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5_1026_월요일_05:00pm
주최 / 코오롱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스페이스K_과천 SPACE K 경기도 과천시 코오롱로 11(별양동 1-23번지) 1층 코오롱타워 1층 Tel. +82.2.3677.3119 www.spacek.co.kr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_과천에서 기획전 『메멘토(Memento)』를 개최한다. 송필, 씬킴, 안경수가 참여하는 이 전시는 특정한 형태로 간직되어온 경험이 재생과 재구성을 거쳐 '기억'으로 전환되는 여정을 따라간다. 세 명의 아티스트가 각기 관조해온 삶과 자연, 그리고 자아라는 세가지 테마를 향해 그들 내면에서 부유하는 기억의 자취들이 조각과 회화로 펼쳐진다.
송필은 무거운 질량의 사물을 동물 신체의 일부로 치환한 조각을 통해 지표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현대인들의 심리적 무게를 은유하며, 씬킴은 자연에 대한 기억과 경외심을 필묵법으로 구사하여 금빛의 장관으로 새롭게 재구성한다. 마지막으로 안경수는 자아에 대한 잠식된 기억을 도처에 공존하는 이질적이고 공허한 장소를 매개로 불러일으킨다. 이렇듯 '기억'의 영역을 과거에 지나간 것으로 폐기하지 않는 이들 작가들은 각자의 화법을 통해 누구나 다르게 작동하는 기억의 매커니즘을 상기시키고 공유한다. 이번 전시는 개인의 경험과 분리되지 않는 기억을 지속적으로 재생하며, 회상과 추억의 차원을 넘어선 '기억'의 새로운 객지로 안내할 것이다.
송필은 속도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사회적 기억을 물리적 개념으로 은유 한다. 그는 낙타, 사슴과 같은 동물 신체의 일부를 자연석으로 치환하는데, 모두 위태롭고 버거운 모습으로 일관한다. 지방을 채운 혹 대신 오백 여 켤레의 헌 신발들을 짊어지고 있는 작품 「行-Walking」의 낙타는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사회 속에서 지표를 찾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심리적 무게를 측정하려는 듯 하다. 이 불완전한 동물들은 윤택한 삶 이면에 또 다른 측면으로 재구성하여 오늘을 기억하는 현대의 초상이자 현대 도시에 영향을 주고 받은 기억이 우리에게 어떤 형태로 자리잡고 있는가에 대한 은유로 관람객과 마주한다.
씬킴은 자연에서 느낀 경험으로부터 발로하여 금빛의 장관을 펼친다. 자연 속에서 무엇이라 정의하기 힘든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느낀 그는 동양화의 필묵법을 구사하여 무수한 점과 선을 수놓은 무정형의 산수를 창출한다. 자연의 태초의 모습을 담은 「Before the beginning」, 자연을 정복하고자 하는 인간에게 닥친 최후의 날을 담은 「Last day of us」와 같은 연작들은 자연에게서 얻은 기억과 그로부터 파생된 자신의 메시지를 가미하는데, 물질로 소유하지 못하는 '기억'을 존재하지 않는 대자연으로 새롭게 실체화한다. 금빛으로 무장한 이 풍경은 눈으로 바라다 본 대상에 대한 관념적 표현을 벗어버리고 기억 속에 각인된 감정을 전사한다.
안경수는 자신을 둘러싼 주변의 장소들을 관조한다. 도시화라는 미명 아래 현대인들의 과잉 된 욕망만을 섭취하고 내뱉어진 이 소외의 풍경은 무성하게만 자란 잡풀들과 뒤엉킨 부조화의 영역이다. 그는 폐허가 된 창고, 흔적만 남은 공터 등 오랫동안 익숙하게 보아왔던 공허한 풍경에 대한 기억을 재생하는데, 어울릴 성 싶지 않은 분위기로 주변과 공존하고 있는 이질적인 모습을 회화를 통해 환기한다. 직접 목도한 불안의 경계에서 어디서도 안정감을 찾기 힘들어 보이는 우리네 모습을 발견함과 동시에 역시 예외일 수 없는 작가 자신의 자아를 투영하는 것이다. 미화와 각색을 거부한 채 마주한 회화 속의 장소들은 잠식돼 있던 자아의 기억을 호출하는 피사체와 다름없다. ■ 스페이스K_과천
Vol.20151026h | 메멘토 MEMENTO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