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6:00pm / 7월20,27일 휴관
세움 아트스페이스 SEUM ART SPACE 서울 종로구 삼청로 48(소격동 73번지) Tel. +82.2.733.1943 www.seumartspace.com
개인의 일상경험들은 시간의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과거의 기억으로 전환되며, 다양한 감정들과 장소, 물건 등 물리적인 것들과 함께 잊혀지고 소멸되며 지나쳐간다. 그것들은 우연적이든지 혹은 필연적으로든지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며, 지나쳤던 것들은 순간적 기억으로 돌아오기도 하고 망각의 형태로 다가오기도 하는 등 자연스레 삶속으로 스며든다. 결국 모든 순간들은 유의미한 것으로 풍경화 같은 인생의 기록이 되는 셈이다. 우리는 어떠한 매개를 통해 그 당시의 시간이나 풍경을 기억하기도 하며 매개 자체가 가지는 존재가치의 의미나 사유를 통해 주체에 대한 인식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본 전시에서 세 명의 작가들이 보여주는 '찰나의 기록'들은 어떤 메시지와 의미를 가졌는가.
강주현의 작품은 사진과 조각의 경계를 허물어 사진조각을 실현함으로 일종의 '찰나의 순간'을 그대로 전시장 안에 옮겨놓은 듯하다. 작가는 작품에서 보여 지듯이 운동성을 포함하여 시간성을 잡아두었고, 매개가 가지는 다양하고 고유한 경험을 보여줌으로서 본질은 과연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다다른다. 또한 이는 대상이 가진 고유한 인식체계의 변화를 꾀함으로 대상에 관련하여 상상되어질 수 있는 것들을 현실화 시키는 실험이라 볼 수 있는데, 감각의 확장 또는 존재가치증명 의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를 통해 작가는 실체가 가지는 다양성, 즉 새로움에 대한 가능성과 변화의 순간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임주연의 그림은 흔들린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흔들리는 것을 그린다. 흔들리는 것을 그려냄으로 흔들리지 않는 실재에 다가가는 역설적인 형태를 취한다. 자신이 탈의하는 순간이나, 지나쳐가는 풍경을 카메라라는 매개를 통해 의도치 않은 순간을 셀프타이머를 이용하여 촬영한 후, 사진 중 일부를 확대하여 캔버스에 그려내는 작가는 '모호한 불확정성' 이 갖는 시간성과 시선에 주목한다. 때문에 이미지들은 동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그다음 시간의 전개상황을 추론해보는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벗는다. 벗어진 옷들, 스쳐간다. 스쳐 지나가버린 풍경들.' 작가가 그려내는 찰나의 이미지들은 본래 가지고 있었던 혹은 곁에 있어야 하는 것들에 대한 부재를 알림으로 존재가치의 중요성을 외치는듯하다. 캔버스에 보여 지는 찰나의 이미지들은 단순한 2차원적 부분적시선 이 아닌듯하며 보여 지는 시선이 아닌 이면적인 외면하고 있는, 감춰진 것들에 대한, 실재에 다가가기 위한 심안일 것이다.
극사실주의에 자신의 관념과 사유, 정서적 개별성을 표현함으로 '미니멀적 신현상'의 독자적 행보를 구축한 지석철은 존재에 대한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일반적 풍경이 아닌 어디서 본 듯 하고 스친 듯 하며, 마주한 것 같은 '비일상적 상상'. 지석철의 작품에는 이처럼 일상에서 보여 지는 소소한 대상들이나 풍경을 통해 사적인 경험을 환기하고 사유한다. 이를 통해 지나가버린 시간이나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현재의 시간으로 되돌려 놓기도 한다. 작가는 '의자'라는 매개를 풍경과 사물 속에 배치한다. 그것은 비어있는 의자로서 그곳에 존재했었음을, 즉 부재를 이야기하며 이는 곧 기억의 윤회, 기다림과 실망, 긍정과 부정, 만남과 헤어짐 등 관념적 서정성을 갖는다. ● 본 전시에 참여한 작가 3명은 저마다 고유한 미술언어를 통해 각자의 길에서 깊이 있는 사유를 제공하고 미적가치를 탐구하는 작업을 보여줄 것이며, 찰나의 기록들이 가지는 다양한 화두들을 통해 부재가 가지고 오는 존재의 가치와 희망을 고찰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다. ■ 오주현
Vol.20150715b | 찰나의 기록-잃어버린 것들의 존재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