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트 인 스틸

Built in Steel展   2015_1014 ▶ 2016_0103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5_1015_목요일_04:00pm

참여작가 송영수_엄태정_정현_변종곤_민균홍 유봉상_도흥록_하원_이재효_오건용 강은구_이승수_백승관_정광호_김병주 박기진_홍기원_조새미_박석원_최만린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포항시립미술관 POHANG MUSEUM OF STEEL ART 경북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길 10 1,3,4전시실 Tel. +82.54.250.6000 www.poma.kr

우리 미술관은 포항의 역사와 경제, 문화의 구심점(求心點)을 이루는 '철(steel)'을 주제로 운영의 특성화를 꾀하고 있으며, '시민이 감동하는, 작지만 차별화된, 세계적인 미술관'을 지향하는 공립미술관이다. 우리 미술관은 첫 번째 연구대상뿐만 아니라 자료의 발굴과 보존을 위하여 2010년부터 계속해서 철(鐵)과 관련된 소장품을 수집하고 있다. 이 소장품은 미술관 운영의 필수적인 구성요소로서 영구 보존과 후대에 안전하게 전승(傳承)할 목적으로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국공립미술관에서는 작품수집 활동의 구체적 목표를 설립목적이나 임무로 제시하며 이에 관계된 업무들 또한 명문화된 규정으로 만들어서 정책의 지표로 삼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우리 미술관의 소장품 수집정책(Collection Policy)은 운영위원회를 통하여 효율적인 방향성이 모색되고, 매년 수정ㆍ보완된 소장품 수집계획에 따라서 이루어진다. 오늘날 지식기반 사회의 경쟁력을 대변하는 창의성(創意性)은 예술의 고유한 속성 중 하나이다. 따라서 우리 미술관은 철을 매개로 지역문화를 견인하는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과 알찬 교육 프로그램으로 예술적 가치를 확산하고 있으며, 창조적 삶의 길잡이로서 예술의 교류와 순환을 통해 도시의 환경과 생태를 새롭게 조성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빌트 인 스틸 Built in Steel展_포항시립미술관_2015
빌트 인 스틸 Built in Steel展_포항시립미술관_2015

현재 우리 미술관에는 지난 5년 동안 구매 111점(14%)와 기증 640점(79%), 관리전환 55점(7%) 등 총 805점의 작품을 수집했다. 부분별로 보면 한국화 3점, 회화 475점, 조각 114점, 서예 1점, 판화 211점, 뉴미디어 2점 등이다. 한편, 전체 소장품 중에서 무상으로 기증받은 작품은 전체 소장품의 79%를 차지하고 있어서, 그 의미와 중요성이 매우 크다. 이번 전시는 이렇게 수집된 작품 중에서 선별하여 그 현황과 방향을 관람객에게 소개함으로써 포항시립미술관의 정체성을 가시화하고 철을 재료로 제작된 다양한 조각작품 감상을 통해 현대미술의 흐름과 그 예술적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송영수_소녀_동판용접_128×16×20cm_1967

이번 전시 중에 대표적인 작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송영수(宋榮洙, 1930~1970)는 해방과 전쟁의 혼란기를 거친 후 국내 미술대학을 통해 배출된 일 세대 조각가이며 1950년대 말 새로운 용접 조각을 시도하여 추상 철조의 영역을 개척한 선구자이다. 한국 현대조각사에서 용접 철조가 처음 소개되었던 1950년대 중반 그는 누구보다 먼저 새로운 기법을 시도했고, 이후 1960년대를 거치면서 자신만의 독창성이 돋보이는 용접 철조 조각을 선보였다. 1950년 서울대 조각과에 입학한 송영수는 한국 추상조각의 개척자였던 스승 우성 김종영(1915~1982)의 영향 속에 국내 미술대학의 관학적이고 재현적인 인체 조각 중심의 교육에서 표현적인 추상조각을 가능케 한 철을 재료로 사용하여 자율적인 형태와 구조를 지닌 독립된 조형세계를 위해 노력했다. 1957년 제6회 국전에 이르러서 송영수의 '부재의 나무', '효' 같은 식물형상의 추상 철조용접이 출품되었다. 1965년 이후 송영수는 동판용접을 주로 사용하였는데, 1967년에 제작한 '소녀'는 그중에서 대표적인 작품이다.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내면적인 정서를 수직적인 구조 속에 직선 곡선의 조화를 찾으며 표출하고 있다. 송영수의 이러한 선구적 활동은 1960년대 젊은 조각가들이 다양한 표현 가능성을 탐구하는 기폭제 역할을 하였고, 한국 현대조각사의 층을 두텁고 풍부하게 만들었다.

최만린_이브_브론즈_86×88×18cm_1961

최만린(1935~)은 한국 현대조각의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는 한국조각에서 암울했던 역사로 말미암아 단절된 전통과 현대성을 찾기 위해 부단한 노력과 자기 성찰을 통해 독자적인 조형언어를 구축해 냈다. 생명이라는 주제가 우주의 원리나 자연의 이치와 같은 총체적이고 형이상학적 차원에서 벗어나 훨씬 더 직접적이고 인간적인 차원으로 구체화한 결과이다. 최만린은 전쟁으로 가혹한 상황과 맞서야 하는 절박한 투쟁 속에 결핍과 박탈감, 절박함을 느꼈으며, 1958년부터 1965년까지 '이브' 연작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브'는 단순하고 격렬하게 표현되었으며, 전후 한국 상황과 격동기를 체감하는 젊은 조각도가 느껴야 했던 예민한 감정들이 묻어 있다. 격심하게 왜곡된 인체는 인간의 해체가 아니라 재구축, 그것을 정서적으로 받아들이는 주관적 감정들이 짙게 깔렸다. 1960년에 제작한 '이브'는 아름다움에 대한 관습적 표현을 거부하고 주관적이고 원시적인 마력을 느끼게 한다. 이 '이브'는 인류 최초의 조각이라 불리며 다산을 상징하는 '빌렌도르프의 비너스(Venus of Willendorf)'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는 원시성으로 회귀를 택한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생명의 원천을 찾고자 했다.

엄태정_태세 An Attitude_동_135×165×100cm_1967(1992)

엄태정(1938~)은 1967년 제16회 국전에서 철 용접기법으로 제작된 '절규'가 국무총리상을 받으면서 조각가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1972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도쿄, 런던 등 국내외에서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출품하며 오늘날까지 한결같이 금속조각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어린 시절 기계를 수리하거나 조립하는데 능숙했던 아버지 밑에서 자연스럽게 금속과 친숙해지고 매료되어 그 물질성에 대한 끝없는 탐구와 금속을 통한 조형의 가능성에 대한 도전을 거듭한다. 그의 작업에는 시간성이 보이며, 방향과 위치 등으로 공간성도 함께 이루고 있다. '태세'(1968)는 엄태정의 초기작으로 마치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있는 듯한 인상의 작품을 제작하였다. 이 작품은 엄태정의 기본적인 조형의식을 보여주는 초기 미니멀한 작품으로 풍성한 양감과 함께 완성도가 매우 높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하고 명료한 형태를 통해 자연과 우주의 질서와 영원한 진리를 탐구한다는 목표의 정점을 이룬다. 사각의 기본적 형태로 하여 마치 커다란 생명체가 꿈틀대는 느낌이 든다.

박석원_무제 6429_철_80×70×50cm_1964

박석원(1942~)의 '무제 6429'(1964)는 바깥부분의 매끈한 표면과 뜨거운 불로 쇠를 녹여서 거칠게 움푹 파인 안쪽부분들이 서로 요철을 이루면서 타원형을 이루고 있는 작품이다. 한국 현대조각사에서 1960년대 용접조각은 작품의 규모나 작가의 수적인 면에서 매우 중요한 조각언어로 자리를 잡았던 시기이다. 당시의 박석원은 비정형의 형태와 물질성을 강조하는 앵포르멜에 영향을 받은 추상언어를 가지고 전쟁의 처절함과 현실사회의 갈등과 분노, 현실에 대한 저항을 표현하면서 동시에 작가로서의 존재를 확인하려 했다. 변종곤(1948~)의 'MM'(2014)은 낡고 녹슨 철제트레이 뒷면에 메릴린 먼로(Marilyn Monroe, 1926~1962)의 실루엣을 흰색으로 그린 그림과 액자와 같은 작은 틀을 고정할 때 사용하는 오브제와 그 속에 있는 메릴린 먼로의 사진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이 사진은 영화 '나이아가라'(1953)의 홍보용으로 배포된 메릴린 먼로의 흑백사진인데,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이 실크스크린으로 프린터 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변종곤은 이 작품에서 그려진 대상과 사진에 대해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의 진실성을 묻고 있으면서, 그림의 본질과 눈앞에 있는 아름다움의 허구성을 드러낸다. 정현(1956~)이 주로 작업하는 인체 조각은 인체 구조의 완벽한 묘사보다는 형태를 왜곡하고 파괴함으로써 현대인의 자화상을 나타낸다. '두상'(1995)은 작가의 대표적 얼굴 조각으로, 눈과 입이 명확하지 않고, 대부분의 얼굴은 파괴된 형상으로 추상 조각에 가깝다. 작가는 현대 인간이 처한 비극적 상황을 잘려나간 귀와 턱, 유난히 큰 코 등의 파편화된 형상을 통해서 표현하고 있다. 도흥록(1956~)의 '빛의 순환 Light Circle 10-I'은 커다란 원형의 자유 곡선과 그 주위를 슈퍼 밀러 재질의 스테인리스 스틸구(球)가 서로 감싸고 휘돌아 나가며 원형을 유지하는 운동감으로 주위를 비추어 나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 구조물을 떠받치는 세 개의 기둥은 유기적 곡선으로 이루어 시각적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전체적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빛의 향연이 서로 한데 어울려 찬란한 빛의 교향곡 같은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오며 즐거움과 역동적 이미지가 이 작품의 제작 의도라 할 수 있다. 민균홍(1958~)의 '무제'(1994)는 철을 불에 달구고, 두들기고, 굽히고, 휘어서 용접하여 마치 소묘나 붓질의 터치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사각형으로 잘게 절단되어 오밀조밀하게 조합된 면들이 전체적으로는 볼륨을 가지면서도 공간감과 율동감을 함께 보여준다. 자연을 노래한 서정시 같은 느낌이 드는 민균홍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제작과정에서의 땀과 노동으로 재료와 작가가 혼연일체가 되고 있는 모습을 음미할 수 있다.

정광호_The Pot 107140_구리_150×140×140cm_2010

정광호(1959~)의 'The Pot'(2010)는 조각과 비조각 간의 개념을 추구해 온 작가의 작품 중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이 작가는 가는 동선을 용접하여 부드러우면서도 형태의 변용이 가능한 조각을 만들어 냄으로써 기존의 조각개념에서 탈피하고 있다. 유봉상(1960~)은 우선 합판 위에 못을 촘촘히 박고 그 화면 위에 아크릴 색채로 고루 바른다. 그리고 그라인더로 갈아내어 배경과 못이 만들어내는 음영의 차이를 통해 풍경화를 표현한다. 반짝이는 금속의 물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보는 시각에 따라 일렁이는 이미지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화면을 꽉 채운 못의 은빛 물결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못의 무게와는 반비례하게 가볍게 하늘거리는 인공적인 것으로 자연적인 움직임을 표현하고 담아내는 작업은 매우 신선하다. 이재효(1965~)의 '0121-1110=106121'(2006)는 작가의 새로운 작업 경향이 잘 드러난 대표작 중 하나이다. 작가는 135cm 길이의 나무 기둥에 못과 볼트를 박아 넣고 그라인더로 갈아내었다. 이후 불을 이용하여 숯을 굽듯 구워내었는데, 나무의 거친 면들은 모두 제거되고 반짝이는 못의 표면이 검은 숯과 대비되어 의외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나무와 철, 돌 등 자연의 재료를 최대한 변형 없이 사용하는 작가의 이 작품에서는 작가의 특징인 고도의 숙련된 기술과 노동집약적 스타일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김병주(1966~)는 건축 구조물의 드러나지 않는 내부 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작업의 모티브로 삼았다. 그는 스틸(Steel)로 만들어진 직선을 조합하여 건축물의 내ㆍ외부 형상을 입체적으로 구현하여, 보이지 않는 내부 공간을 겉으로 드러내 보이는 작업을 함으로써 안과 밖의 모호한 경계를 나타낸다. 무수한 직선의 중첩으로 만들어진 형상은 건축물의 안과 밖을 구획하면서도 두 공간을 완전히 분리하지는 않는다. 더불어 작품에 투영된 빛에 의해 만들어진 그림자들과 어우러지면서 작품 밖의 공간까지도 흡수하는 상호 작용성을 보인다. 백승관(1962~)의 '공존'은 얇은 철판을 꽃잎모양으로 잘라내고 그곳에 인조잔디를 심었으며, 잘라낸 꽃잎과 어린 다른 꽃잎들이 화면에 붙어 있는 부조형식의 입체작품이다. 판화를 전공한 백승관에게 복제와 반복, 작업의 프로세스 등을 응용하여 다양한 매체로 표현한다. 백승관은 평소 주제로 삼고 있는 '진화(evolution)'에 대해 꽃이 경이롭게 피는 미세한 어떤 장면을 통해 우리의 인식을 자극하고 변화를 꾀한다. 하원(1971~)의 '파도(Wave)'는 쉼 없이 하얀 물거품으로 부서지는 파도를 근접 촬영한 사진을 여러 조각으로 분할하여 렌티큘러(lenticular)로 만든 후 각 조각을 부채꼴 모양의 스테인리스 거울에 비추어 길게 늘어놓음으로써 물의 영구히 반복ㆍ순환되는 속성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가시화한다. 관람객의 움직임과 시선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바다의 움직임이 찰나적 이미지로 포착된다. 하원의 작업 역시 변화하는 물의 반복적 움직임 속에서 의식의 흐름에 대한 각성을 유도하는 것이다. 조새미(1973~)의 '사람의 영광'은 스테인리스 스틸의 '거울효과'가 나는 광배 모양의 장식적인 부조이다. 한 구심점에서 무언가가 바깥으로 신비롭게 펼쳐지는 모습으로 꽃이 개화하여 수많은 열매가 알알이 맺히는 광경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오건용(1974~)의 고향은 포항이다. 그의 작품 '여정(旅程)'에는 고향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캔버스 위에 물감으로 그린 바다풍경이 아니라 철판 위에 따개비를 만들어 붙인 자신의 기억을 재생하고 편집한 풍경이다. 종이 찰흙으로 만들어진 따개비는 울퉁불퉁하고 철판은 일그러져 있어 오늘날 포항바다의 초상을 은유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기진(1975~)은 존재의 안과 밖에 있는 공간은 존재의 자리함에서 비로소 생겨나며, 따라서 공간에 대한 인식은 당연한 과정이다. 빛이 표피의 경계를 넘나드는 모호함은 투명한 존재를 공간에 녹아들게 하고 그로 말미암아 겹쳐진 안과 밖의 공간은 존재를 드러내고 무한히 확장시키는데 이는 우리를 심해의 푸른빛 속 존재에게 인도(引導)한다. 존재는 가시적으로 드러난 투명함으로 '내밀한 무한'을 얻게 되는데 이로써 초월적 공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침내 무한히 커진 존재와 초월적 공간의 실체가 나에게 현상을 바로 볼 수 있는 혜안(慧眼)을 가져다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승수(1976~)의 양손으로 꽃을 들고 '봄을 기다리는 지원이'는 흙으로 먼저 만들고 석고로 부어만든 틀에 동선을 녹여 떨어뜨리는 주조방식으로 머리와 손, 신발을 만들었다. 또한, 동선을 잇대는 동봉(銅棒)작업으로 만들어진 그물망이 몸을 이루고 있으며, 동판을 두드리는 단조기법을 통해 꽃과 장식적인 요소들을 만들었다. 동봉으로 이루어진 그물을 통해 동선을 잇대는 동봉(銅棒)작업으로 만들어진 그물망이 허공을 둘러 생략과 비움을 통한 의미 전이가 일어난다. 망구조를 통해 겉과 속을 넘나드는 시선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길 바라는 동양의 전일적 세계관을 바탕에 두고 있다.

홍기원_무제_스틸, 저울_20×400×200cm_2012

홍기원(1978~)은 전시공간 내에 발생하는 대상과 관람객 사이의 긴장을 이용한 심리적ㆍ물질적으로 참여를 유도하다. 이를 통하여 관객의 수동적인 태도를 탈피하는 시도와 함께 주는 것(perceiver)과 받는 것(perceived)의 경계 및 지위에 대한 질문을 한다. 산업용 저울은 관람객에게 그들의 수치를 정직하게 되돌려준다. 관람객의 움직임과 시간성에 대한 관계를 스스로 보여준다. 강은구(1979~)의 '도시 만들기'는 강판을 정교하게 절단하여 제철소의 풍경을 만들고 뒷면에서 비친 조명에 의해 밝음과 어둠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빛은 밝음 보다는 어둠에서, 그림자는 어둠보다는 빛 속에서 그 존재가 더욱 두드러지기에 이 두 개념은 서로 대립적이면서도 보완적이다. 철로 제작된 도시의 풍경은 차갑게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생동감과 아름다움을 상상하게 한다. ● 포항시립미술관의 소장품 수집정책은 근본적으로 한 개인의 기호에서 비롯된 개별적인 수집행위와는 확연하게 구분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우리 미술관은 지역사회의 문화적 입장과 성격을 반영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정신적, 지적 풍토를 함께 드러내어야 하기 때문이다. 소장품 수집과 그에 따른 제반 활동 역시 그것을 밑받침하는 지역사회와 필연적으로 상호 연관관계가 있다. 따라서 미술관 운영은 지역사회 구성의 성격과 구조적으로 연관될 뿐만 아니라, 소장품 역시 이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폭과 방식에서 그러하다. 따라서 미술작품의 본질적인 가치가 어떠하든지 개인 소유의 작품이 공립미술관의 소장작품이 되면 그 고유한 성격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게 됨은 지극히 당연하다. 포항시립미술관에 수집된 소장품은 후대에 안전하게 전승할 수 있도록 적절하고도 효과적인 관리체제가 요구된다. 또한, 우리 시민에게 당대의 미술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신규로 소장된 작품들은 기본적으로 실측, 촬영, 이력정리 등의 등록과정을 마친 후 항온항습과 각종 재난에 대비된 안전한 수장고에 영구 소장된다. 이 소장품은 기획전시의 주제에 맞으면 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고, 국공립미술관 교류를 위한 관외 대여도 이루어진다. 공적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는 시립미술관의 소장품은 여러 활용방안을 통해 우리 시민을 비롯한 더 많은 국민에게 그 예술적 가치를 공유할 기회를 제공하며 지역미술의 발전과 창작의욕을 고취할 것이다. ■ 장정렬

Vol.20151027k | 빌트 인 스틸 Built in Steel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