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5_1029_목요일_06:00pm
오프닝 퍼포먼스 / 서순실「굿, 촛불 퍼포먼스, 안무」
참여작가 고승욱_김옥선_나기_루니_박정근 변금윤_서인희_손몽주_옥정호 이병찬_임흥순_조습_재주도 좋아
전시연계 프로그램-재활용 악기 만들기(강사_루니) 2015_1121_토요일_02:00pm
주최 / 제주특별자치도 주관 / 제주문화예술재단 총괄기획 / 이도영(제주종합문화예술센터 조성사업 TF팀) 전시기획 / 고승욱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구)제주대학교 병원 제주시 중앙로14길 21(삼도2동 154번지) B1, 3층
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현승환)은 2015년 10월29일(목)부터 11월27일(금)까지 제주시 삼도2동 옛 제주대학교병원 공간에서 『파일럿프로그램 터와 길』展을 개최한다. 옛 제주대학교병원은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인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_예술로공간재창조'대상지로 선정되어 제주종합문화예술센터(가칭)로 조성될 계획이다. 이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제주도의 대응투자로 진행되고 있으며 제주문화예술재단은 문화예술콘텐츠 운영계획과 공간콘텐츠 개발 등을 담당하고 있다. ● 『파일럿 프로그램 터와 길』展은 2009년부터 기능과 가치를 상실한 채 휴면상태에 있던 옛 제주대학교병원의 역사적, 장소적 가치를 예술로 재해석하여 공간재생의 활용도를 타진하며 유휴공간을 문화예술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한 첫 시도다. 이번 전시는 오랫동안 비워진 건물 날것의 현 상태를 유지하며, 퍼포먼스와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장르로 펼쳐지는 13명의 참여 작가의 작품을 통해 시대의 기억과 개인의 기억의 만남, 삶과 죽음을 비롯한 생의 순환에 순응하는 제주인, 그리고 재생의 윤리와 미래의 감각을 표현함으로써 공간적 치유와 재생 그리고 희망을 선사하도록 기획되었다.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과거 찰미헌(察眉搟)으로 도민을 행정적으로 섬기고 보살폈으며, 자혜의원으로 해방 직후에는 제주도립병원으로 100년 동안 제주의료의 중심지가 되었던 이곳을 예술적 · 문화적으로 재구성하여 도민들의 일상을 보듬고 감성을 치유하는 공간으로 승화 시킬 수 있는 단초가 되길 바란다. 또한 유휴공간을 문화적 재생공간으로 개선하여 지역예술가와 이주예술가, 그리고 타 지역의 예술가들이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나아가 지역민들과 함께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도민들이 예술적이고 창조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장이 되고자 한다. ● 병원으로서 도민의 건강을 지켰던 치유와 재생의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모든 기능을 다하고 정지된 이곳에서, 13명의 작가들이 피워낼 작은 불꽃들과 함께 도민들 기억 속 켜켜이 쌓여있던 과거의 번영을 일깨울 수 있는 미래의 희망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한다. 관람객들은 오랫동안 비어져 있던 공간의 냄새와 함께 지난 시간의 결을 느끼고 노출 콘크리트 상태에서 최소한의 조명, 설비로 설치된 작품들을 보며 시간이 멈춰있던 공간이 예술로 다시 의미되어지는 순간을 함께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기억의 공간에서 문화공간으로의 변신을 꿈꾸고 있는 유휴공간에 전시될 이번 예술작품을 통해 옛 제주대학교병원 건물이 새로운 의미를 담은 치유와 재생의 공간으로 재탄생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이도영
전시가 진행될 장소는 과거 제주의료원이 자리했던 곳으로 제주의료역사 100년을 담고 있는 오래된 터이다. 이곳의 내력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이아(二衙)터라 불렸던 이곳은 관덕정과 더불어 제주행정의 중심부였다. 그 역사만 600년이다. 자혜의원을 거쳐 해방 이후 도립병원 시기에는 4·3항쟁의 도화선이 되었던 3·1발포 사건이 일어난 현장이기도 하다. 이곳은 시대의 아픔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는 곳이지만, 한편으로는 생의 약동을 지켜낸 희망의 현장으로 제주인의 기억 속에 포개져 있다. ● 도립병원에 이어 도민들의 생명을 지켜온 제주대학병원이 2009년 아라동으로 이전한 이후, 제주대학 병원 건물은 과거의 기억을 간직한 채 지금까지 휴면상태에 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기억의 공간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한 첫 실험이다. 제주인의 삶과 기억, 그 생애의 역사를 통해 치유와 재생의 의미를 묻고, 과거의 터에서 미래의 길을 찾고자 한다. 터와 길이 부딪쳐 만들어낼 작은 불꽃들을 모아 기억의 공간에 첫 불길을 밝히고자 한다. ■ 고승욱
「말과 돌」은 '이름 없는 자'의 죽음에 대한 애도를 위해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처음부터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애도에 앞서 그 이름을 불러야 한다. 이름 없는 그들을 나는 무어라 불러야 하나. 애써 이름 붙인다 한들 그 이름이 '이름 없는 자'의 실체를 담아낼 수 있을까? '이름'이 발하는 빛을 가리지 않고서 '이름 없는 자'의 어둠과 만날 수 있을까? '이름'으로 누렸던 권리를 버리지 않고서 '이름 없는 자'의 난파선에 오를 수 있을까? ■ 고승욱 이 이상한 인물이 풍경에 개입 하는 방식, (거의) 발기적으로 개입하는 이 인물은 (그것이 발기된 것이므로, 그런)남성기를 가만히 들여다 볼 때와 같이 혐오/코믹한 코드를 갖고 있다. 물론 그러나, 왜 이 인물이 그런 자세로 풍경에, 그것도 여러가지 풍경-팔도유람식 풍경에 개입하는지는 명쾌하게 설명될 수 없고, 이 설명하거나, 구성될 수 없는 '이물스러움'이 이 작업의 열쇳말이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니까 이건 초현실도 비현실도 아닌, 현실 자체를 무화시키는 개입/ 난입으로 이걸 통해 우리가 인지하는 이 세계란 대체 무엇일까를물어보게 하는 힘이 있다고 보여진다. ■ 옥정호
나무를 본다. 나무를 있는 그대로 본다. The Shining Things_Jeju연작은 나무 초상이다. 나무들은 제주원도심을 배경으로 서있다. 오랜 세월 한 장소에서 구 제주 모습을 배경으로 정면을 바라본다. 지붕 위로 뻗은 나무, 계단 옆 공손한 나무, 콘크리트 바닥에서 솟은 나무... 나무와 원도심의 선명하고 정확한 묘사를 통해 나무와의 공존이 드라마가 아닌 지루한 일상임을 확인한다. ■ 김옥선
나는 철이라는 재질로 모든것을 만들고싶었다. 철은 참 정직하다. 마음대로 자를수도 또한 붙일수도, 두들기면 펴지기도한다. 이번에 만들어진 악기를 철을 이용하였는데 상상못할 오묘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냈다. 거기에 페인팅을 더해 더욱 신비로운 악기로 탄생되었다. 아무리 사소한 철조각이라도 그것으로 소리를 만들어 낼때 내가 얼마나 큰 흥분에 사로잡혀 있는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 루니
물숨의 결-화석이 되어버린 해녀 불러내기 ● 본 작업은 자본주의의 욕망의 universality와, 욕망의 다양한 사회적 발현을 제주 해녀의 물숨을 통해 제주의 자연 위에 풀어낸다. 숨가쁘게 변해가는 제주에서 내가 만난 해녀는 하나로 규정지을 수 없는 다양한 역할을 살아내며, 자본주의 사회의 종종 이기적인 욕망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추구하고 실현하고 있었다. 이러한 욕망과 자연, 그리고 전통적 가치의 충돌을 난 제주 해녀의 물숨이 빚어내는 결을 통해 표현 하려한다. ■ 박정근
의자에 앉는 순간, 우리는 등을 대고 앉게 된다. 이 때, 딱딱한 등받이를 중심으로 우리의 시야는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고정되며, 같은 공간에 있되 분리되고, 같은 시간에 있되 절연한 상황을 맞게 된다. 「등을 댄 의자」는 거대한 역사의 이데올로기에서부터 배신의 상처까지 관계 단절의 표상으로 등장한다. 이는 우리의 관계가 하나의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때문에 서로 '다름'에 상처받을 필요 없고, 오히려 그 상태를 견디고 지탱하는 인식의 힘에 대한 지향이다. ■ 변금윤
자연은 어떤 계기로 새로운 의미로 다가와 한꺼번에 그 삶이 되어주기도 하는 것,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참 자연은 신기하다. 때론 사람을 울게 하기도하고 웃게 하기도 하니까, 과거를 떠올리기도 하고 아픔을 달래주기도 하니까. 여전히 좋은 작업 모티브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여러 자연들 중에 고르고 골라 삶을 사랑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바람길의 흔적, 움직임을 목판에 담아냈다. 바람이 머물다 떠난자리... ■ 서인희 조습의 작품은 역사의식을 작업의 기반으로 삼아, 콘텐츠는 하드코어 같지만 시각적 형식은 매우 자유로운데, 바로 이 지점이 기존의 리얼리즘 미술과 구별되는 차이점이고 여기에 쾌락과 재미가 덧붙어 있는 작업이다. 조습의 작품은 나에게 시각적으로나 의미적으로 쾌락을 함께 준다. 이런 개념과 형식의 조합을 '포스트민중미술'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고, 조습의 작품은 기존의 현실 비판적 리얼리즘 계열에 새로운 형식을 도입했으니 말이다. (조습과 최범의 대화 중) ■ 조습
2003년부터 시작된 나의 Rubber band(고무밴드)시리즈 연작은 계속해서 누적되고 있다. 주어진 실내 공간에서 탄성의 띠가 확장되어 장력의 에너지를 머금고 있는 기울어진 선들이 벽면을 만든다. 양쪽으로 늘어난 고무 띠들은 스스로 파르르 떨리고 그것들이 같은 방향으로 모여 공간을 가로지르는 탄성의 면을 허리를 숙여 거닐며, 시지각으로 공간을 느끼는 실험이다. 특히 직선의 늘어난 띠들을 막상 만져보았을 때 팽팽하면서도 부드럽게 틈을 벌려볼 수 있고 그 사이를 사람이 관통할 수 있음은 물리적인 벽이 아닌 부드러운 유동적인 벽으로 작용한다. 이것은 물리와 감정이 만나는 적극적 소통이며 낯선 다양한 시선을 열어주어 새로운 공간성을 보여준다 ■ 손몽주
이 작품은 『4.3은 말한다 4권』 10. "대나무에 꽃피고 샛별이 두 개 징조"(pp.341-342)에서 영감을 받았다. '제주 4.3'이라는 역사적 사실성을 전달하기 보다는 이미지와 사운드를 중심으로 최소한의 정보만을 제시하고 역사적 비극 앞에 무력한 인간의 존재와 그들의 정서에 공감하기를 의도했다. 행복과 안정을 한 순간에 박탈당한 불안감과 공포들이 엄습했던 당시의 상황과 애도 조차하지 못하고 '비는 마음'으로 삶을 영위할 수 밖에 없었던 생존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숭시' 를 중심으로 시각적화 작품이다.'숭시'는 흉사, 징후를 나타내는 제주어다. ■ 임흥순
소비생태계를 기반으로 등장하는 새로운 생명체를 제작하고 있다. 생명체들은 감정없이 습관적으로 소비하는 생태계안의 부산물이기에 특정 이름 없이 '도시생명체 Urban Creature'라는 모두 같은 이름으로 등장한다. 소비생태계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일회용 비닐봉투로 제작된 도시생명체는 도시에서 원활한 소비활동을 하지 못했을 때 경험하는 기형적인 감정을 이용하기에 기존의 자연물과는 다른 형태인 키메라적인 모습으로 제작된다. ■ 이병찬
재주도좋아는 비치코밍을 통해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만나고, 끊임없이 밀려와 쌓여가는 대책없는 바다쓰레기 문제를 예술로 함께 해결해보고자 한다. 제주 바다를 찾는 모든 사람이 제주 바다를 소비의 대상이 아닌 아끼고 지켜야 할 대상으로 인지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 재주도좋아 장소는 필연적으로 기억을 품는다. 피고 졌던 꽃들, 뿌리의 범위를넓혀가는 나무, 지어졌다 허물어진 집들, 길 위를 지나가는 것들, 향기들, 소리들, 그 위를 오가던 새들, 그리고 사람들. 모두들 제각각의 이야기를 품고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하나의 터. 그 터를 중심으로 쌓여가는 무수한 이야기들이 남겨지지 않아 아깝고 아쉽다. 모두다 말해질 순 없어도, 일부는 말해져야 한다고 믿는다. 회자되고 기록되도 좋았을, 하지만 놓쳐버린 어떤 것들에 대해 쓴다. 그 씀이 훗날 진짜 유용한 쓰임이 되길 기대하진 않는다. 다만, 이 씀으로 인해 잊혀진 것들이 잠깐이라도 한번 더 기억됐으므로 기쁠 뿐이다. 「탐라순력도」에 이아(二衙)의 모습은 담겨있지만, 그 일대의 동백숲은 기록되지 않았다. 늦겨울에 엄한 바람이 몰아쳐도 붉은 꽃을 터트리던, 지독한 눈이 휘날려도 푸른 잎을 겹쳐 피워내던 동백은 모두에게 잊혔다. 여기 잊혀진 동백을 굳이 끄집어내지만, 또 한 번 동백이 필 때 까지만 잊혀지지 않는다면 바랄 게 없다. ■ 나기
□ 문의 / 제주종합문화예술센터 조성사업 TF팀 064-725-6693 / www.facebook.com/jart114
Vol.20151029f | 파일럿프로그램 터와 길 Pilot program Ground and Road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