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5_0828_금요일_06:00pm
참여작가 강주형_강초아_김가영_김동환_김준 김지원_이승훈_전영재_정진의_홍가람
후원 / 연희작가자치협동조합 기획 / 황희승(아터테인 큐레이터)
관람시간 / 02:00pm~06:00pm / 일요일 휴관
살롱 아터테인 SALON ARTERTAIN 서울시 서대문구 홍연길 32(연희동 708-2번지) 1층 Tel. +82.2.6160.8445 www.artertain.com
어릴적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동그란 딱지내기를 한 기억이 있다. 당시에 유행하던 만화영화 등을 인쇄한 딱지들을 가지고 노는 놀이였는데 딱지에 인쇄된 글이 많고 적음, 또는 딱지에 인쇄된 별들이 많고 적음을 맞추고 그에 따라 자기가 건 딱지를 잃거나 그 수만큼 따는 사행성 짙은 놀이였다. 딱지위의 글자들이 많고 적음을 따지기 위해 글자들을 세면서 만화영화의 한 장면과 그 캐릭터들이 사용했던 말들을 몸소 익히면서 우리끼리의 유행어들도 만들었던 것 같다. 움직이는 그림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무한한 상상력의 자극. 그러나 당시에 우린 TV나 영화관에서만 살아있는 캐릭터를 볼 수 있는, 말그대로 상상을 애니메이션화 할 수 있는 것은 거대하게 산업화된 매체를 통해서만 가능했다. 지금처럼 디지털 미디어 기술이 전혀 발달되지 않았던 그때는 개인의 표현 영역으로 애니메니션은 그 누구도 꿈조차 꿀 수 없을 정도로 험난하고 지난한 작업 과정을 거쳐야만 했었다. 컴퓨터 산업과 미디어들의 디지털화 그리고 데이터 저장 기술의 어마어마한 발전은 애니메이션을 개인적인 표현의 영역으로 빠르게 끌어들였다.
애니메이션 그룹 "MOD"는 개인적 성향이 강한 개별 작품들의 유기적인 설치와 공간 구성에 따른 전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른바 헤쳐모여식 실험 애니메이션 그룹이다. 그 활동의 방법과 그루핑은 실험성이 남다르다. 지극히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이나 진지한 삶의 이야기들이 한 곳에 모여 움직이지 않으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MOD : Move or Die) 서로의 간절함으로 이어지는 활동 그림들은 최근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켰던 확성기 만큼이나 긴밀하고도 극적으로 이야기들에 깊이를 더하고 그 내용들을 확장시키고 있다.
이미지 방화범을 꿈꾸는 강주형은 삶의 허무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옥철(subhellway)을 그리는 강초아는 지하철의 다양한 장면들을 통해 일상생활의 양면성을 표현한다. '우주=알"이라는 슬로건을 제시하는 김가영은 가장 작은 단위의 우주와 거대 우주사이의 존재 방식인 팽창과 축소에 대해 이야기 한다. 부분에서 전체로 이어지는 대상의 특성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김동환은 한편의 서사가 이루어지는 시각적 틀의 안과 바깥의 경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김지원은 문자를 시각화한 작품들을 다시 움직이는 그림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서울역을 새롭게 즐길 수 있는 일종의 안내서와 같은 작업을 하는 이승훈은 각각의 장소가 지니고 있는 특성들과 사람들의 삶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연결시키고 있다. 서로의 도움과 역할에 의해 존재하고 있는 인간상들을 그리고 있는 전영재는 보여지는 것 이면의 본질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정진희는 소소한 일상속에서 느껴지는 담담하면서도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한다. 불특정하고 명확하지 않는 시간의 흐름들을 자신의 경험에서 찾고 있는 홍가람은 애니메이션 기법을 통해 이미지가 살고 있는 새로운 공간을 탄생시키고 있다.
애니메이션은 죽어있는 이미지에 생명력을 더하는 작업이다. 즉, 움직이지 않는 이미지는 애니메이션에 있어서는 죽음이다. 따라서 '움직이지 않으면 죽는다'라는 이 신예 그룹의 비장한 선언이 전하는 메시지는 너무나 분명하게 와 닿는다. 하지만 이미 산업적으로 시스템화 되어버린 애니메이션의 상업성을 뚫고 어떻게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여러 다른 삶들에 감동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 자못 걱정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 임대식
Vol.20150828g | MOD SHOW 2015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