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30703c | 이용제展으로 갑니다.
이용제 블로그_blog.naver.com/eunje2118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24시간 관람가능
갤러리탐 GALLERY 耽 서울 강남구 언주로 172길 11 1층 탐앤탐스 블랙 압구정점 Tel. +82.2.517.9890 www.tomntoms.com
이용제의 버블, 시간으로의 여행과 기억의 재구성을 통한 삶의 창조 ● "삶이 그댈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푸쉬킨의 이 시구에서처럼 삶이 우릴 배신할 때라도, 기억의 여행은 우리의 삶을 재구성하는 힘을 발휘하여 언제나 우리 앞에 새로운 태양을 떠오르게 할 수 있다. 아름다운 마법의 구슬 같은 이용제의 버블은 언뜻 덧없어 보일만큼 빠르게 스쳤다 사라진 기억의 순간들을 불러내는 시간으로의 여행이다. 선명하게 지각된 기억이든, 불완전한 추억의 한 페이지이든, 아름다웠든 슬펐든, 무의식에 저장된 어떤 순간들을 작가는 그의 내면의 캔버스로 가져와 조합하고 재구성한다. 이용제의 버블은 그리하여 그의 삶에 스쳤던 기억의 장면들-책 속의 이야기 혹은 과거의 사건들-로 안내한다. 그러나 그것은 일관된 현실적인 기억의 산물이라기보다 흥미진진하게 읽은 동화처럼 작가 내면에 각인된 그때의 감각적 기억들이다. 이용제의 버블을 바라보는 동안 우리도 그가 생성시킨 기억의 발자국들을 따라 우리의 삶 속에서 잊어버리고 있었던 상상의 길을 발견하기도 하고 몽상에 잠기기도 한다.
이용제의 작품에 등장하는 신화와 동화들, 꿈 속 이미지들은 흐릿한 기억의 이미지들과 마찬가지로 작가의 내면세계의 또 다른 현실들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경험한, 모든 시공간이 거꾸로 된 거울나라나 회중시계를 꺼내보는 외투차림의 흰색토끼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의미의 현실이 아니라, 그러한 이야기들 속에서 어린 시절의 이용제가 품었던 감각, 지각적 기억들이 오늘날의 이용제로 연결되어가는 점에서의 내적 현실을 말한다. 잭과 콩나무, 미녀와 야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성냥팔이 소녀,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의 동화 시리즈인 「Fairy tale」로부터 그리스 신화의 신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거나 영화 '스타워즈'가 펼쳐지는 우주시리즈 「Universe」와 「Fantasy」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이야기에 대한 기억은 단편적이지만 그 시절 그가 체험한 느낌이 어떠했는지를 말해준다. 그것은 두렵고 기이한 느낌이거나 두근거리고 흥분된 열정의 감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용제 자아의 모습들을 반영해주는 기억의 순간들이다.
무의식의 내부에 저장된 기억을 재구성하는 것. 그것은 베르그송의 이미지의 기억을 통한 시간의 '지속성'과 관계가 깊다. 존재의 근원으로서 '시간'은 굳이 베르그송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용제의 작품에서 본질적인 주제이다. 예컨대 「Remember the flow」시리즈 가운데 '어떤 여행', '작가들과', '어느 행위예술가'와 같은 작품들에서, 작가는 지각했던 경험들 속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처럼 보이며, 마찬가지로 「Phase of memory」시리즈들에 속하는 '연 날리던', '어린 기억', '무의식 속 어느 기억', '오묘한 기억' 등과 같은 작품들에서는 그는 상황이나 사건의 정확한 재현보다는 그 당시의 기억의 회로를 밟아가는 과정, 즉 시간의 흐름을 전개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이용제의 기억의 편린들이 고정된 과거의 시간이라기보다 현재에 지속된 하나의 흐름으로 작용한다고 보는 이유는, 작가가 '시간'을 삶의 주요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불러낸 기억의 감각 혹은 감정을 현재의 본인의 심리상태와 연결시켜, 하나의 '지속적인' 존재로서 자신의 삶을 규명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용제의 버블은 과거로의 여행이면서, 기억의 재구성을 통해 자신의 삶을 창조하는 수단이 된다. 즉 삶이 지속된다는 자기 확인이 거기 있다. 삶 속에서 찰나의 순간들이 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지만, 기억의 재구성된 이미지들을 통해 그 순간들이 재탄생되는 희열이 작가의 버블을 반짝이게 만드는 것이다.
버블은 곧잘 한 순간 사라지는 거품이나 비현실적인 감각으로 재현되는 것이 보통이다. 터질듯 부풀다가 둥실 떠오르는 모습은 신비스럽기도 하지만, 갑자기 공기 중에서 순식간에 사라지는 바람에 인생의 허무함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용제의 버블을 마주하는 동안, 우리는 비현실로부터 현실로 돌아와 자기 자신을 감각하는 과정을 겪는다. 그의 시간으로의 여행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기억의 여정으로 우릴 이끌면서 과거의 시점에 존재했던 감각들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이용제의 버블은 따라서 베니타스의 기호로 작동된다기보다, 캔버스 위에서 재탄생되는 의미 있는 삶의 창조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무의식의 공간에 존재하던 이미지들을 깨우는 이 예술가의 손에 의해, 알람시계와 같이 습관적인 기억에만 의존한 채 살아가는 우리의 의식도 새롭게 일깨워진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 유현주
Vol.20150710c | 이용제展 / LEEYONGJE / 李勇諸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