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미술-기억을 거닐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기획展   2015_0704 ▶ 2015_0718

초대일시 / 2015_0704_토요일_04:00pm

참여작가 故문복철_故황소연_강현숙_김수자_김영규 김영란_김한창_노성기_도병락_문주호_박지환 박진영_서희석_선기현_심홍재_엄혁용_육심철 윤경희_이강원_이문수_이승우_이정웅_임병춘 임승한_임택준_장광선_전철수_채우승 최영문_최원_최희경_홍선기_홍현철

주최 / 문화체육관광부_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소리문화의전당 학교법인 예원예술대학교 주관 /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후원 / 복권위원회

관람시간 / 10:00am~06:00pm

전북예술회관 전북 전주시 완산구 팔달로 1611(경원동 1가 104-5번지) Tel. +82.63.284.4445 www.sori21.co.kr

21세기에 들어 현대미술이라는 용어가 과거처럼 현대성을 담보할 만큼 전위적이거나 새로움을 의미하는 내용이라고 보기에는 이제 그 의미가 많이 퇴색하고 실추하였다. 지난 20세기에 현대미술은 형식실험을 거듭하여 거의 모든 양식의 미술은 이미 생성되고 소멸되었기 때문에 현대라는 단어조차도 그 시대를 앞서간다는 의미가 희미해졌을 뿐만 아니라 별로 생소하지도 않고 식상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제 그만큼 현대미술이라는 용어 자체도 과거의 유산처럼 우리 기억 속에 희미해져간다는 반증 일수도 있다. ●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현대미술의 개념에 대하여 정리하자면, 좁은 의미에서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미술, 곧 20세기 후반기의 미술을 가리키고, 근대미술은 19세기 미술을 포함한 20세기 전반기까지의 미술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연대에 의한 규정은 그 자체가 임의적인 것만 아니라 오히려 개념상의 혼란을 가져올 우려마저 있다. ● 현대미술은 20세기 전반기에 일련의 전위적인 미술운동과 함께 싹텄던 것이다. 이를테면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칸딘스키, 몬드리안, 말레비치, 들로네 등으로 대표되는 추상미술 운동과 바우하우스 운동 등이 그것이며, 이것 없이는 전후의 현대미술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러한 의미에서 현대미술을 보다 포괄적으로 20세기 미술을 말하는 것이다.

강현숙_청풍명월 / 김영규_단청이야기 1988-4
김수자_14일기-존재2 / 김한창_어산다라니 / 도병락_29_Memory_Existence
김영란_너는 나와 다른 지점에서 웃는다 / 노성기_에덴-산

물론 위와 같은 서구의 현대미술 전개과정과 한국현대미술 전개과정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 한국현대미술의 한 지류로써 전북현대미술을 전개과정을 하나의 역사처럼 도도하게 흘러간 강물처럼 그 의미를 되새겨보고 전북미술의 현주소를 파악하는데 하나의 사료적 가치와 자료적 측면에서 정리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 역사는 정반합을 거듭하면서 실개천에서 강물로 유입되어 유유히 흐르는 것처럼 모든 것을 녹이고 섞고 품어서 바다로 흘러간다. 전북 미술 과정 또한, 잔잔함과 굴곡진 여울을 지나면서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부침과 편린의 시대를 거쳐 현재의 전북미술의 자양분이 되었다. 현재 전북미술의 모태가 되었던 전북현대미술의 태동과 전개과정을 되짚어 봄으로써 전북현대미술의 한 분야를 정리한다는 것은 사료적 가치로써 뿐만 아니라 앞으로 전개해나갈 전북미술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故문복철_4월의 모뉴망 / 문주호_SHOWCASE / 박지환_마음밭에 피는 꽃
박진영_대대적 관계 / 서희석_미디어는 메시지이다 The Medium is the Message
선기현_봄-소리 / 심홍재_나飛

전북현대미술에 대한 개념적 정의가 반세기 가까운 시간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으로 정립되어 있지 않고 있음은 역사적 실체로써의 존립을 지탱해주는 미술사적 근거나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전북미술인의 책임이다. 이제라도 전북현대미술의 가치를 외면하고 부정한다면 중앙미술의 변방으로 치부되어 지역미술의 낙후성을 인정하고 전북현대미술 작가들의 노력과 수고를 간과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 다만 한국 현대미술이 있다면 전북 현대미술도 존재할 것이다. 아니 그 보다 전북미술의 역사가 있기에 오늘의 한국미술이 있다고 보는 편이 옳다. 그것은 지역사회가 있기에 국가가 세계 속에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중략)

엄혁용_완판본-책나무 꽃이 되다... / 육심철_시간여행10Y
윤경희_기다림 / 이강원_주름-영혼-테라사

한국근대미술의 태동기를 상기해 볼 때, 일본을 통해 서양화를 유입한 경로는 전북화단이 나 중앙화단이 거의 비슷한 출발선상에서 엇비슷한 양상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전북지역 미술계의 수직 열세와 화단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중앙과 지역 간의 불균형은 커질 수밖에 없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그 결과 중앙화단은 미술인구의 양적 팽창과 질적 수준이 어느 정도 정비례한다면, 전북화단은 양적 팽창에 비해 질적 수준이 반비례하는 기형적인 모습으로 드러났음을 굳이 숨길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여기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으나, 낙후한 경제적인 요인과 미술이 발전할 수 있는 보조 장치들, 가령 열악한 미술환경 즉 영세한 갤러리 및 미술이론가의 부재를 예로 들 수 있다. ● 전북현대미술은 한국현대미술의 축소판이라 여겨도 무방하지만, 미술양식과 이즘이 전개되고 펼쳐지는 과정은 중앙과 지역이라는 차이 때문에 현대미술 정보에 대한 다소간의 시간을 갖고 차이를 드러내고 있는 것 또한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현대미술이 어느 분야에 더 편중되고 덜 추구되느냐의 문제는 무의미하며 요즘 같은 정보화, 다원화 시대엔 지역미술과 중앙미술의 이분법적인 구분은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이문수_상선약수上善若水 / 이승우_古談 / 이정웅_닭
임병춘_선-에서 / 임승한_연 緣, Pratyaya

단지 전북현대미술이 존재했었던 적이 있었느냐고 반문한다면, 이제 와서 전북현대미술이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분명하게 말해야 할 것이다. 계속해서 전북 현대미술이 정립하지 못한 채 우리나라의 현대 미술의 한 변방으로 취급된다면 사실은 어쩌면 숙명적이라 여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북 현대작가들에게 있어 그처럼 위기에 놓인 주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전북현대미술사에 있어서 당면한 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 이제 그룹차원의 미술운동의 의미가 퇴색해져가는 21세기의 시점에 있어서, 여전히 70년대 중흥기의 이념을 공유하면서도 개별 작가의 작가주의와 현대미술을 주창하던 물꼬회 및 전북현대작가회 그리고 쿼터그룹의 남겨진 불씨는 전북으로부터 발했던 것이지만 이제는 세계를 향한 더 큰 불길로 타오르기 위해서 준비가 한창이다. 그러므로 전북현대미술의 미래는 그 이름만큼이나 밝다 할 것이다.

임택준_silence 2014 / 장광선_Mirage09017 / 채우승_자락 012-2
전철수_의존관계 2015 / 최원_모란꽃 구름

그동안 전북현대미술 그룹에 속한 작가들의 열정과 노고가 있었기에 전북도립미술관 주최로 "아시아현대미술전" 오는 9월11일에서 11월15일까지 2개월간 이뤄지는 대규모 미술행사로 결실을 보지 않나 생각한다. 아시아현대미술전은 아사아권 15개국 약 50명의 작품 70여점을 도립미술관 전관과 전북예술회관에서 전시하여 아시아 현대 사회의 역동성을 전시 형태로 구축해 전위적이고 현대적인 작품을 소개할 방침이라고 한다. 저번 자문회의에서 국내외 미술관계자 대부분이 전북이 어디인지, 왜 여기서 아시아현대미술전을 하는지를 반문하고, 전위적인 현대미술을 선보였을 때의 괴리감을 좁혀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필자가 보기에 이러한 염려는 기우에 불과하다. 이미 앞서 언급했던 전북현대미술 그룹에 속하는 작가들의 끊임없는 창작에 의해 이미 전북현대미술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왔기 때문이다.

최영문_사람살이 / 홍선기_자화상-허무/ 故황소연_생존경쟁
최희경_The Next / 홍현철_hal 喝

"아시아현대미술전"은 과거에 전북현대미술에 동참했던 장석원 관장이 부임한 중요한 임무이기도하다. 그는 물꼬회 창립멤버로 전북현대미술의 서막을 직접 경험했으며, 전북현대미술의 전 과정을 지켜보았고, 이제 전북현대미술의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하려는 그의 행보에 전북미술인 모두가 한마음 한 뜻이 되어 박수와 지지를 보낼 것이다. 그동안 전북현대미술이 한국현대미술에 각인되지 못했던 것은 미술 외적인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열릴 "아시아현대미술전"을 계기로 전북현대미술이 한 발 더 나아가 아시아현대미술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진정한 현대미술의 발상지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미술관의 목적이 좋은 작품을 수집하고 관리하면서 좋은 작품전을 기획하는 대외적인 역할도 중요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하여 전북미술사의 아카이브를 구축하여 내실을 기하는 것도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2015. 7) ■ 김선태

Vol.20150704i | 전북현대미술-기억을 거닐다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