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차일드와 몽실통통

본 전시 제목의 일부분을 이루는 단어 스타 차일드는 1968년에 개봉된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태아를 일컫는 말이다. 이는 또한 본 전시 프로젝트 안에서 내 유소년기를 거쳐 수많은 공상 과학 만화들과 로봇 장난감들을 탐닉하며 구축된 시각조형 의식을 함축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나는 해당 영화 작품 속에 등장하는 미래의 핵 폭격기, 스타차일드와 더불어 몽실통통이라는 제목으로 여러 로봇 장난감 박스 아트 등의 디자인을 차용한 입체, 설치 작품들을 제작하였다. 본 프로젝트의 목적은 이 작품들을 통해 어릴 때 접한 로봇 장난감들에 대한 기억들과 그에 동반하여 현재의 미적탐구의 기저를 이루는 의식적, 무의식적 요소들과 조형적 사고들에 관해 다루는 것이다.

강상우_몽실통통2 Mongsiltongtong2_스티로폼, 색 목탄, 스틸_170×47×34cm_2015

강상우_몽실통통1 Mongsiltongtong1_종이 판지, 나무에 오일, 색 목탄_230×160×40cm_2015

로봇 장난감의 박스아트 디자인을 차용한 입체작품 '몽실통통'에서 관찰되는 텍스트들은 내 유년시절에 관람했던 로봇 만화, 장난감 조립에 관련된 내 활동의 동선, 어머니에게 조르던 기억들에 관한 기록으로 그 기억들은 현재의 내 조형의식을 구성하는 중요한 사건들로 규정될 수 있다. 작품의 제목인 「몽실통통」은 당시 늘 내 마음을 설레게 했던 집 근처 문방구 이름이다. 작품 속 그림의 중앙을 차지하는 로봇 이미지는 내 소년기에 유행했던 8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 묘사의 특정한 양식인 '오바리 마사미 양식' 을 차용한 것으로 현재까지도 그 형식은 내 드로잉 작업 속에서 자주 등장할 만큼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당시의 로봇 장난감들이 가졌던 흥미로운 부분은 박스아트 속에 묘사된 전자의 화려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이나 동작에 비교해 실제 조립되어 나오는 결과물이 심하게 왜곡되어 보이고 경직되어 보인다는 점이었다. 입체작품 「몽실통통 2」는 이러한 이질감처럼 나의 조형적 이상성과 현실의 간극을 다루는 작업으로 화려한 로봇 그림이 현실에 장난감으로 변화되었을 경우의 모습을 가정하여 나 자신의 신장과 일치하는 사이즈로 제작한 작품이다.

강상우_Star Child1_캔버스에 혼합재료_182×227×12cm_2015

강상우_Star Child2_옷장, 혼합재료_229×150.5×92cm_2015

강상우_Star Child2_옷장, 혼합재료_229×150.5×92cm_2015_부분

강상우_Untitled 1_스티로폼, 에어 드라이 스톤 클레이, 색 목탄_44×24×16cm_2013 강상우_Untitled 2_스티로폼, 에어 드라이 스톤 클레이, 색 목탄_39×15×13cm_2013

강상우_Drawing book_혼합재료_21×14.8cm×2_2014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유명한 장면 중 하나인 동물의 뼈로부터 핵 폭격 우주선으로의 시퀀스는 기발한 연출과 함께 유인원부터 미래로 이어지는 인류의 폭력적 성향의 연속을 뜻하는 장면으로도 유명하다. 이로부터 거대한 로봇이 악당들과 서로 싸우는 폭력적 미래를 다루는 공상 과학 만화 작품들을 즐겼던 내 의식의 근원과의 유사점이 포착될 수 있을 것이다.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등장한 스타차일드를 차용한 입체작품은 내 유년시절과 비교하여 점차 유약하게 변해가는 내 상태를 원작과 상반된 검정색 인테리어, 어두운 구체안에 보존되는 아기의 형태로 상징한다. ■ 강상우

Vol.20151018k | 강상우展 / KANGSANGWOO / 姜尙佑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