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의 대화 / 2015_0727_월요일_06:00pm
기획자 공모 당선展
주관 / 사진미디어공간 포톤 후원 / 예술지구 P_파낙스 그룹
다큐멘터리 『범전』 상영 / 2015_0801_토요일_예술지구_p 금사락공연장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공휴일 휴관
예술지구 P ART DISTRICT P 부산시 금정구 개좌로 162(회동동 157-6번지) ADP 1관 Tel. 070.4322.3113 www.artdp.org
이번 작업 『Tower_경계에서』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동시에 드러내는 관점으로 접근한다. 첫째, 공간의 경계는 군사적 공간과 삶의 공간의 경계에서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다. 이러한 군사시설이면 어디든지 존재하는 (이미 낡은) 감시탑에 올라 안과 밖을 허물고, 각각 지녔던 정체성마저 모호하게 만드는 그러한 경계를 이번 작업을 통해 드러내고자 함이요. 둘째, 공간의 사용가치와 목적, 활용도에 따라 변모하는 그 시간의 접점에 대한 경계를 기록하는 것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덧붙여 설명하자면 무엇보다 이러한 감시탑(판옵티콘Panopticon)은 미셀 푸코가 「감시와 처벌」에서 '원형 감옥에 가둔 죄수들을 감시하듯 출산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간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지배 권력의 도구로 잘못 사용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 바 있기에, 소홀히 다룰 수 없는 거시적이면서도 미시적인 중요한 가치를 점한다. 이러한 감시와 경계의 수단이었던 군사시설에 올라서 그들의 시선을 따라 기록하는 것, 그 지점에는 우리의 지난 역사적 공간과 자본주의에 의해 변모해 가는 현대적 공간이 만난다는 그 접점에서 우리는 모순적 순응을, 또한 암묵적 합의를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예술은 보다 나은 삶을 지향하며 그 길을 제시하는 수단이다. 그 길에 동참하는 나는 오늘도 역사적 사변을 기록하고 그 기록을 통해 우리의 삶의 저변에 작은 변화와 실천을 이끌 수 있다고 믿는다. 비록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담을 수는 없었지만, 이번 작업이 그 길을 향해 내딛는 시작이었으면 좋겠다. 또 다른 내일을 위해... ■ 윤도영
범전 캡쳐링 Beomjeon Capturing 돌출마을, 붉은골목, 굉음 (Single Channel Video, 33min) 범전 (다큐멘터리 영화, 86min) 모든 것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있었다. 초원* 근처에 살던 사람들이다. 그들이 지켜보던 풍경은 다음과 같다. [일장기가 불탄다. 전쟁이 끝났다. 감만 8부두를 통해 부산에 상륙한 미군은 넓은 초원을 발견한다. 일본이 차지하고 있던 초원. 미군은 그 초원위에 기지를 세운다. 다시 전쟁이 발발한다. 성조기가 펄럭인다. 성조기가 불탄다. 미군이 떠나기 시작한다. 미군이 머물던 초원을 돌려받았다. 초원은 이제 공원이 되었다.] 이 모든 풍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이제 사라지고 없다. 사라짐의 순간은 동해남부선 위를 달리던 기차가 일으킨 것인지 초원에서 불어온 것인지 묘연한 바람과 뒤섞여 소멸되었다. 지금으로부터 지나간 어느 때의 '곳'이 아니라 굉음만이 남은 현재의 '곳'은 시간과 이데올로기 앞에 으스러진 사물과 인간의 기억을 품고 있다. 초원의 시간들을 채집하기 위해 카메라를 세워 두었다. 그 뒤에서 기록장치의 눈이 아닌 사람의 눈으로 목도(目睹)한 풍경은 뒤안길로 사라지는 무수한 패배들이자 이 도시에서 망각을 가속시키는 자본이 만들어낸 '미래'이다. ■ 오민욱
*부산의 범전동 일대는 일제강점기 경마장으로 사용되다 한국전쟁을 거치며 미군의 기지사령부가 주둔하게 된다. 인디언의 언어로 '아름다음 초원'이라는 뜻의 '하야리아' 부대는 2006년 부산시에 반환되어 2014년 부산시민공원으로 개장한다. 이 과정에서 '돌출마을'과 '300번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Vol.20150727b | GAZE / 응시 / 경계의 순간, 초원의 시간-윤도영_오민욱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