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 Seung Beom 2015

조승범展 / CHOSEUNGBEOM / 曺昇汎 / drawing.installation   2015_0813 ▶ 2015_0924 / 주말,공휴일 휴관

조승범_Untitled_캔버스에 흑연, 페인트_147×353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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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9:00am~05:30pm / 주말,공휴일 휴관

샘표스페이스 SEMPIO SPACE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이섭대천로 58(매곡리 231) 샘표식품 이천공장 내 Tel. +82.2.3393.5590 www.sempiospace.com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는 무형의 것들이 무수히 많이 존재한다. 감각, 철학, 가치관 등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변환시켜 이해 시스템을 간소하게 축소하여 욕구를 충족 시키기 원하는 사회 속에 살고 있다. 이에 우리는 실제 형상이 존재 하는 것처럼 만들어 세상에 내놓으며, 대중들은 보이는 것이 전부이고, 보이는 것이 실제라고 여긴다. 이러한 가시화의 변환 속에서의 문제는 수 많은 모순들이 발생한다. 조금 더 쉽게 눈에 띄어야 하며, 조금 더 쉽게 이해 시켜야함과 동시에 감각적인 미학을 더함으로써 이러한 모순 발생 현상은 겉잡을 수 없이 늘어난다. 산업의 한 부분에서는 무형의 정보를 전달하며 미적 감각을 더하는 이러한 행위를 "디자인"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컨텐츠들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은 "디자인"이라는 도구에 열광하고 있다. 남들과 다름의 절대적 무기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주목하고 탐구의 목적으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컨템포러리 작가의 작품을 샘표 스페이스에서 만나본다.

조승범_Untitled_스틸_120×195×45cm, 120×75×75cm_2015
조승범_Untitled_스틸_58×71×71cm_2013

작가는 현실과 디지털 세계와의 차이를 도면의 "접기"를 통하여 감상자의 이해를 돕는다. 많은 과정을 통하여 탈락되고 걸러지는 과정을 통한 디자인의 단계를 디지털 화면으로 비유하며, 그 디지털 화면 속 곡선의 "진실"을 현실 속으로 끌어내어 적나라하게 시각화 시킨다. 이러한 데이터를 작가는 현실에서 유형화 시키고, 이를 받아들이는 감상자는 현실 속 익숙하지 않은 유형과 데이터를 각자 자신의 시스템을 통하여 해석하게 되며, 위의 모든 현상 탐구를 위한 과정을 행위로 만들어 내어 감상자의 사고의 자극을 유발하는 것이다. 작가는 데이터를 받아들이는 수신자의 다양한 체계 속 각각의 오차범위를 인지하지 못하고 벌여지는 사회 속 "소통", 이와 함께 과연 "진짜"는 무엇일까에 대한 의구심을 제시하고 탐구한다. ■ 샘표스페이스

조승범_Untitled_Laser jet print transfer on wood panel_122×244cm_2015

디자인 생태계에서의 경험을 통해 축척한 애증의 에너지를 표출하고픈 욕망을 원동력 삼아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 대부분의 상품은 기획의 과정에서 어떤식으로든 인간에게 이롭다는 유토피아적인 개념으로 포장되고 그 이면에는 이윤에 대한 기대와 환상 그리고 최종결정권자의 취향이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상품이 기획되고 생산되어 공간에 놓이게 되는 과정에서 억눌리고 금지되는 것들에 대한 상상이 작업의 기저에 깔려있다. 뾰족한 것들의 밀도는 이러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으로부터 비켜가고픈 욕망에 대한 은유이다. 뾰족한 것들에 대한 생각은 곡면이 포함된 종이 접기 전개도에 연원이 있다. 컴퓨터 상의 곡선이 현실의 공간에 놓이기 위해서는 직선의 집합으로 치환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n개의 직선으로 이루어 진 곡선을 만들기 위해서 n의 값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의식적 혹 무의식적으로 n의 값의 범위가 걸러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조승범_Untitled_캔버스에 오일스틱, 연필_153.4×396cm_2014
조승범_Untitled_캔버스에 오일스틱_152×388cm_2014

입체물의 종이 접기 전개도를 생성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면과 면이 만나야 하는 지점에 이음새 역할을 하는 면이 추가된다. 이 이음새 역할을 하는 면은 보통 사다리꼴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면의 폭이 좁을 경우 이음새의 모양은 삼각형이 된다. 원기둥의 전개도를 만든다고 할 때 프로그램은 곡선을 직선의 집합으로 변환해서 전개도를 생성한다. 원은 n 각형으로 치환되며 결과적으로 n 각기둥의 전개도를 생성하게 된다. 예를 들어 n의 값을 1000으로 설정했다면 원기둥은 1000각기둥이 되며 기둥부분의 하나의 면이 1000각형에 붙어있다고 했을 때 999x2(윗면,아랫면)개의 이음새가 생성되는 전개도가 만들어진다. 999x2개나 되는 삼각형의 이음새가 생성된 전개도는 수많은 뾰족한 것들이 덩어리에 붙어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될 것이다. 뾰족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얇고 오밀조밀하게 모여있어서 솜털같이 느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이 전개도를 물리적 환경에 손실 없이 구현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성공적으로 전개도를 만들어냈다고 해도 999x2개나 되는 이음새를 붙여가면서 원기둥을 만들려고 하지는 않을 것 이다. 애초에 n의 설정값을 낮게 설정하거나 하나의 면을 동그랗게 말아서 원에 붙이는 방법으로 원기둥을 만드는 방법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형태는 물리적 환경에서는 위협적이고 비생산적이고 구조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실제로 만들어 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물리적인 환경에 부적합하다는 것은 설명이 없어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조승범_Ominous shit_캔버스에 오일스틱_150×180cm_2014

가상의 공간에서는 어떠한가. 컴퓨터에서 데이터화된 선들은 화면에 픽셀로 구현이 된다. 축소된 이미지에서는 삼각형의 이음새 부분이 까만 덩어리로 나타나게 된다. 자세히 보기 위해 조금씩 확대를 하다 보면 수많은 대각선들이 가로 세로로 배열된 픽셀의 망과 겹쳐지면 무아레(moiré) 패턴을 보이기 시작한다. 무아레(moiré) 패턴의 간섭형상을 벗어나기 위해 더 확대를 하게 되면 부분만을 볼 수 있을 뿐 전체적인 상을 모니터 화면에서는 확인 할 수 없다. 가상의 공간에서도 이런 형태가 거주하기에 썩 적합한 환경은 아닌 것 같다. 여러 가지 조건(스케일, 재료, 손실 등등)에 따라 변수가 있기하지만 가상의 공간에서 물리적 공간으로 변환하는데는 100각형에 해당하는 밀도 정도만 되어도 상당히 버거운 도전이 된다. ■ 조승범

Vol.20150816a | 조승범展 / CHOSEUNGBEOM / 曺昇汎 / drawing.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