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봐라지

2015_0721 ▶ 2015_0731

최철_또 다른 공간 속으로_종이에 디지털 프린트_116.8×80.3cm_2015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누리_김소현_박나영_선은지_윤수찬_2창수 임성하_전형우_조성연_조성희_조세연_최철_한소영

관람시간 / 10:00am~11:30pm / 주말_11:00am~11:00pm

북카페&갤러리 치포리 Chichipopo Library BookCafe&Gallery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 428-1(문래동3가 58-84번지) 2층 Tel. +82.2.2068.1667 blogmoon.co.kr www.facebook.com/chichipopolibrary

세상의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변화과정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다. 특히 변화가 극심한 요즘의 시대에 영원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변화와 발달은 물질세계뿐만 아니라 우리의 사고까지도 변화시키곤 한다. 모든 것은 변하고 믿을 것이란 아무 것도 없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노자가 '머무르는 물은 썩기 마련이며 죽어있는 물이다'라고 했던 것처럼, 예술의 존재이유는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며 항상 변화를 꿈꾸는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편안한 안정을 추구하기도 하지만 반면 유목민처럼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이탈과 변화를 추구하기도 한다. 그러한 본성이 있었기에 예술이 존재하고 역사는 그렇게 변화에 의한 가치들과 유산의 기록물이 되었다. 창작적 사고는 이러한 변화와 새로움을 추구하는 생각으로부터 출발한다고 봐야할 것이다.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에서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이다. 그러므로 한 생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한 세상을 깨뜨려야 한다."고 했다. 또, 벌레 유충은 반드시 허물을 벗어야만 자유롭게 하늘을 날수 있듯이, 변화는 '다시보기'처럼 기존에 대한 고정관념의 파괴로부터 오며 거기에는 항상 고통이 따른다. ● 하지만, 미술에서의 어떤 변화는 좀 더 재미있고 자유로운 창작행위가 되었으면 좋겠다. 피카소가 우연히 동네 고물상에서 부서진 자전거 부속품을 보고 황소를 만들어 낸 일화를 통해 '예술은 창조가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듯이, 우리는 새로운 창작을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으며, 일상생활과 동떨어진 능력이거나 특별한 발견이나 발명을 위해서 필요한 것만도 아니다. 흔히 사람들은 독창적인 사고능력을 다른 사람들이 생각해내지 못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거나 심지어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과 같은 능력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 독창성이란 이미 가지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생각하고 다양하게 생각하며, 좀 더 풍부하게 생각하는 능력을 일컫는다. 따라서 누가 봐도 새로운 것이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 비해 더 많이 생각하고, 다양한 관점에서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하는 새로운 개념으로 '다시보기'하는 생각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인 것이다. ● 이번 전시는 개념이나 유산과 가치에 대한 "다시보기, 다르게 보기, 특이하게 보기, 삐뚤어보기"를 통한 사고와 표현의 방식을 시도한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물이나 행위를 다양하고 새로운 각도로 관찰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려는 자세 또는 사고방식으로써 창작을 시도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여기에 전시하는 작가들은 일반사람들보다 독립적이고 즉흥적이며, 어떤 면에서는 감정적이며 예민하고 자기주장이 강하고 탐구심과 모험심이 강하며 자만심 또한 유별나다. 참여 작가들은 저마다 시간 속에서 어제-과거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여 기존의 형식 혹은 관념과 개념 등을 거부하고 흔들거나 전복을 꾀한다.

2창수_자본은 허상이라도 달다_유리판에 채색_30×20×16cm_2015

뒤샹이 모나리자의 엽서이미지에 우스꽝스럽게 콧수염을 그려 넣어 하나의 작품을 패러디를 통해 발표하였듯이, 2창수, 전형우, 조세연은 원본과 그리고 그에 대한 가치의 전복을 위해 기존관념을 파괴한다. 기존의 생각을 거부하고 경계를 허물려는 돌연변이적, 이단아적인 메시지를 표현했다. 2창수는 "새롭다는 것은 늘 과거에 대한 공격적 모습일까? 당신들이 믿는 것을 의심하지 않고서는 늘 세상은 힘들고 어려운 삶이 연속될 것이다."라며 창작에 임한다. 그는 지속적으로 미술에서 드러나는 모순과 새로운 시각, 역할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음을 작업을 통해 보여준다.

조세연_Privacy no.5_혼합재료_65.1×80.3cm_2015
전형우_관음적 사유Ⅰ+Ⅱ_종이에 디지털 프린트_25×180cm_2015

조세연의 작품을 보면, 어느 날 불에 타 잿더미가 된 국보1호 남대문이 한 동안 가려졌던 가림막 뒤에서 다시 국보1호인 허상으로 탄생한다. 남대문은 사라진 원본을 복사한 복제품으로 우리 앞에 우뚝 선체로 진짜임을 과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형우의 작품은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으로 박물관에서 높은 좌대에 앉아 옅은 미소를 띠고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러한 반가사유상의 눈빛이 보석상 진열대의 다이아 목걸이를 바라보는 여인의 눈빛, 바비 인형을 바라보는 소녀의 눈빛 또는 직업여성을 들여다보는 남자의 눈빛처럼- 자신들의 욕망에 찬 시선이라는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그 가치가 다른가를 질문한다.

조성희_Greenish sand dun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6×72.7cm_2015
김누리_줄을 서시게_캔버스에 유채_116.8×91cm_2015

조성희 작품은 세잔느가 "회화예술은 자연의 모방이 아니라 자연에 주석을 달고 해석하는 일이다"라고 했듯이 비현실적인 풍경이나 사물들을 모티브로 하여 추상화한다. 그녀는 풍경에서 생명체의 특성을 갖고 있는 자연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생명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모순적인 모습을 포착하여 표현한다. 김누리는 너무나 일상적이고 익숙한 이미지에서 발견되는 비일상적이며 낯선 모습으로 느낄 수 있는 이미지의 변형을 사소한 젤리를 통해 새로운 언어를 시도해 본다. 우리는 이처럼 '또 다른 나'를 꿈꿀 것이며,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탁 튀어나오는 무엇인가를 경험해 보고 싶을 것이다.

김소현_Bounce Bounc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9×72.7cm_2015
박나영_나들이_캔버스에 유채_90.9×72.7cm_2015

김소현, 박나영 작품들은 평소에 알던 나를 벗어 던져버리고, 새로운 나, 되바라진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시도하고 우리가 꿈꾸어왔던 상상 속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해묵은 감정들을 훌훌 털어버리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될 것이다. 꿈꾸는 그곳에선 삶의 무게도 억압도 없이 열기구의 풍선처럼 두리둥실 모든 것이 허락되는 여행을 떠날 수 있다. 한편, 프로이트는 "창조성은 갈등에서 생기며, 갈등을 해결하려는 욕구에 대한 반응이 창조적 과정이다"라고 했다. 우리는 춤추는 자유로운 별을 위해,"의식의 지배로부터 벗어나라! 논리의 한계 연상으로 탈출하라!"라는 것을 되새겨봐야 한다.

윤수찬_어느 소녀의 초상_캔버스에 유채_90.9×72.7cm_2015
조성연_소통_캔버스에 유채_80.7×80.7cm_2015
한소영_Look at me_캔버스에 유채_90.9×72.7cm_2015

무엇인가를 더하거나 결합하거나 혹은 합성하는 '이미지의 재해석'을 통해 윤수찬, 조성연, 한소영은 '되어보겠다'라는 존재론적 사유의 내재된 스트레스와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잠시 도피하고자 하는, 다른 무엇보다도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는 변화하고픈 자기 자신을 표현한다. 선은지, 임성하는 작품의 이미지에서 그들만의 이야기, 즉 메시지와 의미를 가능케 하는 표현요소들의 적나라한 자기파괴, 다시 말해 자기발전에 대한 관심을 기존의 조형형식과는 다른 그들만의 색다른 표현방법으로 메시지를 피력한다. 이번에 보이는 작품들은 완성된 캔버스의 이미지 자체로서 전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내에서 서사성을 실현하기 위해 표현요소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하는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선은지_Play_캔버스에 유채_72.7×90.9cm_2015
임성하_집착 그리고 번뇌_캔버스에 유채_90.9×72.7cm_2015

세상에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결국 다양한 제도들에 의해 형성되고 정의된다. 제도는 사물들에 그 경계와 관행을 설정해 준다. 여러 선배작가들이 이미 그런 감옥의 문을 열어놓고 보이지 않은 불안증의 공포로써 우리를 액자 틀 안에 가두고 있지만, "화가는 어떤 미술의 관념에 있어서 그들의 생각이 영원하지도 역사적이지도 않으며 항상 반시대적인 것이다"라는 의미를 되새기려 한다. 이제 그 안에 들어가 있음을 '되-봐라지기'를 통해 거부한다. ■ 최철

Vol.20150721f | 되-봐라지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