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강애란_이진주_장파_정금형_정은영_함경아 린 티안미야오_인 시우젼_치하루 시오타 치카코 야마시로_아라야 라스잠리안숙 밍 웡_멜라티 수료다모_쉴라 고우다
도슨트 시간 / 11:00am, 02:00pm (2회)
관람시간 / 10:00am~08:00pm / 주말,공휴일_10:00am~07:00pm 뮤지엄데이(1,3번째 화요일)_10:00am~10:00pm / 월요일 휴관
서울시립미술관 SEOUL MUSEUM OF ART (SeMA) 서울 중구 덕수궁길 61(서소문동 37번지) 2,3층 Tel. +82.2.2124.8800 sema.seoul.go.kr
1. 판타시아 FANTasia는 페미니즘 시각에서 동아시아의 여성미술의 현재와 그 의미를 살펴보는 전시회이다. 글로벌리즘, 로컬리즘이 교차하고 젠더와 재현의 문제가 세계적 화두로 떠오르는 현대 사회에서 아시아와 여성은 각기 그 자체로서 중요한 정치적 함의를 갖는다. 그런 만큼 아시아 여성, 아시아 여성미술의 페미니즘과의 연계가 불가피하며, 동아시아 페미니즘으로 기획된 본 전시가 현대적 개념의 정치예술로서의 명분을 획득하게 된다. ● 계급 타파와 이념의 구현을 위한 선전미술로 국한되었던 과거의 정치예술과 다르게 현대 정치예술은 젠더, 신체, 차이, 인종, 환경, 생태, 기술의 재현과 그 비판에 집중되어 있다. 과거의 정치예술이 예술을 생산주의로 환원시켜 혁명적 희망을 프로메테우스적 생산 신화로 전환시켰던 반면에, 오늘날에는 인종적, 지역적, 사회적, 성적 차이의 중요성과 시각문화의 재현적 코드에 주목하며, 차이와 재현에 내재된 진실의 추정들을 의심한다. 재현, 젠더, 신체 담론에 깃든 문화적 의미와 차이를 페미니즘 시각에서 분석, 비판하는 포스트구조주의 경향의 현대 페미니즘 미술은 어느 정치예술보다 정치적이며, 특히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분쟁지대인 아시아를 배경으로 추동되는 아시아 페미니즘 미술의 경우 그 정치적 의미가 배가된다고 볼 수 있다. 2. 19세기 말-20세기 초 근대 사회의 발전과 병행하여 태동한 페미니즘은 20세기 말 포스트구조주의 사상과 맞물려 가장 생산적이고 유익한 현대 담론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그것은 유럽 문명을 이룩한 데카르트적 형이상학과 그 효과인 이분법에 대한 전면적 반성과 함께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구조주의와 궤를 같이 하는 탈식민주의 정치학, 포스트모던 문화 담론은 20세기 유럽 모더니즘에 대비되는 비유럽 타자문화와 역사에 주목하며 그로부터 파생되는 재현, 젠더, 차이의 문제를 이슈화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페미니즘이 재조명되는 동시에 기존 페미니즘이 소위 포스트페미니즘이라는 새로운 옷을 입고 부활하게 된다. ● 포스트페미니즘은 페미니즘의 단독 범주였던 여성을 계급, 인종, 섹슈얼리티, 지역 등 다른 탈중심 문화화 교차시키며 페미니즘의 지평을 확장시킨다. 이는 계몽사상에 입각하여 지식, 사상, 자의식, 개인주의를 강조하는 기존의 자유주의 휴머니즘이나 인간활동을 구조로 고립시켜 인간의 직관과 비고정적 본성을 무시하는 결정론적 구조주의 철학으로부터의 결별을 의미한다. ● 포스트페미니즘은 이분법에 내재된 불평등이 자연적, 생물학적으로 구축되는 재현의 모순에서 비롯되고, 여성을 주변적인 것, 부수적인 것으로 설정하는 부계 담론과 재현 체계 역시 이분법의 효과라는 점을 직시하며 계몽주의, 인본주의, 구조주의 등과 같이 기존의 철학적 패러다임으로부터 해체주의로 시선을 이동한다. 해체주의에 기반한 정신분석학, 여성인류학을 수용하고 있는 포스트페미니즘은 명시적 담론 속에 감추어진 발화 이전의 언어, 타자화된 젠더와 인종, 모성적 주체성과 섹슈얼리티 동물적 이타성, 전오이디푸스적 판타지 등 전복적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는 비가시성, 타자성 발굴에 주목한다. 3. 비가시성, 타자성은 문화/자연, 서양/동양, 시각/촉각, 정신/육체, 남성/여성을 가르는 위계적 이분법에서 자연, 동양, 촉각, 육체, 여성과 같은 하위 항목을 관통하는 대표적 개념들이다. 이 가운데에서 동양을 지칭하는 아시아와 제2의 성으로서의 여성은 서구역사와 부계문명에 기재되지 않은 미지의 암흑지대로 간주되어 비가시적 타자로 범주화되었다. 그러나 이 둘은 모두 불가해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분법을 해체할 전복적 힘을 갖는다. 이것이 바로 단일성, 유일성을 능가하는, 즉 정체를 규정할 수 없는 이중성, 양가성, 애매모호함의 힘으로, 이런 점에서 아시아와 여성은 개념적, 범주적 동질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 아시아와 여성이 비가시성과 타자성으로 코드화되는 동시에 양가성, 전복성으로 탈코드화, 재코드화되는 맥락을 이런 배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탈코드화, 재코드화 과정에 판타지가 유효한 기제로 작용한다. 명암이 공존하고 가시와 비가시가 혼재하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지대에 기거하는 판타지는 속성상 양가적인 만큼 매혹적이고 위협적이며 전복적이다. 이 지점에서 아시아, 여성, 판타지 3자간 유추 또는 은유적 동일화가 가능하다. ● 이런 견지에서 이번 동아시아 페미니즘 전시회는 아시아와 여성을 연결하는 은유적 기제인판타지를 주제로 내걸고 판타지와 아시아의 합성어인 판타시아FANTasia를 제목으로 설정하고 있다. 판타시아는 즉흥환상곡으로 명명되는 동음어 판타지아(Fantasia)를 유추시키는 점에서도 의미론적으로 유효하다. 판타지아가 형식적 제약을 받지 않고 몽상적인 기분이나 로맨틱한 환상을 표현하는 자유로운 수법의 즉흥적 음악 소품곡을 지칭하듯이 판타시아라는 명칭으로부터 서구 전통에서 자유로운 아시아 양식, 나아가 부계적 형식주의의 제약을 벗어나는 탈형식적 여성양식이라는 점을 암시받을 수 있다. 4. 판타지(fantasy)는 유아발달의 초기국면의 정신상태를 지칭하는 심리적 환타지(phantasy)와 다르게 장르, 매체 개념으로 줄거리나 주제나 세팅에서 마술이나 초자연적 현상을 사용하는 픽션 장르를 의미한다. 전(前)언어적 존재로서의 유아적 환타지에서는 현실과 상상의 차이가 거의 구별되지 않지만 문학, 영화, 미술, 게임 등의 매체적 판타지는 꿈, 욕망 등 무의식적 환타지를 의식적으로 성취하는 상상적 비현실이자 창조된 허구적 이야기이다. (fantasy는 일반적으로 phantasy와 구별 없이 사용되고 있으며 한국어 표기에서는 판타지 또는 환타지로 혼용되고 있다. 여기서는 편의상 fantasy는 판타지, phantasy는 환타지로 구분하여 사용한다) ● 스베탕 토도로프(Tzvetan Todorov, 1939~)가 『환상성: 문학장르에 대한 구조적 연구, The Fantastic: A Structural Approach to a Literary Genre, 1973』에서 주장하듯이, 판타지는 현실/초현실 경계가 애매모호할 때 발생하며 아직 설명할 수는 없으나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있는 만큼 매혹적이고 위협적이며 질문하게 만든다. 또한 phan이나 fan이 모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든다는 어원을 갖듯이 판타지는 내부를 드러냄으로써 중심을 동요하게 만드는 전복적 속성을 갖는다. 그것은 아버지의 이름을 벗어난 비합법적 에너지로 충만한, 미하일 바흐친(Mikhail Bakhtin, 1895~1975)이 말하는 치외법권적 카니발, 즉 주변의 반란이자 무의식의 귀환을 의미한다. ● 판타지는 해석, 이야기에 기초하고 위협적이고 전복적인 만큼 서사적 여성미술 장르나 정치적 페미니즘 장르로서 효력을 발생한다. 동시에 판타지는 아시아 장르로도 유효하다. 특히 변화와 발전의 과정중에 있는 현대 아시아, 고정된 정체성을 갖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며 경계 없이 확장되고 있는 아시아는 그 실체를 규정할 수 없고 본질이나 유형을 정의할 수 없기 때문에 판타지로 독해할 충분한 명분을 갖는다. 아시아는 아시아에만 머물지 않고 흔적과 기표가 되어 전 세계를 돌며 새로운 아시아 판타지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에는 부인할 수 없는 아시아 정신과 문화적 뿌리가 있다. 특히 동북아 국가들은 한자문화, 동양화 문화, 선사상, 유교문화, 자연주의 등 문화유산의 동질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사한 식민경험과 근대화 과정을 공유하고 있다. 결국 현대 아시아는 지리적, 문화적 동질성에 근간하는 로컬적 아시아, 인종과 국적을 초월한 코스모폴리탄적인 아시아라는 2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 이 두 얼굴이 현대 아시아를 대변한다. 변화와 이동 자체가 실체가 되고 있는 아시아, 글로벌하고 로컬한 두 얼굴의 아시아로부터 새로운 아시아 판타지가 구축되는 것이다. 그것은 서구인의 머릿속에 가공된 타자적 판타지가 아니라, 외면적 비가시성속에 내파적 에너지를 잠재하고 있는 집단무의식적 차원의 전복적 판타지이다. ● 판타시아FANTasia 전시에는 한국의 강애란 Airan Kang, 이진주 Lee Jinju, 장파 Jang Pa, 정금형 Geumhyung Jeong, 정은영 siren eun young jung, 함경아Kyungah Ham, 중국의 린 티안미야오 Lin Tianmiao, 인 시우젼 Yin Xiuzhen, 일본의 치하루 시오타 Chiharu Shiota, 치카코 야마시로 Chikako Yamashiro, 태국의 아라야 라스잠리안숙 Araya Rasdjarmrearnsook, 인도네시아의 멜라티 수료다모 Melati Suryodarmo, 인도의 쉴라 고우다 Sheela Gowda 등 여성작가 13인과 싱가포르의 남성작가인 밍 웡 Ming Wong 등 모두 14인 동아시아 작가가 참여한다. ■ 서울시립미술관
Vol.20150915b | 동아시아 페미니즘: 판타시아 East Asia Feminism: FANTasia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