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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블로그_blog.naver.com/paz1893
초대일시 / 2015_0715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아트스페이스 노 ART SPACE NO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8길 17-3(논현동 13-17번지) B1 Tel. 070.7746.3227 artspaceno.com
Work in work ● 플라톤은 노동(work)을 "의식적이고 창조적인 행위"로 보았다. 이러한 행위는 단지 육체적인 수고와 수공예적인 행위에 국한된 것 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었다. 정신적이고 명상적이며 여유로운 시간 또한 함유한 의미였다. 동시에 이는 플라톤이 주장하는 노동의 기본조건이기도 했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는 노동을 행위로서 혹은 (어떤)작용으로서 정의 내리며, "유용한 것의 생산"에 대한 의미와 동일시 했다. 이러한 철학적 해석의 관점에서 본 노동은 행위, 기술, 생산 등의 가치를 포괄한다.
'노동(work)'에 해당하는 단어와 예술창작품을 일컫는 '작품(work)'에 해당하는 단어의 어원은 유사성을 함유한다. 고대그리스어에서 파생된 영어식 표기인 '(art) work'도 또한 독일어 표기인 '(Kunst)werk'의 경우도 그렇다. 이러한 어원적 의미와 앞서 언급된 철학적 관점에 의거하면, 생산성을 지닌 '노동'은 창작적 의미에서 '작품'이 된다. 이와 같은 관계를 조각의 예술장르에서 자유자재로 풀어내며 노동과 창작에 대한 21세기적 사유를 요구하는 예술가가 있다. 그는 박주현이다. 마치 "노동은 신성하게 한다. 이유는 노동은 자유롭게 하기 때문이다." 라고 하며 인간의 삶과 모든 노력 그리고 모든 행복과 모든 신성함의 기본조건을 노동으로 본 독일의 경제학자인 하인리히 베타(Heinrich Beta, 1845)의 이론을 시각화 하듯, 박주현은 신성한 노동의 가치를 한껏 예술의 미적 가치로 승화시킨다.
망치의 이야기 ● 박주현의 창작 소재는 망치이다. 인류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연장이자, 노동을 상징하는 도구인 망치는 그의 예술세계를 완성하는 주요한 창작매체이다. 낡은 연장들을 깍아 형상을 완성해 나가는 박주현은 망치의 쇠로 된 머리 부분이든 혹은 나무로 된 손잡이 부분이든, 그 어디든 상관하지 않고 자유로이 조각적 형상을 완성해 나간다. 그래서 강해 보이던 망치의 세계는 '의식적이고 창조적인 행위'인 노동의 과정 속에서 곧 나누고 싶은 기쁨의 이야기를, 또는 가슴저리는 안타까움의 사연을, 혹은 아늑한 행복에 대한 전달을, 혹은 넘치는 익살스러움의 해학이 던지는 깨달음을 보게 한다. 누구나 한번 쯤은 경험했을 법한 삶의 감성어린 이야기들을, 거칠고 투박해 보이며 낡고 닳아있는 망치를 이용해 정감어린 조형언어로 완성해내는 것이다. 박주현의 망치 이야기–툴 스토리(Tool Story)가 특별한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더불어 강한 것과 약한 것, 무거운 것과 가벼운 것, 사라진 것과 남은 것 등의 모순율에 근거한 변증법적 이중의 유희는 외로운 것과 충만한 것, 또한 그리움과 추억을 부르게 하는 서정성의 완성과 더불어 보다 개성적인 창작으로 거듭난다. 이것은 본질적 기능을 상실한 후 폐기처분을 기다리던 노동의 도구들만이 엮어낼 수 있는 힘으로, 박주현은 이 부분 역시 간과하지 않은채 평범해서 더 아름다울 수 있는 삶의 이야기들을 망치 위로 피어나게 했다.
이는 궁극적으로, 물질적인 더없는 풍요를 당연시 여기며 누리고 살아가는 21세기 현대인들이 결코 잊지말아야 할 사실인, 땀과 노력의 흔적이 만연한 삶에게 주어지는 노동의 댓가는 가치로운 삶의 진리임에 대한 제시이기도 한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과장되지 않게 또한 무겁지 않은 아포리즘(aphorism) 및 위트와 함께 제시해내며 예술의 내적 힘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박주현의 '2015 툴 스토리'는 그만의 탁월한 창작적 능력에 기인한 결과임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 김은지
Vol.20150715c | 박주현展 / PARKJUHYUN / 朴柱炫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