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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영 블로그_blog.naver.com/junghy0083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6:00pm
세움 아트스페이스 SEUM ART SPACE 서울 종로구 삼청로 48(소격동 73번지) Tel. +82.2.733.1943 www.seumartspace.com
정효영은 시간을 박음질한다. 지하실 한켠에 볼품없이 놓여있던 쓸모없는 것들은 작가를 만나며 쓸모 있는 것들로 다시금 재탄생 된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지하실은 작가에게는 추억이자,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여있는, 한마디로 이야기 하자면 '다양한 감정의 응축된 공간'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단순히 지하실이라는 공간이 가지는 특수성이 아니며 현실세계와 동떨어져 있는 이면적인 공간으로 지상에서 내려간 깊숙한 내면의 공간이자 은밀하고 어두운 근원적인 공간, 즉 세상의 축소판이자 확장판 이다. 그것은 지하실이 될 수도 있으며, 버려진 공간, 창고 등이 될 수도 있고 더 나아가서는 닫혀버린 마음이나 다양한 관계성을 이야기 하는 것 일 수도 있다. ● 작가는 어두컴컴한 지하실에 무심하게 놓여 져 있거나 불규칙적으로 쌓여져 있는 물건들에서 다양한 관계와 연관성을 발견하였으며 작은 창문에서 들어오는 희미한 빛에 비치는 사물들이 어떠한 생명체나 알 수 없는 거대한 구조물로 보인다고 하였다. 그러한 기억들이 남아 그 안에 있던 사물들과의 관계를 고찰하며 작업은 시작되었고 작가의 손에서 재탄생 된 사물들은 생명을 얻어 전시장으로 흘러나왔다. ● 기억과 드로잉, 바느질과 키네틱으로 일상의 연속성과 현재의 행위 또는 기록으로 사물들이 갖는 관계성을 보여주고 또한 이를 통해 변화되어 가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작가는 쓸모가 사라진 사물들의 숨겨진 이야기와 관계성에 주목하며 이들이 갖는 다양한 조건성의 변화와 변화된 이미지를 보여줌으로 쓸모가 전부가 아닌 '잔여적 쓸모성' 을 극대화시키고 있으며, 새로운 인식 변화체계로 인한 변화를 보여줌으로서 유의미성을 찾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본 전시에서 서론으로 보여 지는 작은 알맹이, 씨앗의 형태의 작품들은 무의미할 정도로 바닥에 흩뿌려져 있는데 하나같이 박음질 되어있다. 이들은 서로 어떠한 관계를 가지는 듯하고 소통하는 듯 하며, 작은 생명체처럼 보이기도 한다. 작은 누에고치처럼 박음질 되어있는 알맹이형상의 작품들은 가장 핵심적인 매개이자 밑바탕이라 할 수 있으며, 작가 개인을 둘러싼 여러 가지 감정과 관계로부터 오는 환경적 요인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 또한 작가는 드로잉 작업을 통하여 작업의 감성적 설계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직접적 드로잉이 아닌 드로잉과 페인팅 사이의 것으로서 작가가 보여주고 있는 키네틱 작업의 설계도면이라 할 수 있다. 어찌보면 불친절한 스토리보드 형식의 드로잉들은 일반적 키네틱 작가들의 도면적 밑바탕 드로잉이 아닌 감상적이고 추상적인 이미지들의 응축으로 보여 지며 변화무쌍하고 자유스러운 이미지들은 정제시키지 않은 본연적 기억의 무질서한 나열과 의도적 무계획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본 전시에서 작가가 보여주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키네틱 작업으로도 구현화 되어 작가의 폭넓은 작업적 스펙트럼을 엿볼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체계적이고 기계적인 기존의 키네틱 작업과는 상이한 우연적이고, 위태로우며 불완전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 이러한 의도적 행위들은 어떤 현상의 물리적 작동자체보다는 그 물리적 작동과 관계되고 발생되어지는 의미와 구현에 비중을 두는 것이라 볼 수 있다. ● 다시 말해, 작가가 활용하는 가시적인 기계적작동과 장치들은 사물들의 비가시적인 관계성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이는 공간 안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여 서로 건드려지고 부딪히면서 다양한 청각적 효과를 주고, 이를 통해 거대한 설치 조각이 마치 영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효과를 주고 있다.
또한 작가는 작업들로 드로잉이나 설치가 표현하기 힘든 지점 또는 작품에서 보여 지듯, 부분과 관계의 독립된, 모호한 관계를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영상작업 으로 보여주고 있다. 본 전시에서는 이전과는 조금 다른 방식의 애니메이션 작업을 통해 포괄적인 기억의 시간과 공간, 사물의 응축된 이미지, 관계성의 순환과 반복을 보여주며, 이는 작가의 내적, 외적인 부분을 확장시키고 미학적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전의 전시들이 어두컴컴한 공간 안 에서 자신의 존재를, 이야기들을 해왔던 것이라면 본 전시에서 보여 지는, 앞으로의 작업들은 그 공간에서 나와 보고, 듣고 말하며 표출해내며 소통하는 것이다.' 라고 작가는 말한다. ● 이처럼, 본 전시에서 정효영은 여러 가지 매체나 형식을 동시에 혼용하고 공간별로 특정한 표현방식에 집중하며 사물들의 관계, 더 나아가서는 관계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였음을 입증하며, 버려진 또는 쓸모없어진 사물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그것들이 갖는 의미에 대해, 연관 지어진 개인이나 사회적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마련할 것이다. ■ 오주현
Vol.20150902g | 정효영展 / JUNGHYOYOUNG / 鄭孝永 / installation.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