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한국화, 힐링을 만나다

성태훈_조인호展   2015_0701 ▶ 2015_0707

초대일시 / 2015_0701_수요일_05:00pm

성태훈 『날아라 닭』展 조인호 『俗離』展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일요일_12:00pm~06:30pm

갤러리 그림손 GALLERY GRIMSON 서울 종로구 인사동 10길 22(경운동 64-17번지) Tel. +82.2.733.1045 www.grimson.co.kr

성태훈 ● 작가의 근작들은 날아오르는 닭에게 새로운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검은 수묵보다 훨씬 깊고 아득한 옻칠의 세계는 작가가 천착하는 새로운 공간이다. 그것은 어둠 속에서 길어 올린 사변의 색이다. 이는 단순히 재료의 변용이나 조형의 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조형적 지향이 이전과는 사뭇 다른 곳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주지하듯이 옻은 인류문명과 연륜을 같이하는 대단히 오랜 재료이다. 특유의 물성에서 비롯되는 그윽한 깊이와 불변성 등의 특질은 근자에 들어 새삼 현대미술의 새로운 매재로 각광받고 있는 바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를 통해 현실과 이상이라는 이질적인 가치를 현상이 아닌 관념으로 수렴하고 있다. 그가 설정한 옻칠의 공간은 이상과 현실을 아우르는 절대공간인 셈이며, 그것은 감지되는 것이 아니라 인식되는 것이다. 반복적인 작업 과정을 통해 구축되는 침잠되는 공간의 깊이는 매우 깊고 아득하며 또 무작위적인 것이다. 이는 현상을 설명하는 것에서 벗어나 그 자체가 일정한 의미와 가치를 지닌 조형의 주체이다. 작가가 옻칠에 주목한 것은 바로 이러한 재료의 특성과 그 독특한 심미 때문일 것이다. 이는 재료와 표현의 변화라는 제한적인 의미를 넘어 그의 사유를 확대할 수 있는 효과적인 공간을 확보한 점이라는 면에서 긍정되는 바이다.

성태훈_날아라 닭_옻칠화_122×200cm_2014
성태훈_날아라 닭_화판에 천, 옻칠화_40×61cm_2015
성태훈_날아라 닭_화판에 천, 옻칠화_66×122cm_2015

작가의 작품에서 닭은 자신의 반영인 동시에 현실을 살아가는 소시민적 존재의 처연한 자화상일 것이다. 그는 퇴화된 날개의 치열한 날개 짓을 통해 이상을 지향한다. 봉황은 그의 이상을 대변하는 상징일 것이다. 날지 못하는 새의 현실에서 삶의 곤궁함과 현실의 피폐함을 확인하고, 다시 그 날개 짓을 통해 봉황의 비상을 꿈꾸는 그의 이상은 어쩌면 멀고도 아득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옻칠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아득한 침잠의 공간을 통해 짐짓 복잡다단한 현실에서 이상의 아득한 곳에서 자신의 비상을 꿈꾸는 것이라 여겨진다. 그의 작업에서 닭은 봉황으로 읽음이 당연할 것이다. 단지 그것이 아직 삶이라는 현실의 공간을 미처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또 장차 봉황으로서 비상할 닭의 내일을 가늠할 여유나 안목이 없는 현실에서 여전히 닭으로 읽히는 상황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자신의 삶과 자신이 마주하고 있는 주변에 대한 치열하고 따뜻한 그의 관심과 지향이 비상할 날을 기대해 본다. ■ 김상철

조인호_속리-150326_순지에 수묵_30×130cm_2015
조인호_속리-150406_순지에 수묵_30×130cm_2015
조인호_속리-150521_순지에 수묵_50×162cm_2015

요즈음 "세상이 어지러운 것인지? 내가 어지러운 것인지?", "법, 제도, 질서 등 각종 규정들이 잘못 된 것인지? 적응을 하지 못하는 내가 문제인지?" 헛갈릴 때가 많다. 나도 모르게 입에서 넋두리가 쏟아진다. 그냥 모든 걸 잊고 싶고, 떠나고 싶어진다. ● 거처하는 곳 인근에 속리산이 있다. 늘 주마간산 격으로 고속도로를 지나치며 바라만 본 산이다. 그렇지만 높고 웅장하게 솟아있는 봉우리를 보면서 언젠가 꼭 가봐야지 했다. 눈은 혼탁해지고, 귀는 흐릿하고, 입은 걸걸해졌다. 이제는 찌든 때를 씻어내야 할 것 같다. "그래 속리산으로 떠나자!"하고는 산행을 시작했다. 산행은 언제나 나와 세상에 대한 성찰을 가져다준다. 산행을 다녀와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 俗離속리는 俗離山속리산에서 따온 전시 타이틀이다. 속리산은 충청북도 보은군과 괴산군, 경상북도 상주시에 걸쳐 있는 산이다. 속리산이라는 명칭은 신라시대에 유래된 듯하다. 속리와 관련된 설로 가장 이른 것은 신라 혜공왕 12년(677년)에 진표율사와 관련된 설(說)이다.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진표율사가 전라도 완주에서 불상을 모시고 보은을 들어서는데 앞쪽에서 수레를 끌고 오던 황소가 갑자기 진표율사 일행들 앞에 멈추더니 앞발을 꿇고 머리를 숙이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지켜본 주변 사람들은 "하물며 가축에 지나지 않는 소도 부처님을 알고 존경을 표하는데 어찌 사람이 그것을 깨닫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라며 가지고 있던 낫으로 머리를 자리고 진표율사를 따라 나섰다. 그 소문으로 인해 인근의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깍고 구봉산으로 들어갔다. 이때부터 사람들이 속세를 떠나 들어온 산이라 하여 '俗(세속 속)'과 '離(떠날 리)'를 써서 속리산(俗離山)으로 불리었다. ● 다른 하나는 신라말기 최치원(崔致遠)의 한시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인데, 최치원의 시는 다음과 같다. ● 道不遠人도불원인 人遠道인원도 山非離俗산비리속 俗離山속리산 도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는데 사람은 도를 멀리하고 산은 속세를 떠나지 않았으나 속세는 산을 떠나는구나. ● 가축들도 동물들도 다 알고 있는 세상살이 이치를 나만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 자본과 욕망에 눈이 멀어 세상사는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타인과 자연에 대립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俗離속리를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세속이 떠나다'이다. 속과 리의 위치를 바꾸어 離俗리속이라 하면 '세속을 떠나다'가 된다. 세상이 나와 멀어져 가는 것일까? 내가 세상과 멀어지려고 하는 것일까? 나와 자연과 세상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없을까? 모두 우리 마음먹기에 달려 있을 것이다. 대립이나 갈등 없이 모두가 행복한 날이 오길 바라본다! ■ 조인호

Vol.20150703h | 2015 한국화, 힐링을 만나다-성태훈_조인호展

2025/01/01-03/30