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학고재 Hakgojae 서울 종로구 삼청로 50(소격동 70번지) Tel. +82.720.1524 hakgojae.com
이번 전시는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1786~1856)와 우성(又誠) 김종영(金鍾瑛,1915~1982)이 한자리에서 만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몇 가지를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두 사람은 장르도 시대도 다르다. 추사는 19세기 서(書)의 거장이고, 우성은 20세기 조각(彫刻)의 거장이다. 이런 유형으로는 지금까지 시도된 적이 없는 전시다. 더욱이 지금까지 주류로 다루지 않았던 우성의 글씨와 그림까지 나와 조각과의 유기적인 관계까지 점검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전시를 여는가. 직접적인 이유는 우성 각(刻)의 근저에 추사 서(書)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복합성(複合性)'을 띠고 있는 추상조각에 비(碑)첩(帖) 혼융(混融)의 서(書)가 배태되어 있다는 점이다. 20세기 들어 서문맹(書文盲)의 현대미술인과 미술문맹의 서가(書家)들은 우성과 추사의 100년 밀애를 모르고 있었다. 우성은 "완당 글씨의 예술성은 리듬의 미보다 구조(構造)의 미에 있다...내가 완당을 세잔에 비교한 것은 그의 글씨를 대할 때 마다 큐비즘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고 추사를 세잔이나 피카소와 바로 비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전시 의의는 우성이 추사를 작품으로 오마쥬하는 이상이다. 이 전시를 통해 21세기를 사는 우리한테 다시 전통과 현대, 동(東)과 서(西)는 무엇인가를 우성과 추사에게 묻고, 그 학예궤적을 통해 밝혀내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 ● ...복합성(複合性)과 실사구시(實事求是) / 구축미(構築美)와 절대추상(絶對抽象) / 사물의 질서(秩序)와 불각(不刻) / 어심머터리(asymmetry)와 불계공졸(不計工拙) 또는 하모니(harmony) / 서화각(書畵刻)일체와 3차원의 서(書) / 나는 누구인가, 불이(不二)의 두 자화상(自畵像)...
추사와 우성의 예술은 일생에 걸쳐 붓으로 칼로, 서(書)와 각(刻)으로 역사전통과 서구현대가 교차해온 19,20세기라는 시공(時空)에서 나라는 존재가 무엇인지, 우리가 누구인지를 우주(宇宙)자연(自然) 앞에서 스스로 묻고 답한 성찰(省察)의 결정(結晶)이다. 다시 말하면 추사와 우성의'혼융'과 '복합성'이 같은 맥락에서 읽혀지듯이'불계공졸'과'불각'에 가서는 하나로 만난다. 이렇게 보면 결국 추사와 우성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것이 아니라 자연(自然), 즉 스스로 그러한 것이 무엇인가를 시공을 초월하여 통찰하고 드러낸 사람이다. (『추사 김정희·우성 김종영: 불계공졸不計工拙과 불각不刻의 시공時空』 글에서 발췌) ■ 이동국
Vol.20150911i | 추사 김정희·우성 김종영: 불계공졸不計工拙과 불각不刻의 시공時空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