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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도스 GALLERY DOS 서울 종로구 삼청로 7길 37(팔판동 115-52번지) B1 Tel. +82.2.737.4678 www.gallerydos.com
작업은 작품을 만드는 일에서 벗어나 관계의 위치를 달리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여정(旅程)의 장소, 위치, 관계가 변화하고 모든 주어, 개체, 배경도 바뀐다. 변화 속에서 소생하는 그들의 상응(相應)은 화면 위에 덮이고 가려져서 생경한 광경을 만든다.
형상을 지닌 모든 개체들은 순서와 위치를 바꾸면서 자연으로 돌아간다. 위치를 바꾼다는 것은 매 순간 다른 상황과 삶 속에서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지점을 말한다. 그들의 만남과 헤어짐은 만나기 전에도 만남 후에도 살아있는 접점으로 연결된다. 이들의 접점은 한 표현자의 인식을 바탕으로 일순간에 연결된다. 자연물도 변화하고 그를 바라보는 자연물도 동시에 변화한다. 자연을 움직이는 힘과 그 양면이 일부가 되고 충만함으로 가득할 때 그 자체만의 다각적 측면으로 드러나게 된다. 이는 보이는 것 그 이상의 부분을 보고 심안(心眼)으로 조응(照應)하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작품에서 자연물의 관계는 여백으로 긴밀하게 연결된다. 여백과 함께 작품에 주로 등장하는 물결, 바람, 연기는 사물을 변화시키는 매개물이자 우리 눈으로 볼 수 없는 변화의 시간과 변화 가능성을 함축한 등장물이다. 허상으로 보이는 실체와 물질, 그 관계를 둘러싼 바람의 층이 길게 이어지는 두루마리 형식의 작품 속에서 사라지고 나타나면서 이어진다. 끊임없는 변화로 가득한 풍경은 처음과 끝이 본래 하나였던 것처럼 흐름의 연속선상에서 처음과 끝이 맞물린다. 단편으로 보이는 풍경은 여러 개의 드로잉이 겹치면서 연차적 순서와 달리 변화가 쌓인 정경을 펼친다.
영겁(永劫)의 변화와 찰나 사이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무형(無形)과 여정을 함께 간다. 걸어서 도달하는 과정 속에서 그 자연이 내가 되고 무형이 되는 경험을 동반하려 한다. 또한, 우리가 딛고 있는 이 지점과 형(形)이 없는 것 사이에 충만한 관계를 찾는 것에서 작품을 맞는 관찰자에게 심안으로 본 자연 형상들로 들어오길 기대한다. ■ 정진아
Vol.20150924e | 정진아展 / JUNGJINA / 鄭眞亞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