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te Night 백야 白夜

윤병운展 / YOONBYUNGWOON / 尹秉運 / painting   2015_0912 ▶ 2015_1003 / 추석연휴 휴관

윤병운_Heartbeat_캔버스에 유채_50×116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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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운 홈페이지_yoonbyungwoon.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주말_12:00pm~05:00pm / 추석연휴 휴관

2448 문파인아츠 2448 MOON Fine Arts 서울 강남구 논현로24길 48 Tel. +82.(0)2.554.6106~8 2448artspace.com

겨울우화, 기억과 망각 사이에서 그리워하다 ● 윤병운의 그림을 보면, 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 눈발로 감싸인 정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나무 한 두 그루가 서있고, 그 나무 사이로 빨간 버스나 자동차가 지나간다. 그리고 이따금씩 어디서 왔는지 모를 말 한 마리가 가로나 공원을 지나쳐간다. 말은 때로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눈덩이나 바위처럼 생긴 비정형의 형태 위에 동상처럼 자리하고 있기도 한다. 마치 양 날개인 양 두 마리의 개를 거느린 여인이 얼어붙은 듯 겉잡을 수 없는 눈발을 온 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정경도 보인다. 그리고 작가의 그림에 곧잘 등장하는 정경도 보이는데, 화면의 전면에 책무더기를 배치해 배경화면이 실제보다 더 멀고 아득하게 느껴지는 풍경이다. 그 자체가 무슨 책의 집 같고 성채 같다. 여기까지는 여하튼 알만한 풍경들이고 모티브들이다.

윤병운_Sametime_캔버스에 유채_112×145.5cm_2015
윤병운_Boom_캔버스에 유채_112×145.5cm_2015
윤병운_Open_캔버스에 유채_53×72.7cm_2015
윤병운_Picture Thief_캔버스에 유채_72.7×60cm_2015

그런데, 이런 알만한 정경들이며 모티브들에도 불구하고, 정작 보면 볼수록 낯선 느낌이다. 알만한 정경이며 있을 법한 정경은 현실이 아니다. 그렇다고 비현실이라고 할 수도 없다.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풍경이다. 신기루와 데자뷰를 불러일으키는 알레고리적인 풍경이다. 있을 법한 풍경이면서도 정작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풍경이다. 작가의 관념으로 재구성된 풍경이며 만들어진 풍경이며 연출된 풍경이다. 바로 겨울로 대리되는 정서와 서정, 신화와 전설을 연출하기 위해 짜깁기되고 재구성된 풍경이다. 작가는 유년의 경험을 보편적인 경험으로 확장하고 있고, 사적인 꿈을 일반적인 꿈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경우로 보인다. 그리고 여기에 미술사에서 차용한 부분 이미지들(이를테면 알고 보면 거대한 두상임이 드러난 눈덩이나 여인 조상)과 책으로 상징되는 내면화의 경향성(책은 존재의 집이며 내면의 집이다)이 가세하면서 일종의 겨울우화로 부를 만한 어떤 판타지의 경계를 열어 놓고 있는 것이다.

윤병운_Out of Beat_캔버스에 유채_50×116cm_2015
윤병운_Picture_캔버스에 유채_90×90cm_2015
윤병운_Silence_캔버스에 유채_45.5×33.4cm_2015

그 경계 위로 눈이 내린다. 눈이 시야를 가리는 풍경이 무슨 반투명한 막이나 베일이 드리워진 것 같다. 그리고 그 베일은 풍경을 이쪽과 저쪽으로, 내가 서 있는 곳(혹은 내가 속해져 있는 곳)과 내가 바라보는 곳으로 구분한다. 무슨 말이냐면, 작가는 일종의 사이풍경을 그린다. 현실과 비현실, 현실과 신화, 현실과 기억, 기억과 망각 사이의 풍경을 그리는 것인데, 일종의 경계풍경으로 명명할 수도 있겠다. 작가는 말하자면 그저 겨울풍경을 그린 것이 아니라, 사실은 겨울풍경에 빗대어 기억과 망각 사이의 역학(심리적 역학)을 그린 것이다. 그리고 막간(Intermission)이라는 또 다른 그림의 제목이 이런 사이풍경이며 경계풍경을 지지하고 강화한다. 기억과 망각 사이를 그린다는 것, 막간을 그린다는 것, 사이와 경계를 그린다는 것, 그것은 결국 그리움을 그린다는 것이다. 멀기 때문에 흐릿하고, 자꾸 멀어지다가 종래에는 지워지기 때문에 그립다. ■ 고충환

Vol.20150914j | 윤병운展 / YOONBYUNGWOON / 尹秉運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