 드나들고 있다. ● 2015년 현재, 을지로는 조명, 전기, 공구, 철공소, 아크릴, 화공약품 등 다양한 군의 소상공 업체들이 상생하는 활발한 산업생태계가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대학시절 이곳을 오가며 재료를 구하고 베테랑 기술자들의 제작 현장에 매료되었던 작가들이 을지로에 모여들면서 건축가 김수근이 꿈꾸던 서울 속의 작은 유토피아라는 야심찬 기획의 의미를 되짚어 내고 있다.
작업work을 하기 위한 곳을 찾아 모인 작가들에게 이곳 을지로는 저렴한 임대료와 서울 시내 한복판이라는 입지조건이 매력적인 장소이면서도, 재료조달을 위한 인프라와 제작현장의 에너지 넘치는 기운이 더해진 천혜의 환경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곳에서 일work을 하는 사람들에게 과연 작가들은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까? 작가들의 작업work이라는 행위는 작가 스스로에게는 너무나도 중요하고 진지한 것들지만, '생산'이라는 목적성이 확고한 이곳의 사람들에겐, '이건 도대체 뭐하는 거예요?' 와 같은 질문에 아무리 정성껏 대답해도 결국 '별 거 아님'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만드는 행위들이다. 을지로의 상인들과 작가들은 같은 장소에 있지만 그 사이에는 결코 닿을 수 없는 거리가 있다.
을지로에서 일work을 하는 사람들과 작업work을 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접점을 찾는 것은 과연 불가능한 것일까? 그 접점을 찾는 것은 노동의 행위와 동반하는 '의미있음(생산)'과 '의미없음(비생산)' 사이의 틈을 발견하려는 시도일 것이다. '청계 추계 체육대회' 프로젝트는 그 틈을 체육(운동/스포츠)이라는 개념을 빌려 밝혀보려 한다.
체육이 갖는 노동과 유희의 중간 지점적 위치는 예술의 활동과도 닮아있다. 체육은 다양한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활동을 포괄하는데, 참가자의 목적이나 기대되는 성과에 따라서 운동, 놀이, 게임, 여가, 레크레이션이 포함될 수 있고 그 경계는 노동뿐만 아니라 유희와도 통해 있기 때문이다. 성취를 위한 노력과 정향성은 체육을 노동과 결합시키고, 자기 목적적인 특성과 규칙에의 만족은 체육을 유희와 결합시킨다.
행위의 목적성이 분명한 을지로에서 생산성과 비생산성 사이를 넘나드는 장(체육대회)이 펼쳐졌을 때, 각기 다른 삶의 영역에 머물던 사람들이 잠시나마 공통된 목표이자 성취점 (대결에서의 승리)을 계획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가 서로를 인식하고 공존의 의미에 대해서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단합과 결속의 공동체라는 이상향을 위해 예술이 매개가 된다는 원대한 포부는 잠시 접어두더라도, 을지로의 상인들과 작가들이 작품으로 만든 경기장 (놀이터/게임장) 위에서 팀을 나누고 승리를 다짐하는 모습만으로도 의미로운 시도가 될 것이다.
당황스럽게도, 정정당당한 시합은 처음부터 불가능해보인다. 주어진 경기장이 공평하지 않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열심히 임한다. 그리고 될 수 있는 한 즐기면서 하라고 서로를 독려한다. 우리가 하고 있는 경쟁은 출발부터 공정한 것이 아님에도 그것을 바꿀 재간은 없고, 실제의 노력과 가짜 경기룰이 뒤엉켜버린다.(실제 게임이 진행되었던) 경기장의 바닥은 (불공정한 룰을 상징하던) 테이프의 강력한 접착력으로 인해 떨어져버린 후 가짜공으로 변하였고, (인조잔디를 다시 종이에 프린트한) 가짜 경기장 바닥위에 (열심히 게임에 임했던) 그 날의 흔적들이 놓여져 있다. 다만, 이 모든 상황들이 왠지 모르게 잘 어울려 당황스럽다. ■ 구수현 "기적적인 순간" "각본 없는 드라마" 현실에서는 특히 스포츠 형태를 지닌 경쟁 중에 자주 발생한다. 이것을 목격하면서 스포츠적인 경쟁은 기적이 일어나기 위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공장처럼 이 순간을 일정하게 생산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생활하는 현실에서 이 순간을 마주 하기란 매우 드문 일이다. 스포츠의 형태를 띈 운동을 하게 된 경우에는 이런 경우를 꽤 자주 접하게 된다. 기적이라는 형태의 그 무엇인가를 체험하게 됐다는 느낌을 이 상황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체를 소모해서 하는 운동이 아닌 쉽고 빠르게 말초적으로 이 기적을 순간을 반복적이면서 빠르게 체험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기적과 감동을 공장처럼 무한하게 제공하고자 했다. ■ 김용현
'카트달리기의 기술'은 간이식손수레에 풍선을 싣고 레드카펫 위를 달리는 작업이다. 상인들이 늘상 수레를 옮기는 복도에 레드카펫을 깔고 일상적인 공간에 새로운 목적을 부여하였다. 수레를 끄는데 도움이 되고자 준비했던 나의 작업은 오히려 작품이라 생각하시어 피해다니시면서 그분들에게 피해가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혼자하는 고무줄놀이'는 여럿이서 같이 해야만 할 수 있는 고무줄놀이의 속성을 뒤집어 여러 지형지물(건물기둥, 모래주머니, 스피커등)을 이용한 아주 고독하고도 독립적인 방식의 고무줄 놀이를 제안한다. 땅따먹기는 반드시 일정 면적을 물리적으로 차지해야만 할 수 있는 놀이이다. 이 작품은 어디서나 유동적으로 땅따먹기를 즐길 수 있도록 카펫으로 제작되었으며 골목놀이들의 특성상 동네마다 다른 룰에 적용할 수 있도록 조각내어 제작하였다. ■ 김채린 모두가 퇴근한 늦은 저녁시간이 되면 생기 하나 없이 잿빛 거리만 텅하니 비어있는 상가의 거리... 해가 뜨면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좁은 거리 골목 골목을 그득하게 채워진 다양하고 현란한 물건과 불빛들, 그리고 손때 묻은 수레에 가득 담긴 짐을 싫고 숨 돌릴 틈 없이 바쁘다. 이제 모두 뛰어넘어 보아라! 어디까지 뛰어 넘을 것인가... 더욱 숨가쁘게 더욱 가볍게... 하루가 지나면 불빛과 음악이 사라진다. ■ 김현지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로서 체육대회의 목적은 유희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유희는 경쟁을 통해 획득하게 된다. 육상의 그것처럼 더 멀리, 더 높이, 더 빠르게 경쟁을 통해 획득하는 유희는 경쟁자의 패배를 담보로 하는 비겁한 유희 일지 모른다. 체육대회 안에서 작품을 감상하려면 제목처럼 더 멀리, 더 높이, 더 빠르게 뛰어야 가능하도록 했다. 작품은 우리가 닿아야 할 미술의 가치가 그렇게 높게만 형성되어야하는지에 대한 질문이자, 답을 아는 바람이다. ■ 박천욱 작업의 화두(Main theme)는 관계(relationship)이다. 퍼즐(jigsaw puzzle)을 모티브로 방법적 접근과 소재의 다양한 변주를 통해 작업의 주제를 드러내고자 한다. 한 조각이 다른 조각들에 의해 채워짐과 동시에 거리두기(혹은 간극), 또는 겹쳐짐의 반복과 변화에 의해 관계가 형성되며, 때때로 멈춤이 지속되거나 혹은 관계가 심화되기도 하고 소멸되기도 하는 변화무쌍한 흐름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각기 다른 접근방식의 두 작품을 보여주고 있는데, 첫째로 「홀인원」은 대림상가의 옥상 데크에 있는 특이한 배수 구조를 기본 골조로 응용하면서, 작가가 작업실에서 사용하는 화구 등을 의도적으로 게임의 도구로 선택하여 일상과 레저의 경계에 대한 질문으로 체육대회의 개념에 접근한다. 일상적 도구(화구)들과 용도가 다른 공(스티로폼공, 스펀지, 탁구공, 골프공 등)을 윷놀이와 제비뽑기로 선택하는 강제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형식이나 구속(신발)으로부터의 해방의 의미로서 인조잔디를 맨발로 밟고 게임에 임하게 하는 등 기존 형식과는 다른 게임으로 재구성하였다. ● 둘째로는 작업의 모티브인 퍼즐을 입체화시키고 휴식과 놀이의 개념을 동시에 끌여들여 「관계맺기_퍼즐오목」을 구성하였다. 포켓볼 이미지 두 개를 원형 셰잎(shape)의 퍼즐 의자 상판으로 만들어 팀을 나누고, 바닥에 그려진 바둑판 위로 입체 퍼즐들을 옮겨가며 오목을 완성하는 게임이다. 참가자들은 퍼즐로 만들어진 의자 위에 앉아 다른 게임들을 관람하거나 쉴 수도 있고 퍼즐의자를 옮겨 바둑을 두듯 상대팀과 대진할 수도 있다. 혹은 두 팀으로 나누어 각각의 공(빨간 공과 노란 공)을 빨리 맞추는 팀이 이기는 게임에 도전할 수도 있다. 휴식과 놀이는 이렇듯 경계지어지지 않고 가변적인 선상에 함께 놓여 있는 것이다. ■ 손원영
Street figher -길거리 싸움-라는 게임에 매진하던 때가 있었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주인공들을 선택하고 전세계를 누비면서 싸우는 게임이다. 어쩌면 나는 그 시절 그 게임으로 인해서 어디에서 무엇을 하던간에 늘 주인공으로 살아갈 것이라는 근거 없는 막연한 믿음으로 지내왔던 것 같다. 20년이 지나 지금 다시 그 게임앞에 앉아보니 주인공 캐릭터 보다 그 뒷배경으로 눈이 간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한치의 오차없이 배경으로 전락한 내모습이 보인다. 비로소 완벽한 패배를 인정한다. ■ 유화수 현대인들의 다양한 삶 속에서 일정한 패턴을 찾아 회화, 영상, 설치 등의 작품으로 시각화시켜 온 이상원은 이번 체육대회에서 두가지 종목을 진행했다. 첫번째 종목은 체육대회의 오프닝퍼포먼스로 준비한 '에어로빅프로젝트'로, 2000년대 중반부터 매일 저녁 강변이나 공원과 같은 도심 곳곳에서 볼수 있었던 단체 에어로빅 체조풍경을 청계세운상가 옥상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 두번째 종목 'Line up'은 줄을 서는 행위 자체가 목표인 놀이, 운동의 형태로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줄을 선다는 것은 일정한 목표를 위해 차례를 기다리는 사회적 행동이다. 하지만 일정한 목표가 없이 줄을 서는 것 자체를 즐기고 운동으로 삼을 수는 없을까 'Line up'은 참여자들에게 놀이, 여가, 운동의 본질적 특징(행위 자체가 목적이 되는..)을 줄서기라는 일상적 행위로 제시하는 종목이다. ■ 이상원
스마트폰으로 인해 퍼스널컴퓨터의 개념이 뒤바뀌게 된것이 얼마되지 않듯이, 개인용 이동수단인 바이크,자전거,킥보드 등 퍼스널 모빌리티가 이제는 전기동력을 이용해 더 직관적이고 기능적인 스마트 모빌리티로 진화하여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상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처음 접했을 때의 낯설음은 중국발 합리적 대중화로 점차 더 많은 사람들이 길에서 걷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이다. ● 그래서 나는"청계메디컬"이란 가상의 회사를 만들었다."청계천(구청계상권)에서 맘만 먹으면 탱크도 만들수 있다"라지만 이제 옛 위상을 찾을 수 없으니, 국민건강과 친환경적인 것은 당연히 불편을 감수 하는 것 임을 내세우면 기술적인 비용을 줄일 수 있고,세대와 단절된 청계상가 내의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레트로와 심플함으로 디자인 비용을 줄여 차세대 스마트모빌리티를 만들었다. 시제품이 처음에는 실용성도 없고 우스꽝스럽겠지만, 늘그랬듯이 진보적인 것을 처음 접했기 때문이다. ■ 조문기
* 10월 23일 세운청계상가, 대림상가 전역에서의 전시 이후 24일부터는 SHOW ROOM or WORK ROOM (세운청계상가 711호)에서 9명의 참여작가들이 하루 한명씩 전시를 진행합니다. 10/24(토) 손원영 15:00-18:00 10/25(일) 김용현 12:00-19:00 10/26(월) 조문기 15:00-18:00 10/27(화) 박천욱 15:00-18:00 10/28(수) 유화수 15:00-18:00 10/29(목) 김현지 14:00-17:00 10/30(금) 구수현 17:00-20:00 10/31(토) 이상원 13:00-16:00 11/01(일) 김채린 12:00-15:00
The Project Aims and Planning Intention ● The whole district of Euljiro in Joong-gu, Seoul is the spot that shows an aspect of modernization and rapid growth in Seoul. Since the late 1960s, with the construction commencement of both Chung-gyae high-level road and Se-woon shopping district(designed by Soo-geun Kim, the architect in charge), the area has been in close connection with people's daily life and history in Seoul related to remarkable growth of electronics industry and small manufacturing businesses. Although there have been some concerns about Se-woon shopping district since, which regards it as an exclusive property in the vanished city due to development in Gang-nam area and meteoric rise of Yong-san Electronics since the 2000s, it is pretty significant that there are still a number of busy bikes and trucks with piles of electronic stuffs coming in and out under the old and faded building. ● In Euljiro today in 2015, industrial ecosystem has actively been made with the win-win of diverse groups of small businesses such as lighting, electricity, tools, ironworks, acrylic, chemicals, etc. Particularly, according to the point that such artists, who used to get their artistic materials while in college and also be attracted by professional architects and engineers and their production sites, have gathered in Euljiro, Soo-geun Kim, the architect in charge of this project, tries to reminisce about the meaning of the grand planning, 'A Small Utopia in Seoul', which he has been dreaming of. ● Indeed, is it impossible to find a contact point of gathering people who are both working(labor) and working(project) in Euljiro? Looking for such point is a meaningful attempt to discover the gap between 'meaningfulness(productivity)' and 'meaninglessness(unproductivity)' in company with an act of labor. The project, "Chung-gyae Autumn Sports Festival", tries to determine the gap in the concept of physical activity(exercise/sports). ● Such in-between point of both labor and play in physical activity quite resembles some artistic activity. This is because physical activity covers various mental activities as well as physical ones and that also includes exercise, play, game, leisure, and recreation in accordance with a participant' goal or an expected outcome and its boundary covers labor and play together. Oriented efforts towards achievement combine physical activity with labor and auto telic nature and comfort in regulation also combine physical activity with play. ● It is expected that people from different areas of life get to plan their temporary but commonly targeted goals or achievement points(winning of the match) together and naturally become aware of one another and finally that can lead them to share the meaning of 'co-existence' when the fair of productivity and unproductivity(the sports festival) is actually held in Euljiro, the place of clear purpose of the action. Apart from a great ambition that art is a medium for utopian community of unity and solidarity, it is already a meaningful try to direct the scenes that merchants and artists in Euljiro are divided in teams and assure their victory in the projected art complex(playground/game field) in Euljiro. ■ Euljiro Hawaii
Vol.20151029k | 청계 추계 체육대회-을지로하와이 기획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