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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1023_금요일_06:00pm
STUDIO M17 4기 입주작가 릴레이개인展 3
후원 / (주)코리아센터닷컴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공휴일 휴관
메이크샵아트스페이스 Makeshop Art Space 경기도 파주시 광인사길 209(문발동 500-14번지) Tel. +070.7596.2500 blog.naver.com/makeartspace
집합체 이미지로 매개하는 뉴-아이콘으로서의 인간학 - 매개 기호로서의 집합체 이미지 ● 이지연은 그간 이미지가 매개하는 '어떠한 힘'과 관련한 작업들을 선보여 왔다. 그것은 피상적으로는 대상을 사진으로 포착하는 방식으로 출발해서 그것들을 재료로 삼아 구상이든 추상이든 그녀가 의도하는 이미지를 포토콜라주나 디지털콜라주의 방식으로 마감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작업이 본질적으로 함유하고 있는 것은 개별체의 이미지들을 합성(compose)을 통해서 만드는 집합체(complex)로서의 이미지 미학과 연동된다. 그것은 시공간이 다른 곳에 위치했던 대상과 사건들을 자신의 시각장(field of view) 안으로 소환해서 새로운 '이미지 덩어리'로 만들어 내는 의미화의 미학이다. 여기에는 하나의 선상에 놓여 있던 이전과 이후의 시간들이 뒤섞이고 이곳과 저곳이 재배치되는 시공간의 해체와 재구성이 동시에 일어난다. 그것은 현실적 시공간으로부터 기호적 시공간으로 사뿐히 변이된다. 이 변이가 반복적으로 패턴화된 추상적 이미지로 드러나는 경우는 더할 나위 없지만, 그것이 구상적 혹은 형상적 이미지들로 드러날 때조차, 매개(mediation)를 은유하는 기호적 이미지는 똬리처럼 그녀의 작업에 자리한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악보의 음표(音標)처럼 자리하거나 사람들이 타고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들이 촘촘히 모여 마치 빌딩의 모습처럼, 나무들이 만든 숲처럼 혹은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처럼 자리하는 집합체 이미지는 매개의 기호로 자리한다. 강변북로를 달리는 차창 밖 풍경을 디지털 몽타주의 방식으로 실현시킨 움직이는 추상 이미지 또한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매개하는 기호로서 존재한다. ● 이처럼 현실로부터 발원해서 변이한 그녀의 복합체 이미지는 과거를 이해하는 오늘을, 저곳을 스쳐간 이곳을 매개할 뿐만 아니라, 다가올 미래를 현재에 매개하거나 한 번도 연계된 적 없는 공간을 이곳에 매개한다. 그것은 현실의 지평에서 포착한 리얼리티로서의 사진 이미지를 부분적으로 추출하고 집성해서 만든 상상의 집합체를 통해서 일상/예술의 경계는 물론이거니와 실재/가상, 현실/비현실, 사실/허구, 존재/부재를 중계하고 매개한다. 마치 이미지의 라틴어 어원인 이마고(imago)가 주검에 씌우는 '마스크(masques mortuaires)'로부터 유래한 까닭에 우리로 하여금 이미지를 항상 죽음과 삶 사이를 매개하는 존재로 인식해 왔듯이, 그녀의 이미지는 언제나 대립항 사이의 매개의 미학을 횡단한다.
해체, 변형, 재생산되는 에이콘 : 뉴-아이콘 ● 대립항 사이에 자리하는 그녀의 매개 기호는 작품 표면에서 쉬이 보이지 않는다. 작가가 이미지의 심층으로 그것을 깊이 침투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언어적 메시지처럼 명징한 답을 찾기보다는 이미지의 모호함 아래에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문제 제기해 왔던 그녀의 작업은 이번 전시에서도 매개의 미학을 탐구한다. ● 흥미롭게도 이지연은 이번 전시에서 이전보다 더 선명한 이미지로 그것을 시도한다. 인류사에서 수다하게 언급되고 회자되어 온 두 개의 키워드, '성모 마리아'와 '돈'이라는 작품 소재가 바로 그것이다. '천주의 성모'로서 신과 인간 사이를 이어주는 성모 마리아의 매개적 역할과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상품의 교환을 도모하는 돈의 매개적 역할은 그녀의 작품에서 몇 번의 비틀림을 거쳐 그려진다. 구체적으로 그것은 누군가가 버린 '성모 마리아상'과 한국은행이 폐기한 '지폐 조각들'로부터 비롯된다. 발견된 오브제(found object)인 이 두 매개적 존재는 많은 이들이 간직하고 지키길 원하는 대상이지만, 그녀의 작업에서는 용도 폐기된 상태로부터 출발한다. 그녀의 작업은 버리지 못할(혹은 않기를 원하는 것)의 버려진 상태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면서 답을 찾기보다는 버려진 것의 변형과 재생산을 통해서 다시금 문제를 제기한다. 구체적으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성모 마리아상의 기도하는 손을 주먹 쥔 손으로 대치시키고 그 앞에 왜곡된 상을 반영하는 거울을 장치함으로써 성모 마리아의 전형적 아이콘(Icon)으로서의 성상(聖像) 이미지를 훼손한다. 아울러 한국은행이 폐기하는 조각 난 돈을 수거해 온 작가는 이것을 다시 콜라주의 방식으로 변형, 재생산한다. 그럼으로써 돈이라는 원형이 지니고 있는 아이콘의 위상과 지위를 박탈한다. 아이콘이라는 용어의 그리스 어원인 에이콘(εικον Eikon)이 '진정한 유사성'이라는 의미로 수렴되는 오늘날 이미지의 또 다른 말임을 상기한다면, 아이콘은 외형적 유사성 외에도 내면적 유사성을 포함한다. 따라서 '마리아상'과 '돈'의 '외형/내면의 유사성', 즉 에이콘의 위상으로서의 아이콘을 동시에 해체, 파괴하는 이지연의 매개적 기호인 집합적 이미지는 가히 뉴-아이콘이라 할 만하다. ● 생각해 보라! 서구 카톨릭이나 동방 정교회에서 마리아는 결코 숭배의 대상이 아니지만, 모든 이들로부터 거룩한 존재로 칭송되며, 인류사에서 돈은 결코 숭배의 대상이 아니지만 모든 이들로부터 매우 긴요한 존재로 간주된다. 현실적 국면에 따라서는 양자 모두 숭배의 대상으로 변이되기도 한다. 전자는 '피안(彼岸)에서의 구원'을, 후자는 '차안(此岸)에서의 구원'을 도모하는 대상이지만, 양자 모두 현실 속에서 발원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오늘날 숭배적 대상으로서의 가치를 지니는 아이콘으로 등극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차원에서 '성모 마리아'와 더불어 '돈'이 유발하는 에이콘으로부터 기원하는 전형적 아이콘의 위상을 해체, 변형하는 이지연의 작업은 다분히 인간학으로서의 뉴-아이콘의 위상을 창출하는데 집중한다.
보이지 않는 인간학의 가치 ● 이번 전시에서 이지연은 성모 마리아의 손에 주먹을 쥐게 만들어 놓음으로써 성모 마리아에게서 나타나는 '사랑의 어머니'로서의 마돈나(Madonna)와 '천주의 성모, 즉 신을 낳은 여인'으로서의 테오토코스(Theotokos)의 이미지보다 불의에 분노하고 절규하는 정의와 공의(公義)에 가득 찬 성모의 이미지를 드러낸다. 마치 중세 기사도 문학의 시대에 마리아를 '우리의 귀부인'이라는 노트르담(Notre Dam)으로 친근하게 불렀듯이 이지연에게서 마리아는 신과 인간 사이의 매개자의 공간으로부터 인간의 공간으로 보다 더 가까이 내려앉는다. 더욱이 이지연은 성모 마리아상 앞에 길게 변형되는 왜상을 만드는 둥그런 거울을 장치함으로써 마리아에게 덧씌워진 '신성화(神聖化)'의 성상으로서의 이미지로부터 탈주시켜 순결한 예수의 어머니였던 육적 인간의 정체성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전시는 결코 성모 마리아를 찬미하는 노래, '아베 마리아(Ave Maria)'가 아니다. 차라리 성모 마리아라는 창을 통해서 바라보는 인간학이라 할 것이다. ● 한편, 전시에는 '돈'이라는 창을 통해 바라보는 인간학도 함께 펼쳐진다. 한국은행으로부터 용도 폐기된 돈 조각들은 결국 돈 쓰레기에 다름 아니다. 이것을 콜라주의 언어로 변형, 재배치하거나, 스캔하여 대형 사진의 언어로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그녀는 '더러운 돈 쓰레기'로부터 자신만의 '댄디(dandy)하고도 스마트'한 예술품을 건져 올린다. 그런 면에서 이것은 돈의 '생산, 분배, 유통, 폐기'의 과정이 인간의 생로병사의 여정에 은유되는 인간학이 된다. ● 더러움/정결함, 악/선, 차안/피안, 실재/가상, 현실/비현실, 사실/허구, 존재/부재, 일상/예술의 경계 사이를 매개하는 기호적 이미지를 통해 전형적인 아이콘의 이미지를 해체, 재구성하는 이지연의 뉴-아이콘은 다름 아닌 인간학이다. 그것은 쉽게 드러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진,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을 통한 예술적 실천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 집합적 이미지로 개별체의 절대성을 해체, 변형, 재생산하는 일, 그리고 이러한 소소한 행위들을 통해 타자들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는 일이면 족하기 때문이다. 이지연의 뉴-아이콘으로서의 조형적 인간학 뿐 아니라 그것의 본질적 가치가 더욱 널리 펼쳐지길 기대한다. ■ 김성호
STUDIO M17 4th Residency Artists' Exhibition Relay ● 복합문화예술공간 MAKESHOP ART SPACE의 Artist-in-Residence Program 'STUDIO M17'은 지난 4년 여 기간 동안 작가의 입장에 서서 그들의 자립적 미술계 활동을 위한 지원에 힘써 왔습니다. 쾌적한 작업환경과 실질적 프로그램은 입주기간 동안 작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과 퇴실 후에도 자립적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문가와의 네트웍을 제공하며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내실 있는 프로그램으로 정착하고 있습니다. ● 지난 해 11월 공모를 통해 모집된 4명의 작가-김용관, 이지연, 장파, 최수환-들은 지난 9개월 여의 기간 동안 스튜디오에 입주하여 레지던시 프로그램인 '입주작가 소개전-Prologue', Field Trip 그리고 평론가와의 1:1 매칭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작품과 존재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작가 별로 1박 2일간 비공개로 진행되었던 평론가와의 매칭프로그램은 작가 대 비평가가 아닌 예술을 사랑하는 미술인의 입장에서 진솔한 대화를 통해 상호 비전을 공유 함으로서 자기성찰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자리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이와 연계되어 진행되는 4기 입주작가 릴레이개인전은 매칭 평론가와의 지속적 정보공유를 통해 심도 있는 비평과 자기성찰에 기저(基底)한 창작이 어우러지는 전시로, 작가로서 한 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2015년 8월부터 12월까지 최수환, 장파, 이지연, 김용관 순(順)으로 진행되는 이번 4기 입주작가 릴레이개인전을 통해 스튜디오 M17이 위치한 '파주출판도시'라는 물리적 환경이 이들 네 작가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그리고 장기간의 비평가와의 호흡이 전시를 통해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어려운 자리임에도 저희 매칭프로그램에 참여 해 주신 고충환, 김성호, 신보슬, 정현 선생님께 감사 드리며, 메이크샵아트스페이스와 함께 성장할 저희 4기 입주작가들에게 많은 격려와 애정 어린 시선을 부탁 드립니다. ■ 김동섭
Vol.20151023e | 이지연展 / LEEJIYEN / 李知妍 / photography.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