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Theme Part3: Touch - 만지다

2015_1010 ▶ 2015_1015

초대일시 / 2015_1010_토요일_03:00pm

참여작가 김경선_김경아_김규용_김명숙_김선자_김세라 김영수_김재호_문승현_문은주_박윤서_서민지 신현임_이민희_이윤정_임영숙_임현주_조혜영_최지현

주최,기획 / 선사랑드로잉회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0:00am~06:00pm

이음센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 112 Tel. +82.2.760.9700

저는 선사랑드로잉회에서 러브테마 시리즈라는 연속된 기획을 통해서 우리가 사용하는 말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했습니다. 우리가 성장하며 말할 줄 알게 되기까지는 음성으로 말하는 말 이전의 말, 생명탄생의 순간부터 시작되는 원초적인 말의 씨앗이 있을 것이라는 가정에서 시작된 기획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담론이나 미학의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역동적으로 행동에 옮기는 행위의 차원에서의 말에 대한 구성이었습니다. ● 『듣다』에서 우리는 실질적이고 경제적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예술을 실천했으며 『보다』에서 예술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공존하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만지다』에서 우리 자신에게로 돌아와 확장된 감각으로 소통하는 언어, 시각과 청각뿐만이 아니라 촉각으로부터 시간과 공간에 이르는 지각까지 우리의 전 감각을 사용해 다른 이들과 소통하고 자기 자신과 대면하는 원초적인 언어를 생각해 봅니다. ● 이를 위해 『만지다』는 회화를 도예의 영역으로 확장시켰습니다. 물론 도예의 영역에 회화적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만지다』는 도예의 기술적 학습이 아니라 회화작가들인 참여 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세계를 바탕으로 도예작품을 직접 만들고 전시하는 과정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여기에는 한 가지 의문이 있었습니다. 『만지다』라는 표제대로 라면 손으로 직접 만들고 빚어서 제작 할 수 있는 다른 종류의 작업 방법들이 있는데 굳이 도예작업의 방법으로 『만지다』라는 표제를 표현할 필요가 있는 가였습니다.

김영수_City Stor / 문승현_거룩한 얼굴
김경선_신발 / 김세라_가을비
김명숙_가득한 꽃 / 김선자_심비 / 박윤서_천마총
문은주_꿈에 / 김규용_서있는 키 큰 형제들

물론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만지다』에서 우리는 감각의 확장을 목표로 했습니다. 눈으로 보는 것만이 아닌 만지고 느낌으로서 감상할 수 있는 예술작품을 보여주는 것 이상의 본질적인 목표, 관객의 감각만이 아닌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의 감각까지, 눈에 보이는 차원을 넘어선 감각의 확장이었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촉각과 시각의 공감각적 상호작용이 인간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예술의 문제이고 예술가의 문제이며 예술가가 사용하는 언어의 문제였습니다. ● 『듣다』와 『보다』에서도 저는 그것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의미로 사용하였습니다. 들리는 것과 보이는 것을 듣고 보는 것이 아니라 들어주는 것, 보아 주는 것,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들을 듣고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가 바로 예술가였습니다. ● 저는 『만지다』에서도 같은 능동적의미를 부여하였습니다. 그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처럼 들리지만 만진다는 것도 만질 수 있는 대상이 존재하는 것을 전제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만지다』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단순히 물질적 대상이 아님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그것은 우리의 감각 자체입니다. 감각경험 자체를 능동적으로 확장하는 방법입니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예를 들어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우리는 빛의 여러 파장 중 가시광선에 해당하는 부분만을 시각적으로 경험합니다. 우리 눈은 자외선과 적외선 등을 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TV에서 가끔 보는 것처럼 우리는 특수카메라 등의 도구를 써서 우리가 보지 못하는 빛의 파장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만지고자 하는 대상은 확장된 감각이 아니면 만질 수 없는 것, 느낄 수 없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김경아_환희의 신비 / 최지현_꿈꾸는 고양이
조혜영_하늘꽃 / 신현임_그 집
김재호_Hand / 이민희_꿈꾸는 각단
임현주_찬송 / 이윤정_동행을 위하여
임영숙_수련 / 서민지_브로콜리 퐁당

우리는 우리 자신을 아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얼굴을 자신의 눈으로 본 사람이 한 명도 없음에도 자기 얼굴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목소리, 특정 신체 부위 등 실제적인 것 말고도 심리적으로도 우리는 사실 자신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합니다. ● 그래서 저는 감각경험의 확장을 목표로 하고 그 방법으로 시간을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시간을 이해하는 것은 도예기술을 익히는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항목입니다. 시간에 따른 불의 온도 변화와 그것을 유지하고 식히는 과정 뿐 만 아니라 우리가 흙에 손을 대는 그 순간부터 완성된 작품이 나오기까지의 시간들. 우리는 그 시간들을 경험하였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보아서도 만져서도 경험할 수 없는 감각의 시간입니다. ● 우리는 시간 안에 있으며 유한합니다.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은 그렇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예술의 언어로 표현해야 할 시간은 무한합니다. 우리자신은 시간 안에서 유한하지만 예술의 언어로 대화하는 우리 자신은 무한합니다. 예술가가 느끼는 시간의 감각은 이처럼 무한한 것들을 생각합니다. ● 『만지다』에서 우리는 만져지지 않는 무한한 시간과 대화했습니다. 단순히 감각경험을 늘린다는 애초의 취지와 달리 우리는 감각 이상의 경험을 생각해 봅니다. 그것은 예술가의 시간이고 말이며 자기 자신과의 대면입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만지다』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 『만지다』를 끝으로 러브테마 시리즈를 마치며 '사랑'이라는 자동사처럼 예술은 언제나 능동형이었다는 것을 기억해 봅니다. ■

Vol.20151010b | Love Theme Part3: Touch - 만지다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