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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0722_수요일_06:00pm
2015 Hello! contemporary art Ⅰ Bongsan Cultural Center 기획展
관람시간 / 09:00am~10:00pm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77실 야외광장 Tel +82.53.661.3521 www.bongsanart.org
'2015 Hello! Contemporary Art'는 두 개의 개별 전시를 연결하여 상호 연계하고 확장하며 오래된 기억들을 발견해내는 기대期待 형태로 설계한다. 동시대 미술의 '야생 서식지'를 떠올렸던 지난해 'Hello! Contemporary Art' 전시와는 달리 '정원庭園'을 어슬렁거리는 우리시대 어느 인간의 생태를 떠올리게 하는 올해 전시 설계는 정형화된 실내 전시공간과 더불어 건물 밖 광장과 거리의 경계를 드나들며 대중을 향한 예술 소통 인터페이스의 확장을 실험하려는 동시대 미술의 장이다.
중력의 구조, 3600개의 물 ● 이게 뭐지? 낯선 시선으로 머뭇거리는 사람들. 햇빛이 눈부신 바다와 파도? 혹은 빙산 주변에 떠다니는 투명한 얼음조각? 정도를 떠올리고, 그것 사이사이에 보이는 돌들은 섬 아니면 징검다리가 아닐까하고, 다른 한편에 설치된 뿔은 무거운 짐을 드는 기중기 같다며 거리를 지나던 사람들이 멈춰 서서 기념촬영을 한다. 이것은 세상이 시작된 이래 수많은 생성과 소멸 현상, 인류 역사와 신화를 간직한 채, 도심 속 이곳저곳을 휘젓고 다니다가 이곳 시간과 공간의 얼개 상황에 모여들어 일정기간 구체적인 형태로 정착하게 된 '3,600개의 물'이다. 이 물은 투명 비닐봉지의 크기에 맞게 1.5ℓ정도씩 나누어 담겨져 원래의 물과는 다른 외형으로 개체화된 채로, 봉산문화회관 건물 앞 광장 바닥에 13×7.5m 크기의 직사각형과 그 옆으로 5.5×7.5m 크기 곡선도형 형태로 자리 잡은 것이다. 주변 건물과 거리를 배경으로 넓게 펼쳐진 물의 배열 규모는 그 자체로도 낯선 풍경이지만, 개체화된 한 개의 물 역시 경이驚異적이다. 비닐봉지에 물을 가두려고 묶은 매듭이 바닥을 향하면서 맑고 투명한 물이 수직적 압력에 의해 바닥면에 밀착되어 바닥상태가 확대되어 선명하게보이는 현상과 공기와 닿는 물표면의 수평적 확장 상태는 흥미롭다. 그리고 직사각형의 물 배열 사이에는 무게가 상당한 한 아름 크기의 강돌 32개가 직선적 연결선 혹은 흩어진 점으로 놓여있는데, 오랜 시간동안 물에 씻기고 다듬어진 돌의 내력과 수직적 힘의 작용을 의도하면서도 인과성因果性이 느슨한 우연처럼 설정되어있다. 한편, 곡선도형 형태의 물 배열에는 3m길이 스테인리스 봉 10개를 뿔 모양으로 세우고 그 윗부분의 끝을 서로 겹친 구조물을 볼 수 있다. 마치 움막 형태의 집을 상징하듯 보이는 구조물의 가운데 허공에는 붉은색 물이 든 상당한 길이의 투명 비닐호스가 한 덩어리로 묶여져 매달려있다. 그 물 덩어리 무게만큼의 수직적 힘이 봉 끝의 매듭 결속을 당기며 구조적 견고성을 유지하게 되는 양상이다. 작가 홍순환은 이러한 상황들을 아울러 '중력重力의 구조構造, structure of gravity'라고 읽어낸다.
지구에 갑자기 중력이 사라진다면 '3,600개의 물'은 어떤 상황에 이를까? 당연하지만,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체와 물체들이 지구 표면에 그대로 있기란 어렵다. 그 뿐만 아니라 삶에 관한 인식과 태도 같은 근본적인 것들이 변할 것이다. 중력은 우리 생활 전반을 관할하고 규정한다. 홍순환은 "중력은 우리가 가치를 판단할 때 인식하는 총체적 환경을 조율하는 보이지 않는 힘의 작용이며, 인류의 역사적인 범주에서 포괄적인 가치를 생산하고 규정지어 온 근거로서 작용한다. 중력과 연관된 이런 일련의 작업들은 인류의 역사에서 생성, 소멸했던 사실들을 서사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수직적인 압력과 그 반작용인 수평적인 팽창을 기준으로 충돌, 정복, 도피, 생존, 기후 등에 의한 공간적인 이동에 관한 것이다."이라고 말한다. 이 전시는 아마도 언제나 가까이 있지만 침묵하는 자연 법칙의 힘에 대한 인간의 인식과 대응 태도 정도로 이해할 수 있으며, 만유인력과 지구의 원심력 등 중력에 대한 신뢰를 전제로 성립된 현상과 관계, 지식, 관념들을 불변의 진리로 인식하는 우리 자신을 고찰하여 신뢰가 전복되는 부조리不條理 상황에 대하여 질문하고, 이를 시각화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 중력을 증명하는 구체적인 사례 중 일부이기도한 야외광장의 '3,600개의 물'은 오랜 시간과 반복적이고 단순한 인간의 신체행위를 통해서 성취되었다. 이 신체행위는 중력의 정연하고 물리적인 신뢰에 반하는 불확정적인 마음과 태도에 기인하며 부조리성과도 연관된다. 따라서 자연을 발췌하는 감성과 마음, 인간 신체행위의 조형적 결과를 닮은 점에서 이 전시 상황을 자연 생명감이 충만한 '정원庭園'에 은유하고, 우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듯이 설치된 물들의 서사에서 '자연', '생명', '생존'을 기억하여, 관객이 자기 스스로의 모습을 들여다보며 정원을 어슬렁거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 설정, 관객 연결과 공유, 상황 몰입 등의 실험은 40여 년 전, 이 지역을 생육지生育地로 여기는 동시대미술에 대한 기억과 겹쳐지면서 지금 미술의 논의에 대한 실마리를 제안한다.
이번 전시에서 언급하는 '정원'은 1977년과 연결된 현재의 이곳, 그리고 그 당시의 자연과 인간 행위가 만나는 공간, 실험적인 전시 형태가 조직되는 생육의 상황을 상상하고 있으며, 이것은 주로 예술가의 실험정신과 남다른 태도를 주목해온 그간의 봉산문화회관 장소 특정성을 볼 때, 이곳이 실험적 현대미술 서식의 '정원'을 닮았고 앞으로 그 역할을 하리라는 기대 의미의 설정이다. 이 전시는 1977년 4월30일 시민회관에서 개최된 "제3회 Contemporary Art Festival DAEGU" 전시의 야외 특별 전시로 5월1일 진행했던 '낙동강 강정 백사장'에서의 해프닝, 이벤트를 기점으로 현재에 이르는 대구의 실험미술(Contemporary Art), 특히 야외 설치전시의 일면을 소개하며 '자연'과 '예술 행위'의 의미를 재고再考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1977년에서 2015년으로 이어지는 설치미술 관련 태도의 연결 기반이 '실험'과 '자연', '신체 행위', '몰입'이며, '실험'적 태도를 생육해온 서식 '정원'으로서 여기, 대구를 다시 인식하려는 것이다. 1977년의 실험정신과 당시 미술가들이 전시공간의 경계를 확장하여 대중과 함께하려는 시도에 관한 현재적 연결성은 홍순환의 '중력의 구조' 야외 설치와 김성수의 '꽃밭에 놀다' 실내 설치를 통해서 가늠할 수 있으며, 연계되는 이 두개 전시의 실험적인 태도를 선택적으로 조명하면서 우리시대 실험미술가의 '태도'와 그 이전의 기억들을 다시 돌아보려는 이 전시는 우리시대의 진정성을 반영하려는 예술의 사회적 습관이 미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는 기대를 포함하고 있다. ● 한편, 이러한 서술을 배경으로 우리가 주목해야할 홍순환의 태도는 자연성自然性과 부조리不條理를 꿰뚫는 직관적 감수성을 지속하면서 실천적 삶에서 나타나는 인식과 태도의 기원을 고찰하여 동시대미술의 지평을 확장시키며, 그 소통 가능성을 실험하는 탁월성의 제시이다. 따라서 작가의 작업 설계에 대한 이 '바라보기'는 과거에 이어 새롭고 분명해질 미래의 어떤 순간을 위한 'Hello!'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 정종구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
중력의 구조, 3600개의 물 ● 물을 비닐봉지에 담아 임의의 형태와 형식을 만들어 일정기간동안 고정시킨다. 약 1.5리터씩의 물이 일방적으로 구획된 외연에 의해 개체화되는 셈이다. 3600개는 만만한 숫자가 아니다. 꽤 긴 시간과 단순하고 힘든 노동력을 통해야만 다다를 수 있는 숫자다. 반복적이고 단선적인 행위를 통해 바라본 물의 모습은 점점 무거워지고 낯설어진다. 이 감각적인 경험은 세계의 배경이던 물을 특정적으로 소급하면서 얻어지는 것이다. 나누어지고 고정된 물을 다시 정방형의 판 속에 배열시키며 내 몸의 70%가 물이라는 사실을 떠올린다. 물의 위상은 물질과 정신의 이항관계를 불식한다. 그래서 때때로, 경이롭고 신령스러운 본질을 대신하며 세계의 기원이 되기도 한다. 배경으로서의 그런 권위를 빼앗기고 비닐봉지에 갇히는 물은 내게 인류의 역사와 지식은 기원을 회복하기 위한 상상력의 범위 안에서 규정된다는 입장을 떠올리게 한다. ■ 홍순환
○ 전시연계 워크숍 2015 Hello! Contemporary Art展과 함께 예술가처럼 생각하기 워크숍 - 일정 : 2015년 7월 23일 목요일 ~ 8월 8일 토요일 (월요일 휴관) 1일 2회 진행 - 시간 : PartⅠ. 홍순환처럼 생각하기 10:30~12:00(90분) PartⅡ. 김성수처럼 생각하기 13:30~15:00(90분) - 장소 : 봉산문화회관 3전시실(2층), 야외광장, 강의실(4층) - 대상 : 초등학생 이상, 일반시민 가족(프로그램별 1회 20명) - 참가비 : 1인 1회 10,000원(재료비 포함) 단, 부모동반가족 1인 1회 7,000원 - 접수방법 : 사전 전화예약 053)661-3526 ※참가비는 당일 현장 납부 - 준비물 : 작업용 앞치마, A4 크기의 야외 장소 사진('홍순환처럼 생각하기' 참가자에 한함) - 에듀케이터 : 이기선, 석아름, 임은경, 조가희(예술교육 강사) - 문의 : 053-661-3521 - 워크숍소개 :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현대미술의 올바른 이해를 위한 특별전시 2015 Hello! Contemporary Art '홍순환展'과 '김성수展'의 연계 워크숍을 진행합니다. 이번 워크숍은 보는 미술 감상에서 체험하는 미술 감상을 실천하고, 감상자의 다양한 지적 호기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자 현장에서 에듀케이터(educator)에 의해 진행됩니다. 또 가족단위의 참여자들의 색다른 상상이 가능하도록 작품 감상과 밀도 있고 창의적인 체험 활동을 경험 할 수 있는 차별화된 예술아카데미가 될 것입니다.
Vol.20150722f | 홍순환展 / HONGSUNHOAN / 洪淳奐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