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주말, 공휴일 휴관
리나갤러리 LINA GALLERY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424번지(삼성동 113-3번지) TROA 빌딩 1층 Tel. +82.2.544.0286 www.linaart.co.kr blog.naver.com/lina_gallery
국내외 미술문화를 이끌어갈 가능성 있는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새로운 문화예술 트렌드를 선도하고자 하는 리나갤러리(LINA GALLERY)는 『2015 STEP-UP』展을 개최한다. 'STEP-UP Project'는 2009년부터 리나갤러리가 주최하고 있는 신진작가 발굴 프로젝트로 2015년에는 국내외 미술계를 짊어지고 나갈 충분한 가능성을 보이는 공병훈, 조성천, 최혜란 3인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공병훈은 미키마우스, 스머프, 뽀로로와 같은 만화 캐릭터와 피규어 이미지를 서양 고전회화와 유사한 구도와 표현양식으로 그리는 작업을 한다. 작가는 자신이 재현하고 있는 캐릭터 이미지를 당대의 시대적, 문화적 사상을 반영하고 있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보고 있으며, 스스로 이러한 작업에 대해 "아날로그(Analogue)적 고전 화풍과 디지털(Digital) 이미지를 결합하여 재구성"하는 작업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 이미지는 극명한 명암 대비와 격동적인 구도를 통해 재현되고 있기 때문에 만화 캐릭터 본연의 생기발랄함을 잃고 다소 무겁고 진지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 매끄러운 유화물감으로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강하게 대비시키고, 연극 무대의 주인공을 보는 듯한 극적이면서도 안정된 구도와 확실한 원근 대비는 어린 시절부터 만화와 장난감을 통해 알아왔던 이미지들을 장중한 서양 고전 회화의 주인공처럼 보이게 한다. 동심을 자아내는 친숙한 이미지를 심리적인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고전회화의 기법으로 나타낸다는 것은 보는 이로 하여금 흥미로우면서도 낯설고 어색한 '다시 보기'의 재미를 느끼게 한다. 그의 작품은 재미있고 가벼운 듯 하면서도 어느 순간 진지하고 무거운 느낌으로 다가오게 되는데, 이러한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 바로 공병훈 작품의 매력이다.
'종이 작가'로 알려진 조성천은 작업 초기부터 '종이'라는 소재에 주목하였다. 작가 스스로 "종이로 이렇게까지 가능하다"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할 정도로 종이가 가지는 특수함에 집중하여 작업하고 있으며 다양한 재료들을 혼용하면서도 주로 종이와 나이프로 섬세하게 작업한다. 종이를 물감처럼, 나이프를 붓처럼 사용하는 조성천 작가는 일반적인 종이부터 특수한 종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이의 질감이나 두께, 색감 등을 고려하여 작품에 적합한 종이를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방식들을 연구한다. 그리고 여러 겹의 종이를 중층적으로 쌓아 올리면서 아주 섬세하게 2차원의 종이로 3차원의 세계를 표현한다. ● 작품의 이미지는 일상 속의 풍경을 다루는데, 주로 작가가 사진을 찍은 후 작가의 작업 의도에 알맞게 구도를 변형하거나 다양한 시점으로 이미지화 한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이 친숙하게 여기는 일상 풍경 이미지가 작가의 눈을 통해, 그리고 조형화 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풍경으로 거듭나게 된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페인팅이라고 할 수도 있고, 드로잉이라고 할 수도 있으며 부조나 입체 또는 설치라고도 말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스스로가 회화나 조각과 같은 특정 장르에 한정되기 보다는 여러 장르를 아우를 수 있는 복합적인 형태의 작품을 지향하며 이와 동시에 2차원과 3차원의 경계 선상에 있는 새로운 형태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작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아티스트의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않고, 그것을 바라볼 사람들의 입장에서 미술을 친숙하게 여길 수 있는 요소를 찾으려고 애쓴다는 조성천은 여러 사람이 편안하게 향유할 수 있는 예술 작품을 만들고 싶어한다.
최혜란 작가는 쇼윈도 안의 마네킹과 바깥의 현실 세계 속 사람들의 이미지를 중첩시킨 이미지를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나타냄으로써 소비에 대한 현대인의 욕망과 현대 사회에 내재된 허망함을 나타내고 있다. 보드리아르(Jean Baudrillard)가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쇼윈도는 소비에 대한 욕망이 집약된 하나의 상징적 공간으로, 소비 욕구를 더 충족시키기 위해 한 공간 안에 팔고자 하는 물건이 더 잘 드러나게끔 연출되어 있는 장소다. 그러한 공간에 혼재하는 현대인의 모습에 대해 작가는 "현대인들의 일상 또한 상업적인 쇼윈도가 보여주는 자본주의 사회처럼 어색해 보이는 연출된 디스플레이가 아닌가 싶다."라고 이야기 한다. 최혜란의 작업에서 쇼윈도는 '물신의 거울'이자 '현대인의 욕망의 거울'인 것이다. ● 최혜란은 이러한 작업을 리로케이션 시리즈(Relocation Series)라고 명명한다. '다시 위치시키다'라는 의미의 리로케이션 시리즈에서 작가는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점 쇼윈도에 비친 모습을 하이퍼리얼하게 그려냈지만 실상 이것은 시공간이 다른 이미지들을 오버랩 시킨 것이다. 예를 들어, 물놀이 하는 어린이, 거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 커피숍에서 웃으며 이야기 하는 남녀는 각기 다른 시간대에 다른 공간에서 일어난 모습들이다. 작가는 이것을 쇼윈도의 마네킹 이미지와 겹쳐놓아 마치 쇼윈도의 안과 밖이 동시에 같은 공간에서 일어난 일들의 이미지인 것과 같은 환영을 만들어 낸다. 자신이 직접 촬영한 이미지를 실제와 같이 그려내지만 결국은 환영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최혜란의 작업은 소비사회에서 인간의 욕망과 현실의 관계를 탐구하고 있다. ● 이처럼 역사와 철학 그리고 사회 다방면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젊은 세 작가의 작품을 통해 예술을 향한 열정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 임민영
Vol.20150727a | 2015 STEP-UP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