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ends with me

이석호展 / LEESEOKHO / 李錫昊 / sculture.painting.video art   2015_1007 ▶ 2015_1018 / 월요일 휴관

이석호_wonder man_레진, 아크릴 페인트, 오일 파스텔_150×116×50cm_2015

초대일시 / 2015_1007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아트 컴퍼니 긱 Art Company GIG 서울 서초구 방배로42길 31-5 Tel. 070.7795.7395 www.artcompanygig.co.kr blog.naver.com/suntory0814

破卵 ● 자주 악몽을 꾸었다. 꿈속 기괴하고 오묘한 괴물들은 초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괴롭힘으로써 작가혼를 계속 타오르게 했다. 작가는 그 꿈의 흔적들을 계속 낙서하듯이 구겨진 노트 한 귀퉁이에 끄적거리기 시작했고, 그 낙서는 곧 작품의 일련의 시리즈가 되어갔다. 그래서인지 이석호 작가의 초기작인 monsterism 시리즈의 경우 반 지하 자취방 속, 어두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의 색채가 주조를 이루었다. 작가의 악몽은 첫 개인전 "I Love Flower"를 앞둔 시점에서야 비로소 전환된다. 작가는 희망의 씨앗을 위해 물을 뿌리는 "yellow giant"를 창출했다. 그리고 이 씨앗에서 탄생된 캐릭터 '새싹'이를 통해 새로운 출발에 대한 이야기를 표현하고자 했다. 이번 두 번째 개인전 "Friends with me"에서 작가는 가상의 세계에서 새롭게 피어난 '새싹'이와 여러 인물을 함께 등장시킨, wonder land 라는 일종의 연극적인 장치를 마련한다. 새싹이의 "기상나팔"이라는 매개체로 초기 작업에서 등장한 캐릭터들이 지상으로 나오고, 무지개가 피어오르며, 구름은 바람과 비를 뿌리며, 해님은 밝게 웃으며 햇살을 대지에 비춘다. 숲속의 다양한 희극적 미쟝센은 보는 이로 하여금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희극 그 자체에서 오는 함정이 있다.

이석호_Friends with m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291cm_2015
이석호_Wake up! Uncle Tom_레진, 아크릴 페인트_99×120×77cm_2015
이석호_385-31 monster house_레진, 아크릴 페인트_53×33×31cm_2015

인생은 그것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비극이요,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희극이란 말이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 시민의 직접참여 민주주의가 완성된, 소위 태평성대에 비극이 완성되었고, 펠로폰네소스 전쟁으로 도시국가가 와해되기 시작할 때 희극이 나타났다. 태평성대에 비극이, 사회가 불안할 때 희극이 나타난다는 얘기가 성립된다. 즉, 희극(comedy)의 목표는 관객을 웃음지게 하여 행복을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웃음이라는 일종의 마약성분으로 대중을 취하게 하고 세상의 근심걱정을 잊게 하고픈 절대자의 복심이 나타난 일종의 프로파간다(propaganda)인 것이다. ● 작가는 표면적으로는 희망과 웃음을 이야기하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데아 속에 감추어져 있는 쓰디쓴 현실의 고통을 감내하려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초창기 지하에서 똬리를 틀던 악몽 속 괴물들은 나팔소리로 상징화된 절대 권력자의 부름으로 지상으로 올라와 햇살 속에서 행복을 만끽한다. 이러한 역설의 무대의 연출자는 작가 이석호다. 아니, 어쩌면 작가 이석호는 자신이 캔버스 속 절대자가 되어 이러한 아이러니를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낙서라는 자신만의 무의식 속 지휘봉으로 현실 속 긍정과 부정의 正反合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타고 가는 작가 이석호의 작품세계에 박수를 보내며 다음 연극 속 wonder land의 풍경을 기대해본다. ■ 아트 컴퍼니 긱

이석호_Friends with me_레진, 아크릴 페인트_36×15.5×14cm_2015
이석호_Happy four season trees_레진, 아크릴 페인트_38×22×21cm_2015
이석호_I am a king_레진, 아크릴 페인트, 오일 파스텔_32×130×21cm_2015
이석호_Sleeping uncle Tom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72.7cm_2015

나의 작업은 낙서로부터 출발한다. ● 낙서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개인적이자 무의식의 행위이다. 무의식은 우리, 혹은 내 안의 타자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내 자신을 이루는 것이면서 정작 나는 알 수 없는 '내 안의 바깥' 인 셈이다. 나는 낙서라는 자유로운 기록을 통해, 작품의 경계를 허물고 내면과 외면, 존재와 허구, 본질과 현상의 사이를 넘나든다. 나에게 낙서란 무수란 아이디어의 자궁, 존재의 증명이자 놀이, 세상을 향한 대화와 소통인 것이다. 나는 낙서를 통해 고뇌하고, 춤추고, 반증하고, 유희한다. 고로 나는 이 낙서들을 모아서 커다란 세계를 만들어 간다. ● 무의식적으로 끄적인 낙서는 어느 순간 의식적으로 변해 똑같은 낙서를 그리곤 한다. 반복적인 낙서를 그리면서 나는 비로써 그 순간 내게 처해진 환경과 감정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그 어설픈 낙서를 다시 깨끗한 종이 위에 그려 색깔도 넣어본다. 그리곤 마지막으로 입체로 만들어 생명력을 불어 넣어준다. 나는 낙서를 통해 많은 캐릭터들을 탄생시켰다. ● 작업 공간이었던 지하세계에서 느꼈던 소외와 단절, 외로움, 이질감, 절망, 고통, 괴리감의 감정을 시작으로 최근작 '희망' 이라는 주제의 'I Love FLOWER' 시리즈까지 고독 속의 열망, 냉정 속의 뜨거움, 겨울 속에 싹트고 있는 봄의 존재처럼 나는 삶이 주는 무수한 슬픔 속에서 비상을 꿈꾸고 있다. ■ 이석호

Vol.20151007e | 이석호展 / LEESEOKHO / 李錫昊 / sculture.painting.video art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